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성시대 맞은 사무라이 본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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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정부가 역대 최초로 일본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한 엔화 표시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 발행에 나선 가운데 올 2분기까지 해외 기업들의 '사무라이 본드(엔화표시채권)' 발행 규모가 4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무라이 본드는 외국 정부나 해외 기업이 일본 내 투자자를 대상으로 일본에서 발행하는 엔화 표시 채권을 말한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13일 일본 현지 기관투자가들을 대상으로 200억엔 규모의 사무라이 본드 발행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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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정부가 역대 최초로 일본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한 엔화 표시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 발행에 나선 가운데 올 2분기까지 해외 기업들의 ‘사무라이 본드(엔화표시채권)’ 발행 규모가 4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강도 긴축 여파에 경기침체가 예고된 미국과 달리 10년간 통화완화정책을 이어가며 안정적인 경기 회복을 기록 중인 일본 경제에 대한 신뢰도가 외평채 발행으로 이어지는 분위기다.
23일 블룸버그는 2023년 회계연도 1분기(4~6월)부터 2분기(7~9월)가 시작된 이달까지 외국 기업들이 발행한 사무라이 본드가 약 1조440억엔(약 13조732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2019년부터 같은 기간 집계된 발행 액수 중 가장 큰 규모다. 사무라이 본드는 외국 정부나 해외 기업이 일본 내 투자자를 대상으로 일본에서 발행하는 엔화 표시 채권을 말한다.
이 같은 추세에 따라 프랑스 금융 그룹 BPCE는 지난달 6일 1977억엔 규모의 사무라이 본드를 발행했다. BPCE가 발행한 엔화표시채권 규모 중 가장 크다. BPCE의 채권 발행 주관사인 다이와증권은 "지역 금융기관이나 연금운용사 등 기관투자가를 중심으로 강한 매수세가 일어났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워런 버핏의 투자 지주회사인 버크셔해서웨이도 지난 4월 1644억엔 규모의 사무라이 본드를 발행했다. 페이팔의 경우 지난달 기업 창사 이래 처음으로 900억엔대의 채권 발행에 나섰다.
한국의 기업들도 사무라이본드 발행 대열에 합류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13일 일본 현지 기관투자가들을 대상으로 200억엔 규모의 사무라이 본드 발행에 성공했다. 대한항공도 지난 6월 한국수출입은행 보증으로 200억엔 규모의 엔화 표시 채권을 발행했다.
해외 기업들이 채권 발행에 나선 배경에는 BOJ의 일관성 있는 통화정책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BOJ는 일본의 물가상승률이 BOJ의 목표치(2%)를 넘어섰는데도 완화적 통화정책을 지속하겠다는 뜻을 고수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외평채를 외화보유액 조달의 핵심 수단으로 사용하기에, 금리가 낮고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크지 않은 국가의 통화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일본 경제가 반등하고 있다는 점도 채권 발행 수요가 늘어난 이유로 꼽힌다. 지난달 발표된 올해 1분기 일본의 국내총생산(GDP)은 전분기보다 0.7% 증가했다. 4월 경상수지 흑자액은 1조8951억엔을 기록하며 전년 동월 대비 76.3% 늘었다. 24일 기준 니케이지수는 3만2600선에서 소폭 등락을 반복하고 있지만 지난달 28일에는 33년 만에 3만3000선을 돌파하기도 했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미국 지방은행들은 경영 불안을 겪고 있고 미국 경제도 불투명하다는 전망이 나오는 상황"이라며 "경기가 침체되면 채권시장에 혼란이 생긴다. 반면 일본의 경기는 안정적이라 엔화 표시 채권 수요가 늘고 있다"고 밝혔다.
이지은 기자 jelee042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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