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의 로펌’ 꿈꾸는 박상흠 변호사…사무실에 대형 십자가 내건 이유

정홍준 2023. 7. 24.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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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니엘처럼 기도하는 변호사가 되고 싶어…힘들어하는 의뢰인에게 건네는 말 “하루에 주기도문 백번 하라”
박상흠 법무법인 우리들 변호사가 지난 6일 국민일보와 인터뷰에서 ‘예수님 로펌’을 꿈꾸며 일하고 있다며 환하게 웃고 있다.

허겁지겁 달려오는 그를 볼 때 평범한 샐러리맨 같아 보였다. 화려하지도 않고 멋있어 보이지도 않았다. 그런데 그의 사무실을 둘러볼 때 대형 십자가가 눈에 확 들어왔다. 해가 지면 십자가에서 LED 빛도 발산된다. 마치 작은 교회라는 느낌이 들었다. 왜 변호사 사무실에 십자가를 걸어 뒀을까.

약속된 의뢰인과 상담이 길어져 약간 늦게 도착한 박상흠(43) 변호사를 지난 6일 부산 연제구 법조타운 그의 사무실에서 만났다. 박 변호사는 법무법인 우리들에서 근무하며 부산 동아대 겸임교수로도 활동하고 있다.

박 변호사는 모태신앙으로 아버지가 대구노변제일교회 원로목사다. 아버지는 교회가 부흥이 안 돼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셨으나 열려있는 분으로 박 변호사 유년시절에 하고 싶은 것과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해주셨다. 박 변호사는 이런 아버지를 향해 “지금 생각해보니 나를 사무엘선지자처럼 키우셨던 것 같다”고 말했다. 박 변호사는 대구능인중학교(불교학교)에서 ‘티코’라는 별명과 ‘목사아들’로 유명했다. 대학시절에는 술자리에서 ‘어! 목사아들도 술 마시네’라는 소리를 듣고 그 후로는 술을 입에도 안 댔다고 말했다.

기도하는 박 변호사의 모습을 본 울산지법 A판사는 지금도 그때 모습을 회상하며 ‘목사 같은 변호사’로 부른다. 박 변호사는 이런 선배들을 생각하며 “늘 겸손함으로 의뢰인에게 다가가며 하나님 사랑도 함께 전한다”고 말했다.

울산 변호사시절 대학선배인 검사출신 변호사가 술을 권해도 안 마셨다. 그런 선배가 욕해도 웃으며 넘겼다. 이런 박 변호사를 보며 주변 사람들은 “술자리에서 만리장성을 쌓는다”며 “박 변이 깊은 관계를 맺지 못해 아쉬움이 많다”고 했지만 오히려 박 변호사는 ‘술과 가까워지면 주님과 멀어진다’는 신념이 더 강해 그런 말에는 전혀 개의치 않는다고 말했다.

이런 박 변호사를 위로해주는 건 기도밖에 없다. 매월 1~2회 대구 주암산기도원에서 나라와 민족을 위해, 의뢰인을 도울 수 있는 사건처리를 위해 온 마음을 다해 기도한다. 박 변호사는 이미 20대에 성령체험을 했고 대구 황금기도원에서 기도하다 방언도 터졌다. 이때부터 기도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으며 의뢰인과 상담하기 전후와 법정출입 때도 주님께 매달리며 기도한다고 했다.

특히 박 변호사는 차별금지법에 대해 크리스천으로 강력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헌법은 남녀가 결합하는 것을 결혼으로 판단하는데 헌법에서 벗어나면 무효라며 헌법에 위배되는 법률과 헌법에 반하는 법을 제정하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충분한 논의와 합의가 있어야 되는데 정치권에서 무리하게 밀어붙이는 것 같다”고 우려했다.

이 같은 문제로 지난 2021년 부산 수영로교회와 대구시청 앞에서 동성애 문제를 파헤치는 강연을 해 참석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법률신문에 2회에 걸쳐 칼럼을 게재했는데 찬성쪽 지지자들이 좋은 말씀 많이 해주셨고 예상 밖의 큰 응원에 잠시 놀랐다고 당시 소회를 전했다.

박 변호사의 섬김도 빼놓을 수 없다. “늘 미자립교회 목회자를 돕는 사명을 가지고 기도해왔다”며 지난 2022년 대구 미자립교회 목회자 30여 명에게 식사와 금일봉을 전달했다. 그는 목회자 모두를 자신의 아버지처럼 받들고 존경하는 마음으로 섬겼다.

많은 의뢰인 중에 부자가 망해서 오신 분, 여러 분류의 일들로 힘들어 오신 분, 이혼문제 등으로 찾아오는 가나안 성도들에게 가차 없이 “주기도문 100번 하라, 기도의 문이 열릴 것이다”고 지침을 내린다. 의뢰인에게 ‘죽고 싶다’는 전화를 3번 이상 받으면 박 변호사도 “나도 죽고 싶어요, 같이 죽어요.”라고 말한 뒤 “우리 죽기 전에 주님께 간절히 기도해 보자”며 먼저 의뢰인을 진정 시킨다. 그런 뒤 그 의뢰인이 “다시 해보겠다, 견뎌보겠다”는 반응이 나오면 박 변호사는 “기도하는 마음으로 변호해야겠다는 마음이 든다”며 그만의 변호 방법을 설명했다.

박상흠 변호사가 지난 6일 부산 연제구 법제타운 자신의 사무실에 걸린 십자가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어느 날 우즈베키스탄 국적의 의뢰인이 박 변호사 사무실에 들러 벽에 걸려있는 십자가를 보며 ‘기도하겠다’는 반응을 보였고, 또 다른 의뢰인은 십자가를 보며 나에 대한 믿음이 더욱 생겼고 자신들도 믿음으로 이겨나가기로 결심한 사람도 있었다고 말했다.

박 변호사는 대형 십자가를 걸어 둔 이유를 “‘예수님 로펌’이라는 생각으로 다니엘처럼 기도하는 변호사가 되기 위해 걸어뒀다”며 “조금의 실수가 있으면 하나님 영광 가릴 것 같아 늘 긴장하며 지낸다”고 밝혔다.

박 변호사에게 한결같은 버릇이 있다. 자기 전에 꼭 설교영상을 들으며 잠을 청한다. 말씀을 들으면 은혜 속에서 잠을 잘 수 있고, 맑은 정신으로 아침을 맞이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SNS를 통해 법률 강의를 쉽게 전달하는 것과 일본 선교에 관심이 크며 남북통일 뒤 법률에 대해 공부하고 기여할 수 있는 법조인이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박 변호사는 아직 미혼이다. “미래의 배우자는 같은 신앙인으로 리브가 같은 아내면 좋겠다”며 “기도의 끈을 놓지 않는, 반쪽의 동역자가 하루빨리 나타나길 오늘도 기도드린다”고 말했다.

부산=글·사진 정홍준 객원기자 jonggy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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