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만 열던 식당, 손님 늘며 일 년 장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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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함양 안의면 농월정은 함양을 대표하는 관광명소 중 한곳이다.
산 좋고 물 좋고 정자 좋은 곳으로 표현할 수 있는 완벽한 위치, 이곳 농월정이 아닐는지.
농월정 부근의 많은 식당 중 주인이 바뀌지 않고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는 유일한 곳, 거창식당을 찾았다.
"처음엔 여기 건물이 하나도 없었어요. 하루에 버스가 2대만 들어오던 곳이었죠. 무거운 막걸리를 들고 농월정에 놀러오는 청년들에게 음식을 팔았던 것이 거창식당의 시작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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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함양 하회영]
▲ 거창식당 황성숙·한태종 부부 |
ⓒ 주간함양 |
경남 함양 안의면 농월정은 함양을 대표하는 관광명소 중 한곳이다. 나무 그늘 아래서 물소리를 들으며 여유로운 한때를 즐길 수 있는 이곳은 계절마다 관광객이 분빈다. 산 좋고 물 좋고 정자 좋은 곳으로 표현할 수 있는 완벽한 위치, 이곳 농월정이 아닐는지. 농월정에 왔다면 '거창식당'에 들르지 않을 수 없다.
계곡을 따라 길게 자리 잡은 거창식당은 농월정을 찾는 관광객과 함께 세월을 보냈다. 농월정 부근의 많은 식당 중 주인이 바뀌지 않고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는 유일한 곳, 거창식당을 찾았다. 황성숙·한태종 부부가 환한 웃음으로 손님을 맞는다.
황성숙씨는 43년 전 남편의 고향인 이곳으로 와 시어머니와 노점상을 했다.
"처음엔 여기 건물이 하나도 없었어요. 하루에 버스가 2대만 들어오던 곳이었죠. 무거운 막걸리를 들고 농월정에 놀러오는 청년들에게 음식을 팔았던 것이 거창식당의 시작이었어요."
이후 이 자리에 건물이 세워지고 식당도 들어섰다. 매년 7월 20일 경부터 한달 만 하던 게 손님이 점점 늘어나며 일년 장사가 됐다.
"시어머니의 국밥, 그 솜씨 아직 못따라 가겠어요"
거창식당은 넓은 장소만큼 메뉴도 다양하다. 어른들이 좋아하는 닭백숙,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닭볶음탕, 저녁에 술안주로 인기가 좋은 메기찜, 숙박한 손님들이 아침식사로 찾는 다슬기탕. 계절에 따라 손님들이 찾는 메뉴도 다르다. 여름엔 백숙을, 찬바람이 나면 메기탕을 찾는다.
황성숙씨는 모든 음식을 시어머니에게서 배웠다고 했다.
"시어머니 친정이 여관을 하며 국밥집을 했는데 거기서 음식을 배우셨어요. 시어머니가 진짜 국밥을 잘 만드시는데 나는 그 솜씨를 못 따라 가겠더라구요."
황씨의 시어머니 박막달 여사는 10여년 전 돌아가셨지만 그 손맛은 며느리가 그대로 이어가고 있다.
장맛이 좋아야 음식 맛이 좋다는 시어머니의 말씀에 따라 황성숙씨는 정월달에 장을 끓인다. 김장을 하고 나면 고추장, 된장을 담근다. 겨울엔 반드시 시래기를 삶아 된장과 고추장을 넣고 버무려 놓는다. 전통방식 그대로 담근 고추장은 닭볶음탕 양념이 되고 냉동실에 차곡차곡 채워 둔 시래기는 그해 메기찜, 메기탕 맛을 내는 주 재료가 된다.
다슬기는 반드시 농월정 위쪽에서 잡은 것이어야 한다. 하류에 다슬기는 쓴맛이 나고 다른 지역 다슬기는 진한 맛을 내지 못한다.
거창식당의 모든 음식은 황성숙씨가 맛을 낸다. 아무리 바빠도, 일하는 사람이 아무리 많아도 음식 만드는 사람은 황성숙씨 단 한사람이다. 22살이던 새댁이 환갑을 넘기는 동안 변하지 않은 것이 있다면 음식 맛.
"전 다른 방법은 몰라요. 시어머니가 가르쳐 주신대로만 음식을 하죠."
여름이면 관광객이 몰려드는 농월정. 여름철엔 하루 200명 가량이 이곳 거창식당을 찾는다. 남편 한태종씨는 넒은 식당을 관리하고 아내 황성숙씨는 음식을 준비한다. 이미 전국에 소문이 나 대전, 목포, 영암, 익산, 군산 등에서 예약을 하고 이곳을 찾는다.
"거창식당이 오래갈 수 있었던 비법요? 농월정이 좋아서죠."
해마다 찾는 사람은 달라도, 식당이 문을 닫고 주인이 바뀌는 시절이 있었어도 농월정과 거창식당은 그곳에 지금도 머물러 있다. 변함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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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함양뉴스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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