"제 아들 졸업할 때까진 결혼하지 마세요" 학부모의 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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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혼 선생님이 아이들을 열정 있게 잘 가르쳐주시던데 선생님은 제 아들 졸업할 때까지 결혼하지 마세요."
경기교사노조는 '교육을 죽이는 악성민원, 교사에게 족쇄를 채우는 아동학대 무고. 이제 이야기해 주세요!'라는 사이트를 개설했고, 최근까지 학부모 악성민원 사례를 받고 있다.
이후 해당 교사가 과도한 학부모 민원으로부터 힘들어했다는 주장이 제기됐으며, 교육 당국과 경찰 등은 관련 의혹에 대해 구체적인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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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저는 무기가 많아요" 협박도
"미혼 선생님이 아이들을 열정 있게 잘 가르쳐주시던데 선생님은 제 아들 졸업할 때까지 결혼하지 마세요."
유아특수교사 A씨가 입학식 날 3세 특수반에 입학한 유아의 학부모로부터 직접 들은 말이다.
이는 24일 교사노동조합연맹 경기교사노조가 밝힌 악성 민원 중 하나다. 노조 측은 교권 침해와 악성민원으로부터 교사를 보호하기 위해 '교권 침해 미투(me too)운동'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경기교사노조는 '교육을 죽이는 악성민원, 교사에게 족쇄를 채우는 아동학대 무고. 이제 이야기해 주세요!'라는 사이트를 개설했고, 최근까지 학부모 악성민원 사례를 받고 있다.
이후 2만 2000여명의 조합원 교사에게 사이트 개설 소식을 알렸고, 지난 21일부터 23일까지 1228명의 교사가 1665건의 교권침해 및 악성민원 사례를 올렸다.
한 공립유치원 교사는 "아이가 집에서는 채소를 먹지 못하는데 유치원에선 먹여주세요. 단, 억지로 먹이면 안 됩니다"라는 요구받았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적지 않은 학부모가 이와 비슷한 요구를 해서 공황장애, 우울증을 앓는 교사가 많다고 주장했다.
학부모로부터 협박을 받은 교사도 있다. 학부모로부터 “선생님, 저는 무기가 많아요”, “학부모회, 학교운영위원회에서 제가 다 위원인 거 아시죠?”, “내가 아동학대로 고소해야겠어요? 우리 애가 선생님 싫다는데 내가 학운위라 교장선생님 봐서 참아주는 거야” 등의 협박성 발언을 들었다며 교육활동에 학부모의 참여를 제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중학교 1학년 담임을 맡았던 교사는 "여학생이 남학생한테 욕을 해서 남학생이 해당 여학생 정강이를 차이를 부모한테 알렸는데 여학생 부모가 '우리 아이는 욕을 하지 못할뿐더러 아이는 허벅지를 맞았다고 하던데 왜 정강이라고 하느냐'며 새벽에 항의하고 변호사와 함께 학교에 찾아와 교장선생님과 함께 빌었다"고 털어놨다.
교사의 가족들도 교사들의 폭로에 공감을 표했다. 자신을 서울의 한 중학교 학교폭력담당교사로 근무하던 교사의 가족이라고 밝힌 이는 "학폭 가해자 부모로부터 소송당하고 스트레스로 암에 걸려 시름시름 앓다가 4년 전 39세에 세상을 떠났다"며 "이제야 이해해주는 사람들이 생기려나 보다"라고 적었다.
이외에도 ▲교사를 감정의 쓰레기통으로 취급 ▲학생 간 학교폭력이 교사의 책임으로 몰리는 사례 ▲성적, 출결 관련 부적절한 요구 사례 ▲가정에서의 생활지도 부분까지 교사에게 요구하는 사례 ▲교사의 개인 사안(결혼, 임신 등)에 관한 민원 사례 ▲교사 혼자 외로이 내몰리는 학교 현실(시스템 부재) 사례 ▲본인 자녀는 특별하게 지도해 달라는 내용의 민원 사례 ▲주변인을 이용한 협박 민원 사례 ▲학부모 민원이 아동학대 신고로 이어진 사례 등이 상당했다.
경기교사노조는 교사들이 마음껏 피해 사례를 알릴 수 있도록 기한을 두지 않고 사이트를 운영할 계획이다.
노조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우리 교사들을 조금이나마 이해한다면, 무너져 가는 우리 교육 현실을 바로 세우고자 한다면, 날로 커지는 무거운 책임과 날카로운 압박으로 시름 하는 교사들의 고통을 교육 당국은 더 이상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교육 당국은 지금 당장 교육 주체들과 긴밀하게 협의하여 교권 보호를 위한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해법들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서울 서이초 1학년 담임 교사였던 A씨(24)는 지난 18일 오전 11시께 교내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후 해당 교사가 과도한 학부모 민원으로부터 힘들어했다는 주장이 제기됐으며, 교육 당국과 경찰 등은 관련 의혹에 대해 구체적인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김현정 기자 kimhj20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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