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4도, 사람 잡는 곳"…경고에도 관광객 몰리는 '죽음의 계곡'
지구상에서 가장 뜨겁고 미국에서 가장 건조한 곳으로 꼽히는 데스밸리(Death valley)에 극한의 무더위를 체험하려는 관광객들이 몰리고 있다.
2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주와 네바다주에 걸쳐있는 협곡인 데스밸리 국립공원의 올여름 기온이 50도를 넘나드는데도 관광객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데스밸리는 1913년 기온이 56.67도까지 올라 한때 세계 최고를 기록한 곳으로, 올여름엔 이미 지난 14일 54.4도를 찍어 종전 기록을 위협하는 등 최악의 폭염이 이어지고 있다.
가디언은 데스밸리 주요 지점마다 "사람 잡는 더위", "죽음의 계곡 희생자가 되지 말라" 등의 경고문이 붙어있지만 이달 들어서도 관광객 발길이 여전히 끊이지 않는다고 전했다.
이번주만 해도 한 방문객 안내소 앞에서 관광객들이 화씨 123∼124도(섭씨 50.5∼51.1도)에 육박하는 온도계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다 급히 대피소로 이동했다.
가디언은 "시원한 차 안에 있다 나와 사진을 찍던 이들이 뚫을 수 없는 열기에 놀라 불과 1∼2분 만에 모두 방문객 안내소로 강제 이동해야 했다"고 보도했다.
한 현장 직원은 "올여름 초에는 사람이 많이 안 올 것으로 예상했지만, 최근 이곳 기온이 급상승하면서 우리는 실제로 더 바빠졌다"며 "무슨 이유인지 사람들은 이곳 무더위를 체험하고 싶어하지만, 폭염이 인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잘 모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18일 데스밸리 하이킹 코스에서 71세 남성이 쓰러진 것을 포함해 이달 들어서만 2명의 사망자가 나왔다.
한 프랑스 관광객은 "라스베이거스에서 데스벨리로 이동하기 전날 밤, 아이 둘을 데리고 오는 게 현명한 일인지 고민했다"며 "하지만 새 차여서 시도했다. 차가 낡았다면 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데스밸리 대변인이자 공원 관리인인 애비 와인스는 매해 3월, 4월, 7월, 8월이 각각 성수기로, 이때 한달 방문객은 10만명 정도라고 밝혔다.
와인스는 "어떤 사람들은 '죽음의 계곡이 기록을 깰 수도 있다'는 뉴스가 나올 때 일부러 찾아온다"며 "폭염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하며, 하루 중 가장 더운 때는 외출을 피하는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정혜정 기자 jeong.hye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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