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병 모은 돈 500만원 내놨다…기초수급 80대 "수재민에 써달라"
최서인 2023. 7. 24. 11:27
80대 어르신이 최근 집중호우로 큰 피해를 입은 이들에게 써달라며 500여만원을 기부했다.
24일 서울 강서구에 따르면 관내에 거주하는 김모(85)씨는 지난 20일 구청을 찾아 5만원권 지폐 100여장이 든 봉투를 전달했다.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인 김씨가 수년간 생계급여를 아끼고 공병을 수집하며 마련한 돈이다.
봉투에는 이번에 수해를 입은 수재민을 위해 써 달라는 내용을 적었다.
구는 김씨가 본인의 집에 공병을 모아뒀는데, 이를 처분한 수익금도 호우피해를 입은 이웃을 돕는 데 사용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그에 따르면 김씨는 성금을 전달하며 “호우피해를 입은 분들을 보면 눈물이 앞을 다 가린다”며 “TV로 보면서 마음이 너무 아파서 잠을 잘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호우 피해를 입은 분들을 위해 귀한 곳에 사용해 달라”고 말하며 봉투를 남기고 홀연히 자리를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구 관계자는 “기부자의 소중한 마음을 생각하니 더 뜻깊게 느껴진다”며 “수해로 어려운 시기를 보내는 분들이 용기를 갖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강서구는 김씨가 기부한 성금을 서울시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호우 피해 복구 지원 등에 사용할 예정이다.
최서인 기자 choi.seoin@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중앙일보에서 직접 확인하세요. 해당 언론사로 이동합니다.
- '신림동 칼부림' 맨손으로 밀친 여성…피습 당한 남성 구했다 | 중앙일보
- “눈데 와가 사진 찍습니꺼!” 살 떨린 ‘두목 결혼식’ 잠입 | 중앙일보
- "한국서 죽고 싶었다"…멕시코 간 그녀 '2400만명 스타' 된 사연 | 중앙일보
- "시체팔이라니 거참" 서이초 교사 추모한 문천식 분노, 무슨 일 | 중앙일보
- 신림 칼부림 목격자 "30㎝ 칼 피 뚝뚝…여고생들 울며 뛰어와" | 중앙일보
- 기권까지도 생각했던 김주형…부상 딛고 한국인 최고 성적 냈다 | 중앙일보
- "故채수근 동료 병사들 휴가·면회 통제"…해병대 "사실무근" | 중앙일보
- 손석구 "남명렬에 손편지 사과했다"…'가짜 연기' 발언 해명 | 중앙일보
- "제주도 안가요"…올여름 휴가지 '7말8초' 여기가 가장 붐빈다 | 중앙일보
- 신림 피해자 유족 "학생회장 했던 모범생, 싼 원룸 구하려다…"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