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추 스프레이 샀어요”...신림동 칼부림에 호신 용품 구매 늘어

진욱 매경이코노미 인턴기자(economy03@mk.co.kr) 2023. 7. 24.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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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호신 용품 검색량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7월 21일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서 발생한 ‘묻지마 칼부림’ 사건으로 20대 남성 1명이 숨지고, 30대 남성 3명이 다치는 일이 발생하자 시민들이 안전에 큰 위협을 느낀 결과로 풀이된다.

인터넷에서 후추 스프레이를 구매한 직장인 양 모 씨(27)는 “우연히 영상을 보게 됐는데, 내가 피해자였어도 아무런 저항을 하지 못했을 것 같다”며 “호신 용품이라도 하나 들고 다녀야 걱정이 그나마 줄어들 것 같아 구매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경남 창원시에 거주중인 김 모 씨(25)도 “사건 영상을 보고 바로 방검복을 검색해봤다. 신림동이면 사람이 많은 곳이라 안전하다 생각했는데 대낮에 그런 일이 발생했다는 것에 놀랐다”며 호신 용품 구매 의사가 있음을 밝혔다.

(네이버쇼핑 갈무리)
네이버쇼핑에 따르면 사건 발생 다음 날(22일)과 이튿날(23일) 이틀 동안 20∼40대 여성과 20∼50대 남성이 가장 많이 검색한 단어가 ‘호신 용품’이었다. 10대 남성 사이에서는 2위, 10대와 50대 여성은 3위를 차지했다.

네이버쇼핑 전체에서 가장 많이 구매한 상품 4위에 오른 ‘후추 스프레이’를 비롯해 호신용 삼단봉, 전기충격기, 총기 모형 테이저건 등이 검색 상위권에 올랐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신림동 사건 같은 ‘묻지마 범죄’가 일어나면 다른 사람을 모두 믿을 수 없게 되고 자기 안전은 자기가 지켜야겠다는 심리가 작동한다”며 “불안감을 느낀 개개인이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한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곽 교수는 “이번에는 성인 남성을 대상으로 범죄가 일어난 만큼 지금까지 무의식적으로 ‘나는 범행 대상이 아니다’라고 생각했던 성인 남성 불안감이 더 커졌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사법대학 교수는 “이번 사건 같은 경우는 제도적으로 예방하기가 어려운 게 사실”이라며 “범죄 위험이 있는 사람을 사전에 선별해 막을 수 있는 제도나 시스템이 있다면 좋겠지만 개인이 스스로 보호하고 방어하는 것이 우선 현실적인 해결책”이라고 말했다.

[진 욱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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