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 갑질로 담임 5번 교체…학생은 ‘명퇴’ 도우미”

나경연 2023. 7. 24.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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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 선생님이 교권침해를 당해 극단적 선택을 한 가운데 교육 현장의 교사들은 학부모 민원 등으로 늘 불안과 공포를 안고 산다는 증언이 나왔다.

이 교사는 학생 지도의 어려움에 대해 "초등학교도 그렇지만 중학교에선 선생님을 조롱한다든지 수업 방해 행동을 심하게 한다"며 "학생이 수업시간에 누워 휴대전화를 보고 있는 그런 일도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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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년차 교사의 폭로 “학교 교장실까지 찾아오면서 민원 계속 제기”
“문제 학생 있는 학급은 선생님이 아무도 맡지 않으려는 일 반복”
23일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에서 추모객들이 담임교사 A씨를 추모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 선생님이 교권침해를 당해 극단적 선택을 한 가운데 교육 현장의 교사들은 학부모 민원 등으로 늘 불안과 공포를 안고 산다는 증언이 나왔다.

경력 16년 차인 경기 오산 금암초등학교 이상우 교사는 24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과거와 달라진 교육 현장 모습을 소개했다. 이 교사는 “전에는 어떤 선생님이 당했다고 하면 ‘혹시 선생님이 좀 실수한 건 아닐까’라는 생각이 있었었는데 요즘에는 ‘누구나 당할 수 있는 거구나’ ‘내가 그동안 운이 좋았던 거구나’ ‘아무 잘못을 안 해도 심각한 교권침해를 당하고 아동학대로 신고당할 수 있겠구나’ 등의 두려움이 매우 크다”고 밝혔다.

21일 오전 서울 강남서초교육지원청에 극단적 선택을 한 서이초등학교 담임 교사 A씨를 추모하는 분향소가 마련돼 있다. 연합뉴스.


이 교사는 “예전에는 주로 학생 자체에 대한 사건으로 부모까지 이어진 경우는 많지 않았지만 최근에는 학부모들이 교사의 정당한 지도 행위, 수업에 대해 불만을 품고 무리하게 교사를 아동학대로 신고한다”며 “끊임없이 국민신문고나 교육지원청 또는 학교 교장실까지 찾아오면서 민원을 계속 제기하는 경우가 정말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교사는 “1학년 학생이 수업시간에 돌아다니고 소리치고 친구들을 위협했다. 선생님이 제지했는데도 잘 안 돼 부모님께 말씀드리자 부모가 ‘우리 애가 어려서 그렇다. 함부로 낙인찍지 말아라’며 상담 권유에 따르지 않았다”고 한 사례를 소개했다. 이어 “결국 담임 선생님이 힘들어 병 휴직에 들어갔고, 이후 기간제 선생님들도 감당이 안 돼 그만둬 여섯번째는 다른 교과 전담을 맡은 선생님이 그 학생을 맡게 됐다”며 담임 선생님이 다섯번이나 바뀌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이처럼 담임이 자주 교체되는 학교들이 존재한다”며 “어떤 경우는 ‘내년에 이 학생이랑 같은 학급 하지 않겠다’는 민원이 들어오고 문제 학생이 있는 학급은 기피 학급이 돼 선생님이 아무도 맡지 않으려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24일 오전 경남 창원시 성산구 도교육청 주차장에 마련된 서이초 교사 추모 공간에 고인을 추모하는 다양한 메모가 부차돼 있다. 연합뉴스.


이 교사는 학생 지도의 어려움에 대해 “초등학교도 그렇지만 중학교에선 선생님을 조롱한다든지 수업 방해 행동을 심하게 한다”며 “학생이 수업시간에 누워 휴대전화를 보고 있는 그런 일도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아동복지법과 아동학대 처벌법과 예방법의 전반적인 개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문제 행동이 심한 학생들에 대해 나이 든 선생님은 ‘명퇴 도우미’라고 부른다”며 “요즘 정년퇴직을 기대하는 선생님은 별로 없다. 언젠가 나도 아동학대로 고소당하고 언제든지 교직 그만둘 수 있겠다는 위기 속에 살고 있다”고 토로했다.

나경연 기자 contes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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