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교사 "교권침해 생기부 기재? 학교 민원 전쟁터 돼"

이상우 금암초 교사, MBC라디오 인터뷰
"교사 보호 시스템 마련이 우선"

경기도 오산 금암초등학교 이상우 교사는 교권 침해 문제의 원인을 학생인권조례 때문으로 보는 시각에 대해 "그렇다면 학생인권조례가 없는 곳에서는 교권 보호가 높아야 하는데 꼭 그렇지도 않다"고 말했다.

이 교사는 24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학생 인권이나 교권, 양쪽 다 존중돼야지, 어느 한쪽을 누르면 오히려 대립과 갈등만 커진다"며 "학생인권조례가 있다고 해서 교권 침해가 더 심한 건 아니고 큰 유의미한 차이는 없다고 알고 있다"고 말했다.

2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를 찾은 추모객들이 고인이 된 교사 A씨를 추모하며 임시 추모공간에 헌화하기 위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 교사는 교권 침해 발생 시 생활기록부에 기재하는 방안이 대책으로 고려되는 것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그는 "지금 학교폭력 예방법도 문제가 되는 것이, 학교폭력 사실을 생기부에 기재하면서 오히려 학교가 민원의 전쟁터가 돼 선생님들의 교육활동이 위축되고 있다"며 "의지는 좋지만 교육부가 선생님을 보호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지 않고 생기부만 기재하면 오히려 피해는 선생님들과 학생들에게 고스란히 돌아온다"고 우려했다.

이 교사는 "아동학대처벌법과 학교폭력예방법이 좋은 의도로 만들어졌는데 문제는 이것으로 인해 선생님의 교육과정을 위축시키고 다른 학생들이 오히려 고통에 빠지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며 "정년퇴직을 기대하는 선생님은 별로 없고 언젠가 나도 아동학대로 고소당하면 언제든지 교직을 그만둘 수 있겠구나라는 위기 속에 살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교권 침해 문제의 해법으로 "교권 침해 징후가 명확하고 수업 방해 행동이 심하면 교장, 교감 선생님이 상담을 도와주고 그 학생을 지도해야 한다"며 "선진국처럼 우리나라도 수업 방해가 심하면 배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주희 기자 kjh818@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