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녹조 기간 10년만에 2.5배로 늘어…지난해 평균 154일 지속
지난해 낙동강 4개 지점의 녹조 지속 기간이 평균 154일로 2013년 이후 10년 만에 2.5배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가 최근 공개한 '2022년 조류(녹조) 발생과 대응 연차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29곳 지점에서 관찰된 녹조 지속 기간은 총 778일로 집계됐다.
녹조 지속기간은 조류경보제에 따른 주의·관심 등의 발령 기간을 합산한 것을 말한다.
국내 상수원에서 발생하는 녹조는 대부분 남세균(시아노박테리아)의 대대적 번식이 원인이다.
일부 남세균은 간·생식 독성을 나타내는 독소를 생산하기도 한다.
낙동강 4개 지점의 지난해 녹조 지속 기간은 모두 616일이었다.
지점 수로는 전국 29개 조사지점의 14%이지만, 낙동강 4곳의 녹조 지속 기간은 전체(778일)의 79%를 차지했다.
낙동강의 경우 2013년 전국 녹조 지속 기간의 69%를 차지한 이후 2014~2021년에는 50% 안팎을 차지했는데, 지난해는 비율이 많이 늘어났다.
지난해 낙동강 4개 지점에서 녹조의 평균 기간은 154일로, 3개 지점에서 모니터링했던 2013년의 평균 61일의 2.5배였다.
국내에서 대표적인 녹조 발생 지점으로 알려진 금강 수계 대청호에서는 지난해 녹조가 49일 지속했다.
지난해만 보면 낙동강 녹조 지속 기간이 대청호의 3배였다.
지난해 낙동강 지점별 녹조 지속 기간을 보면 해평(경북 구미)이 105일, 강정고령(대구)이 126일, 칠서(경남 함안)가 189일, 물금매리(부산)가 196일이었다.
상류에서 하류로 갈수록 녹조 지속 기간이 늘었다.
지난해 물금매리 지점의 경우 다른 지점보다 조금 이른 5월 말부터 남세균이 증가하기 시작, 6월 2일 조류 경보 '관심' 단계가 처음 발령됐다.
남세균 숫자가 증가하면서 6월 23일 '경계' 단계가 발령됐고, 8월 8일에는 남세균 세포 수가 mL당 44만7075개에 이르렀다.
이후 물금매리 지점에서는 남세균 세포 수가 점차 감소하면서 8월 25일 '관심' 단계로 하향됐는데, 10월 27일 다시 '경계’ 단계로 상향됐다.
11월 15일 '관심' 단계로 하향돼 12월 15일까지 지속했다.
보고서는 "2022년은 마른장마와 가뭄으로 인해 강우량 감소와 체류 시간 증가로 2021년에 비해 유해 남조류(남세균) 세포 수가 증가하고, 조류(녹조) 발령 일수가 길어졌다"면서 "낙동강 수계는 높은 수온·영양염류, 본류 구간에 설치된 8개 보 등으로 인해 조류 발생이 매우 심한 지역이 타 수계보다 많이 존재한다"고 밝혔다.
4대강 사업으로 낙동강 본류에 설치한 보가 녹조 발생에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의미다.
환경운동연합 등 환경단체는 지난해 여름 낙동강 수계 수돗물에서 미량의 남세균 녹조 독소가 검출됐다고 주장했고, 남세균 독소가 에어로졸 형태로 강 인근 지역까지 확산한다고 주장했다.
환경부나 해당 자치단체에서는 수돗물에서 남세균 독소가 검출되지 않았다고 부인하면서 논란이 됐다.
한편, 올해도 낙동강에서는 녹조가 발생했다.
지난달 7일 칠서 지점에서 '관심' 단계가 발령됐다가 지난달 22일 '경계' 단계로 상향됐다.
또, 지난달 15일에는 물금매리 지점에, 지난달 22일에는 강정고령 지점에도 '관심' 단계가 발령됐다.
현재는 장마로 인해 녹조가 주춤한 상태이지만, 예년 상황으로 볼 때 장마가 끝난 8월 이후에는 낙동강에서 녹조가 다시 기승을 부릴 가능성이 크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kang.chan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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