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라루스 용병 바그너 그룹, 폴란드 진격 원하고 있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 푸틴 러시아 대통령 만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오른쪽)과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회담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최근 벨라루스로 이동한 러시아 용병 기업 바그너 그룹이 폴란드로 진격하길 원하고 있다는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의 발언이 나왔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만나 “이런 말을 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해야겠다”며 “바그너 그룹은 서쪽(폴란드)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벨라루스 국영 벨타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바그너 그룹이 “바르샤바와 제슈프를 보고 싶다고 말했다”면서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폴란드에 대해 반격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그들(바그너 그룹)은 원한을 품고 있다. 아르툐몹스크(우크라이나명 바흐무트)에서 싸울 때 (우크라이나의) 군사 장비가 어디서 왔는지 알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바흐무트는 약 10개월간의 격전 끝에 지난 5월 러시아에 함락된 우크라이나 동부 요충지이다. 바그너 그룹은 실질적으로 이곳의 점령을 이끌었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그러면서도 “기존에 합의했던 대로 바그너 그룹을 벨라루스에 붙잡아두겠다”면서 “그들 사이에 분위기가 좋지 않기 때문에, 신뢰를 심어줘야 한다. 그들은 (우크라이나) 연합 국가 주변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를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바그너 그룹은 지난달 23일 러시아 군부와 마찰을 빚다 수도 모스크바로 진격하며 무장 반란을 벌였지만 루카셴코 대통령의 중재로 하루 만에 회군했다. 그 뒤 거점을 폴란드 국경 근처로 옮긴 뒤 벨라루스와 합동 군사 훈련을 시작했다.

폴란드는 벨라루스와 인접한 동쪽 국경에 군사 병력을 추가 배치하며 바그너 그룹의 혹시 모를 침공에 대비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21일 정례 국가안보회의에서 “폴란드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직접 개입해 그들이 믿는 역사적 영토인 우크라이나 서부 지역을 되찾으려고 할 것”이라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이정헌 기자 h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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