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한 재난 지역에 안전 대책 없이 장병 보내는 軍...국민 60%, “위험 지역 군병력 투입 금지해야” [민심레이더]

반진욱 매경이코노미 기자(halfnuk@mk.co.kr) 2023. 7. 24. 11:12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경북 포항 해병대 1사단 내 체육관인 ‘김대식관’에 마련된 故 채수근 상병의 분향소에 정부가 수여한 보국훈장 광복장이 채 상병 영정 아래에 놓여 있다. (연합뉴스)
7월 18일 경상북도 예천에서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호우·산사태 피해 실종자 수색을 하던 해병대 채수근 일병이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죠. 급류에 떠내려간 채 일병은 결국 다음 날인 7월 19일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습니다. 故 채 일병이 시험관 시술로 어렵게 얻은 외동아들이었다는 사실까지 알려지며 주변에 안타까움을 더했습니다. 해병대는 일병 계급으로 순직한 故 채수근 상병을 1계급 추서 진급시켰죠.

이번 사고로 군(軍)의 무리한 대민지원을 멈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경험이 부족하고 장비도 없는 군 장병을 위험한 지역에 보내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실제로 채 상병이 쓸려간 내성천 일대는 물살이 심해 수색 당시 소방관조차 장비 없이는 들어가지 않는 지역인 것으로 알려졌죠. 그러나 작전에 투입된 해병대 병사들은 구명조끼조차 입지 않았습니다.

대민지원이 무엇이길래...전투 병력인 군인이 삽을 드나
군은 경계 임무나 전투에 대비하는 훈련 외에도 ‘대민지원’이라는 별도의 업무를 실시합니다. 이른바 ‘민군작전’이라고도 불리죠. 군대 주변에 불편함을 감수하고 사는 민간인들을 위해 농사, 피해 복구 등에 군 병력을 지원하는 게 바로 ‘대민지원’입니다.

일반적으로 대민지원은 위험한 작업이 별로 없습니다. 일반적으로 농사일을 돕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재난이 터졌을 때입니다. 실종자 수색, 피해 복구 등에 경찰, 소방 인력이 부족하면 군 병력이 투입됩니다. 평상시 재난에 대비하는 경찰, 소방에 비해 군인은 경험이나 능력이 부족하죠. 과거에도 재해 현장에 무리하게 장병을 동원한다는 비판이 종종 나왔습니다. 2019년 강원도 고성에서 화재가 났을 때가 대표적인 예입니다. 삽과 수건만 들고 잔불 진화 작업을 하는 국군 장병의 모습을 본 많은 이들이 안전 문제를 지적했습니다.

옥소폴리틱스 제공
많은 국민이 ‘주먹구구식’ 대민지원을 멈추라고 목소리를 높입니다. 정치 커뮤니티 플랫폼 옥소폴리틱스가 ‘대민지원 기준 세밀화’를 주제로 설문조사한 결과(응답자 225명) 60%의 응답자가 위험 지역에는 군 투입을 최소화하라고 답했습니다. 응답자의 28%는 “재난 수해 현장에 투입하는 것까지는 반대하지 않지만, 매뉴얼 개선은 필수”라고 목소리를 높였죠.

위험 지역에 군 병력 투입을 멈춰야 한다고 답한 30대 남성은 “재난이 터지면 병력부터 보내는 습관은 고칠 필요가 있다”고 꼬집었죠. 기준을 세밀화해야 한다고 주장한 20대 남성은 “수해 복구 같은 재난 현장에 투입하는 것까지 하지말라고는 못하겠다. 대신 최소한의 안전은 보장해주고 한 만큼 음식이나 전투휴무나 휴가 등 보상을 확실히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Copyright © 매경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