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그래도 비싼데 팁까지 내야하나"…택시 팁 도입 볼멘소리
국내 최대 규모의 택시 플랫폼 카카오택시가 '팁'을 도입하면서 일부 서비스 이용자들 사이에서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T 택시 감사 팁 서비스'가 지난 19일 시범 출시됐다. 시범 출시인 만큼 적용 대상은 블랙, 모범, 벤티, 블루, 펫 택시 등으로 제한됐다.
카카오모빌리티가 이번에 시범 도입하는 팁 결제가 국내 첫 도입은 아니다. 카카오택시 외에 아이엠(i.M)과 타다 등 중소업체나 특수목적 차량의 업체 등에 이미 도입됐던 바 있다. 다만 카카오택시는 이용자 규모가 월등히 큰 만큼 반향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카카오모빌리티가 도입한 '팁' 추가는 택시 서비스 이용 후 자율적으로 지불하는 방식이다. 택시 서비스 이용 후 서비스 평가 시 별점을 5점 주면, 팁 결제가 활성화되는 방식이다. 팁은 1000원, 1500원, 2000원 등 세 가지로 나눠 있어 이용자가 직접 선택해 지불할 수 있다.
이때 지급된 팁은 카드 수수료만 제외하고 기사에게 모두 전달된다는 게 카카오모빌리티의 설명이다.
이 같은 제도 시행에 일부 누리꾼 사이에서는 "택시비도 비싼데 무슨 팁이냐", "향후 당당하게 팁 요구하는 세상이 올까 봐 겁난다", "선순환 구조는 택시 업체가 만들어야지, 이 구조를 고객에게 강요하다니 뻔뻔하다"는 식의 반응이 관찰된다.
카카오모빌리티측은 "기사님이 고품질의 서비스를 제공했을 때 팁을 받는 경험을 통해 선순환의 구조를 만들어 서비스 품질도 향상될 것"이라고 도입 취지를 밝혔다.
이어 "평점, 팁 등 강요할 우려가 있다는 점은 인지하고 있다. 기사님들에게 별도 공지를 했고, 이러한 내용의 이용자 신고가 접수되면 해당 기사님의 팁 결제 기능을 차단 조치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미국서도 논란이 큰 '팁' 문화
미국에서 확산한 '팁'은 서비스 가격의 평균 10~30%를 종업원에게 직접 전달하는 문화다. 팁 문화를 두고 미국에서도 최근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이른바 '팁플레이션(Tipflation, 팁+인플레이션)' 현상 때문이다.
기술의 발전으로 미국에서도 '키오스크'나 '태블릿 결제' 시스템이 일반화됐다. 이 시스템의 가장 큰 문제는 끈질기고 교묘하게 팁을 달라고 고객에게 요구한다는 것이다. 주문할 때부터, 결제할 때까지 끊임없이 팁을 얼마 줄 건지를 묻고 고객이 팁 가격을 입력을 마쳐야만 주문과 결제가 완료되기에 고객 입장에서는 피곤함을 느낄 수밖에 없다.
더 큰 문제는 이런 결제 시스템 자체에서 팁 비율을 정해놓은 경우다. 일부 레스토랑의 경우 팁의 최소비율이 18% 또는 20%부터 시작하기도 한다. 만약 10%만 팁으로 주고 싶어도 입력하는 창이 없거나, 있더라도 찾기 어렵게 설정돼 있다. 이에 고객은 그 버튼을 찾느라 몇십 초를 허비하는 대신 그냥 18%를 누르면서, 팁플레이션 현상이 시작된다.
또 다른 문제점으로는 테이크아웃이 주를 이루는 커피숍이나 샌드위치 가게에서도 이런 '팁' 문화가 도입됐다는 것이다. 이전엔 이름을 서로 알고 있을 정도로 친밀한 사이이거나, 친절한 서비스를 받았을 때 정도에만 고객들이 '팁 항아리'에 팁을 남겼지만, 이젠 무조건 팁 버튼을 눌러야 결제가 끝나는 방식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미국 스타벅스다. 최근 미국 스타벅스는 드라이브스루 매장에서도 팁을 받고 있다. 지난해 9월 스타벅스가 일부 매장을 시작으로 '신용카드 팁 시스템'을 새로 도입하면서, 신용카드 결제화면에서 '팁을 얼마 주겠냐'고 묻기 시작한 것이다.
이는 뉴욕, LA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큰 논란이 되고 있으며, 일각에서는 '팁' 문화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한편, 국내 최대 규모의 택시 플랫폼의 팁 결제 도입으로, 팁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국내 이용자의 부담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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