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은 한국에서 자사주 매입 시 주가가 상승하지 않는 이유로 자사주를 자산처럼 오남용하는 기업 관행과 자사주까지 포함하는 시가총액 기준 등의 원인이 결합되어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김동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24일 '한미간 자사주 매입의 구조적 차이'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습니다.
김 연구원은 "자기주식 매입은 자본 축소의 긍정적 역할이 부각되는 '감자' 행위의 일종으로 장부가치를 줄이고 유통주식수를 줄이면서 자연스럽게 주가 상승으로 연결되는 게 기본 원리"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한국 시장의 시가총액 계산 기준은 미국과 달리 발행주식 수와 주가의 곱으로 계산돼 자기주식을 매입하더라도 한국 시가총액 계산에 들어가는 발행주식수가 유지되면서 주가 상승 효과가 억제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런 차이로 인해, 미국에서는 자사주 매입만으로 주가가 상승하는 반면, 한국에서는 자사주 매입 후 소각 단계에 가서야 주가가 상승하는 패턴이 나타난다는 설명입니다.
따라서 김 연구원은 "회계 기준 및 글로벌 금융시장 기준과의 통일성을 볼 때, 시가총액 기준을 미국식인 유통주식수와 주가의 곱으로 변경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아울러 그는 "자기주식 매입이 중요한 주주환원 정책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제도적 정비와 함께 자기주식을 활용하는 기업 관행의 개선 노력도 같이 필요하다"며 "매입한 자기주식을 대주주나 경영진을 위해서 손쉽게 재매각(처분)하는 관행이 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