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인 이적설에 답한 손흥민 “그도 미래를 몰라”
김우중 2023. 7. 24. 14:18
토트넘 손흥민이 ‘영혼의 단짝’ 해리 케인의 이적설에 대해 “기다려보자”는 입장을 전했다.
영국 매체 풋볼런던은 24일(한국시간) 최근 태국에서 프리시즌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손흥민과의 인터뷰를 전했다. 주요 내용은 역시 토트넘 내 최대 이슈인 케인의 이적설이었다.
손흥민은 매체를 통해 “케인은 항상 프로페셔널하고 열심히 하는 선수다. 많은 뉴스가 돌고 있어 쉽지 않은 상황이나 그는 팀의 주장으로서, 토트넘과 함께 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케인은 5~7년 연속 세계 최고의 스트라이커 중 한 명이다. 결정은 구단과 케인 사이에서 내려질 것이며, 우리는 그것을 존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케인의 이적설에 대해선 “나는 아무것도 모르기 때문에 최종 결정에 대해 아무 말도 할 수 없다. 아마 케인도 모를 것이다. 그냥 기다려야 한다. 케인과 함께 뛰는 건 항상 재미있고 기쁘다. 케인의 훈련하는 모습을 보며 배울 점이 많다”고 답했다.
지난 2015~16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처음으로 합을 맞춘 두 선수는 8년 가까이 토트넘 최고의 공격 듀오로 활약했다. 특히 케인의 패스, 손흥민의 침투는 알고도 막지 못하는 전술이었다.
손흥민과 케인은 EPL에서만 47골을 합작하며 리그 역사상 최고의 듀오로 이미 이름을 날렸다. 세르히오 아구에로·다비드 실바(29골), 디디에 드로그바·프랭크 램파드(36골)도 손-케 듀오에 미치지 못한다.
공식전 전체 기록을 합산해도 마찬가지다. 유럽 축구 통계 매체 트랜스퍼마르크트에 따르면 두 선수는 297경기를 함께 뛰었다. 총 60골을 합작했다. 손흥민은 케인의 어시스트를 받아 26골을 터뜨렸다. 케인은 손흥민의 어시스트를 받아 34골을 기록했다.
하지만 토트넘은 EPL에서 가장 막강한 공격 듀오를 보유했음에도 트로피와는 연이 없었다. 지난 2018~19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결승전에 올라 절호의 기회를 잡았지만, 케인은 부상 여파로 정상적인 컨디션이 아니었다. 토트넘은 리버풀에 0-2로 지며 허무하게 빅 이어(UCL 트로피의 애칭)를 내줬다.
포체티노 감독과 결별한 토트넘은 조제 모리뉴, 안토니오 콘테 감독과 같은 명장을 연이어 선임했다. 구단이 그토록 원한 트로피 획득을 위해서였다. 하지만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그나마 모리뉴 감독 시절 잉글랜드 풋볼 리그컵(EFL컵) 결승에 올라 다시 한번 우승 기회가 생기는 듯했다. 하지만 모리뉴 감독은 구단과의 불화 끝에 결승전을 앞두고 경질당했다. 토트넘은 이번에도 결승전에서 고개를 숙였다. 케인 역시 이번에도 별다른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이후 케인은 2년 전 시즌을 앞두고 공개적으로 이적을 요청하며 논란이 일었다. 특히 행선지로 맨체스터 시티가 꼽혀 팬들의 여론은 더욱 나빠졌다. 우승을 위해 리그 내 경쟁팀으로 이적하려는 케인을 좋게 볼 팬들은 없었다. 하지만 당시 계약 기간이 많이 남은 상태였고, 맨시티는 그만한 이적료를 낼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결국 이적은 무산됐고, 우여곡절 끝에 케인은 잔류했다.
이후 케인은 프리시즌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한 탓에 부진했으나, 결국 경기력 회복에 성공하며 뛰어난 스트라이커다운 활약을 펼쳤다. 2022~23시즌에도 토트넘이 부진할 때 유일하게 팀을 지탱한 것이 케인이었다.
하지만 토트넘의 2022~23시즌은 배드 엔딩이었다. 시즌 중반까지 톱4를 유지하던 순위는 점차 내려갔고, 콘테 감독은 공개적으로 선수와 구단을 비난하며 논란을 일으킨 뒤 팀을 떠났다. 토트넘은 두 명의 감동 대행 체제를 거쳤으나 추락을 막지 못했다. 결국 토트넘의 2022~23시즌 성적표는 EPL 8위. 2023~24시즌 유럽 대항전 진출 무산을 의미했다.
사령탑을 잃은 토트넘은 시즌이 끝나자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을 선임하며 새판짜기에 나섰다. 이어 이적시장이 열리자 제임스 매디슨·굴리엘모 비카리오를 영입하며 보강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다만 이런 행보만으로 케인을 설득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케인과 토트넘의 동행은 내년 6월 30일까지다. 토트넘은 그를 붙잡아두기 위해 재계약을 시도하고 있다. 영국 미러는 24일 “다니엘 레비 토트넘 회장은 케인의 가치를 1억 파운드(약 1655억원)로 평가하고 있지만, 주급 40만 파운드(약 6억 6000만원)에 달하는 새 계약에 수락하지 않을 경우 매각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케인 입장에선 급할 것이 없다. 1년만 기다리면 어느 팀으로든 이적료 없이 옮길 수 있기 때문이다. 마침 바이에른 뮌헨은 두 달 가까이 그의 영입을 위해 열띤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최근 독일 매체 빌트는 “뮌헨이 케인에게 초대형 계약을 제안할 것이다”면서 “뮌헨은 케인에게 최소 4년, 최대 5년 장기 계약을 제안할 것이다. 그만큼 뮌헨이 케인에 대한 확신이 있다는 의미”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실제로 뮌헨은 공격수 보강이 절실하다. 앞서 2022~23시즌 로베르토 레반도프스키와 결별한 뒤 새 공격수로 사디오 마네를 낙점했는데, 그의 활약은 EPL 시절에 미치지 못했다. 마네는 공식전 38경기 12골에 그쳤다, 2021~22시즌 레반도프스키가 공식전 46경기 50골을 넣은 것과 비교하면 그 차이가 두드려졌다. 마네의 득점은 영양가가 떨어진다는 비판도 있었다. UCL 대회 중에는 팀 동료를 폭행하는 사건까지 벌였다. 재능이 만개한 에릭 막심 추포 모팅이 분전했지만, 그도 시즌 막판 부상으로 이탈했다. 공격수 부재에 시달린 뮌헨은 간신히 분데스리가 1위에 올랐는데, 경쟁자 보루시아 도르트문트가 최종전 무승부를 거둬 어부지리로 이뤄낸 우승이었다.
토마스 토헬 뮌헨 감독은 프리시즌을 앞둔 기자회견에서 “우리와 계약하지 않은 선수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는다”고 했다. 다만 “(어떤 선수에 대한) 확신이 있다면, 영입 레이스에 뛰어들 준비가 돼 있다”고 말하며 최전방 스트라이커 영입에 대한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케인의 향후 거취에 더욱 이목이 쏠리는 이유다.
한편 태국에서 프리시즌 일정을 소화 중인 토트넘은 지난 23일 방콕에서 레스터 시티와 친선경기를 펼칠 예정이었으나 현지 기상 악화로 인해 경기가 취소됐다. 이날 선발 명단에는 손흥민과 케인이 모두 이름을 올렸으나, 결국 동시 출전이 무산돼 아쉬움을 삼켰다.
김우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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