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호강 제방 불법 철거, 부실 시공"…국조실, 12명 추가 수사의뢰

박태인 2023. 7. 24.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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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미호천 제방 유실로 침수된 충북 청주시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에서 119 구조대원들이 시신으로 발견된 실종자를 수습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송 궁평 제2지하차도’ 참사를 감찰 중인 총리실 산하 국무조정실이 24일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행복청) 전·현직 관계자 7명과 충북도청 관계자 2명, 충북도 도로관리사무소 3명 등 총 12명에 대해 “중대한 직무유기 혐의가 있다”며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국조실은 이날 관련 보도자료에서 “충청북도 본부 및 도로관리사업소는 재난대응, 행복청은 하천점용허가 등 감독 관련”이라고 수사 의뢰 이유를 밝혔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국조실은 이번 참사의 근본적 원인으로 미호천교 아래 임시 둑(제방) 유실을 지목했다. 참사 당일인 15일 미호강의 수위가 불어나며 미호천교 아래 임시 제방 둑이 터졌고, 순식간에 불어난 강물은 궁평 제2지하차도로 범람해 14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당시 현장 주민에 따르면 참사 당일 아침까지도 임시 제방 공사가 이뤄지고 있었다.

국조실은 감찰 과정에서 기존 미호천교의 자연 제방이 허가 없이 불법적으로 철거됐고, 그 후에 설치된 임시제방도 부실하게 시공된 정황을 발견했다고 한다. 임시제방이 정해진 공기보다 더 짧은 기간에 축조되는 과정에서 현행 기준보다 더 낮고 더 좁게 시공됐다는 것이다. 국조실은 이 과정에서 행복청이 관련 공사를 맡은 시공사에 대한 지도·감독을 소홀히 했다고 판단했다. 수사의뢰 대상에 전·현직 행복청 관계자가 7명이나 포함된 이유다. 행복청은 오송 참사 이후 “불법 행위는 없었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혀왔는데, 실제 감찰 결과는 달랐다.

14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오송 지하차도 참사의 시작이 된 미호천교 재가설 공사 현장. 참사 사흘이 지난 18일 충북 청주시 오송읍 궁평지하차도 인근 미호강 임시 제방에 방수포와 함께 모래주머니가 둘러져 있다. 뉴스1

국조실은 시공사 관계자와 미호천교 공사 현장을 감독하는 감리단장 A씨에 대한 조사도 진행 중이다. A씨는 112에 미호강 범람을 신고했던 최초 신고자다. 복수의 국조실 관계자는 “오송 참사는 사고 발생의 원인과 사고 발생 후의 대처로 나눠 감찰이 진행됐다”며 “미호천교 임시제방 유실은 사고 발생의 원인과 관련된 부분”이라고 말했다.

20일 충북도청 신관 1층 민원실 앞에 마련된 청주 오송 지하차도 참사 합동분향소에 방문한 김영환 충북지사. 연합뉴스

국조실은 충북도청 관계자들의 경우 참사 당일 아침 7시경부터 도로 통제 요건이 충족된 상황임에도 도로 통제를 하지 않은 혐의를 적용했다. 이번 수사 의뢰 대상자에 김영환 충북도지사와 이상래 행복청장 등 최고위직은 포함되지 않았다. 국조실 관계자는 “아직 감찰이 완료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선출직 도시자의 경우 관련법상 감찰 대상자가 아니다”고 말했다.

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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