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에도 우파물결 "반세기 만에 극우 참여…연정 구성은 험로"(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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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총선에서도 우파가 승리했다.
이탈리아·그리스 등 경제난을 겪고 있는 유럽 국가들을 중심으로 좌파 진영이 쇠퇴하고 우파 물결이 확산하는 흐름이 스페인에서도 재확인된 것이다.
이탈리아에서는 지난해 100년 만에 극우 성향의 조르자 멜로니 총리가 탄생했고, 스웨덴에서는 백인 우월주의를 표방하는 스웨덴민주당이 원내 2당으로 영향력을 행사하는 등 경제난이 심각한 남유럽 국가를 중심으로 우파 물결이 확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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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총선에서도 우파가 승리했다. 이탈리아·그리스 등 경제난을 겪고 있는 유럽 국가들을 중심으로 좌파 진영이 쇠퇴하고 우파 물결이 확산하는 흐름이 스페인에서도 재확인된 것이다. 다만 의회 의석 배분에서 과반을 차지한 정당이 탄생하지 못하면서 연립정부(연정) 협상에 따른 정치적 불확실성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23일(현지시간) 치러진 스페인 총선에서 과반 의석을 확보한 정당이 나오지 않으면서 스페인의 정치적 혼란이 깊어지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들이 보도했다. 이날 개표 결과(개표율 96%) 제1야당인 중도 우파 국민당이 136석(개표율 96% 기준)으로 가장 많은 의석을 확보한 데 이어 페드로 산체스 총리가 이끄는 중도 좌파 집권당 사회노동당이 122석으로 2위를 차지했다. 극우 성향의 복스와 15개 좌파 정당이 연합한 수마르가 각각 33석, 31석으로 그 뒤를 따랐다.
이번 총선의 개표 윤곽이 나오자 외신들은 당분간 스페인의 정치적 교착 상태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민당과 사회노동당이 각각 의회 과반 의석 350석 중 39%와 34%를 채우는데 그치면서 연정 구성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스페인 안팎에서는 국민당이 극우 정당인 복스와 손잡을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국민당은 공식적으로 복스와 연립 정부를 구성하겠다는 뜻을 밝힌 적이 없으나, 양당이 손을 잡을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고 WSJ은 평가했다. 국민당과 복스는 지난 5월 여당이 참패한 지방선거가 끝나고 최소 25개 도시에서 연정 협정을 맺었다. 앞선 선거 전 여론조사에서도 국민당과 복스의 연정 구성이 유력하다는 결론이 나온 바 있다.
다만 국민당과 복스의 연정(169석)만으로도 과반(175석)에 미치지 못해 연정 구성에 난항이 예상된다. 우파 정권 창출의 '킹 메이커'가 될 소수 정당으로는 7석을 차지한 투게더 포 카탈루냐가 꼽힌다. 카를로스 푸이그데몬 전 카탈루냐 자치정부 수반이 이끄는 이 정당은 아직 입장을 정하지 않았다.
국민당과 복스 등이 연정을 꾸린다면 1975년 프란시스코 프랑코의 독재가 막을 내린 이후 48년 만에 처음으로 극우 정당이 정권에 참여하게 된다. 파시즘에 짓눌린 스페인은 1978년 민주헌법을 제정한 이후 복스와 같은 극우 세력이 득세하지 못했으나 최근 몇 년 사이 분위기가 바뀌었다. WSJ은 "스페인이 불법 이민자 증가와 고물가 등으로 경제 위기가 심각해지면서 극우 정당의 득세가 뚜렷해지는 유럽 국가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고 전했다.
유럽의 다른 국가들은 이미 극우 정당의 부상을 경험했다. 이탈리아에서는 지난해 100년 만에 극우 성향의 조르자 멜로니 총리가 탄생했고, 스웨덴에서는 백인 우월주의를 표방하는 스웨덴민주당이 원내 2당으로 영향력을 행사하는 등 경제난이 심각한 남유럽 국가를 중심으로 우파 물결이 확산하고 있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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