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오지환처럼...300홈런 앞둔 리조가 '무관심 세리머니'' 받은 사연

안희수 2023. 7. 24.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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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들의 무관심 세리머니에 웃음을 보이며 호응을 유도하는 리조. 사진=MLB닷컴 캡처 
뉴욕 양키스 대표 타자 앤서니 리조(33)가 45경기 무홈런 수렁에서 벗어났다. 동료와 감독 모두 격려했다. 

리조는 24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브롱스 양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메이저리그(MLB) 캔자스시티 로열스와의 홈경기에서 4번 타자·1루수로 선발 출전, 4타수 4안타(1홈런) 2타점 3득점을 기록하며 양키스의 8-5 승리를 이끌었다. 

리조는 양키스가 2-0으로 앞선 1회 초, 무사 1루에서 상대 투수 조던 라일리로부터 적시 2루타를 쳤다. 배트를 예열한 그는 양키스가 1점 더 추가하며 4-0으로 앞서 있던 3회 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라일스의 8구째 싱커를 공략, 우중간 담장을 넘겼다 

양키스 더그아웃이 들끓었다. 리조도 타구를 잠시 바라본 뒤 동료들을 보며 환하게 웃었다. 일반적인 상황이라면 중계 화면 카메라가 더그아웃을 비춘 게 의아한 상황이었다. 

젊은 선수가 데뷔 첫 홈런을 했을 때나 합작하는 침묵(무관심) 세리머니도 이어졌다. 종종 긴 침묵을 털어낸 선수를 향해서도 일어난다. KBO리그에서도 지난달 27일, 시즌 72번째 경기에서 마수걸이 홈런을 친 LG 트윈스 주장 오지환을 향해 동료들이 같은 세리머니를 했다.

리조는 자신이 아닌 그라운드를 응시하는 선수들을 툭툭 치며 호응을 유도했다. 이런 모습을 보며 웃는 이들도 있었다. 완벽한 침묵 세리머니는 아니었다. 



이유가 있다. 리조는 MLB 대표 거포다. 하지만 그는 지난 21일 신시내티 레즈전에서 시즌 11호 홈런을 친 뒤 45경기 연속 홈런을 치지 못했다. 6·7월 모두 1할 대 타율(월간 기준)에 그치며 부진했고, 장타력도 떨어졌다 

리조는 이 경기 전까지 통산 294홈런을 기록한 선수다. 5번이나 단일시즌 30홈런 이상 기록했다. 지난 시즌(2022)도 32개를 쳤다. 올 시즌도 4월 5개, 5월 6개를 치며 나쁘지 않은 페이스를 보여줬지만, 갑자기 장타력이 떨어졌다. 

개인 신기록은 아니다. 리조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소속이었던 2011년 6월부터 이듬해 6월 29일까지 46경기 연속 무홈런에 그친 바 있다. 당시 리조는 빅리그 데뷔 1·2년 차 신예였다. 정상급 타자로 올라선 뒤 가장 긴 침묵이었다. 어렵게 ‘불명예 커리어 하이’는 모면했다. 

양키스는 이날 캔자스시티전에서 장단 11안타로 8득점하며 승리했다. 리조는 시카고 컵스 소속이었던 2019년 8월 4일 이후 처음으로 한 경기에 4안타를 기록했다. 홈런만큼 의미 있는 반등이었다. 

양키스 외야수 해리슨 베이더는 “우리는 서로를 응원한다. 결과보다 중요한 건 그가 긍정적이고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는 것이다”라고 반겼다. 애런 분 양키스 감독도 “리조는 여전히 그의 신체적인 특성(강점)으로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그에게 좋은 하루였다”라고 했다. 

리조는 “기복을 겪으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 얼마나 좋든, 얼마나 나쁘든, 그 자리를 지키면 대개 평균에 수렴하게 된다”라고 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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