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달리는 에코프로 [MONEY톡]

명순영 매경이코노미 기자(msy@mk.co.kr) 2023. 7. 2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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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는 과열이라는데
100만원 돌파하며 파죽지세
성장성이냐 가치냐 ‘혼란’

에코프로 주가가 온통 화제다. 올 들어 주가가 급등하더니 어느새 ‘코스닥 황제주(주가 100만 원이 넘는 대형주)’ 대열에 올랐다. 상승세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갑론을박이 뜨겁다. 2차전지 시장 전망이 밝아 당분간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이 나온다. 다른 한 쪽에서는 ‘한국판 밈주식’일 뿐이라는 과열론이 팽배하다.

에코프로비엠의 공장 전경. <사진 제공=에코프로비엠>
에코프로는 2차전지 핵심소재인 양극재를 생산하는 에코프로비엠 등을 자회사로 둔 지주사다. 에코프로 주가는 100만 원을 돌파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올 초 주가가 11만 원(1월2일 기준)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6개월 만에 무려 10배 가까이 올랐다.

에코프로는 2007년 이후 16년 만에 코스닥 시장 ‘황제주’ 타이틀을 달았다. 코스닥 시장의 마지막 황제주는 동일철강이다. 2007년 9월7일 당시 동일철강 종가는 110만2,800원으로 100만 원을 뚫었다. 당시 범LG가(家) 3세로 알려진 투자자 구본호씨가 동일철강 지분(34.44%)을 사들여 최대주주에 올랐다는 소식이 주가를 끌어올렸다. 동일철강에 앞서 IT 붐이 일었던 2000년 당시 기술주였던 핸디소프트, 리타워텍, 신안화섬이 잇따라 100만 원을 넘어서며 황제주 반열에 오른 역사가 있다.

에코프로 주가 상승을 견인한 것은 개인 투자자들다. 개인은 올 상반기에만 에코프로 1조9144억 원어치를 순매수했다. 하반기 들어서는 외국인까지 힘을 보탰다. 에코프로에 외국인 매수세가 몰린 것은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 판매량이 급증한 영향이 크다.

금융권은 테슬라 훈풍으로 ‘쇼트 스퀴즈’ 현상이 나타나 에코프로 주가가 급증했다고 분석한다. 쇼트 스퀴즈는 에코프로 주가 하락을 예상한 투자자가 주가 하락에 베팅, 즉 공매도를 했다가 주가가 치솟자 더 큰 손실을 막기 위해 주식을 다시 사들이는(쇼트 커버링) 상황을 말한다. 쇼트 커버링 물량이 몰리면 주가는 자연스레 오를 수밖에 없다.

에코프로 주가가 무섭게 치솟은 지금, 가장 큰 관심사는 역시 주가 향방이다. 지난 4월 전고점(82만 원)을 돌파했을 당시에도 마찬가지로 치열한 논쟁이 펼쳐졌다. 증권가에서는 과열을 경고하는 목소리가 잇따라 나왔고 주가가 조정을 받는 듯했으나, 결국 다시 전고점을 넘어섰다. 증권가에서는 부정적인 시각이 우세하다. 현재 주가는 증권사 분석 모델로는 설명할 수 없으며, 이미 분석 영역을 벗어났다는 평가다. 기업 펀더멘털(기초체력)에 비해 주가가 과도하게 올라 향후 흐름을 예측할 수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증권사들은 지주사로서 에코프로 기업가치를 눈여겨본다. 일반적으로 지주회사 가치는 자회사 가치에 지주사 사업 가치를 더해 평가 받는다. 에코프로의 경우 상장 자회사인 에코프로비엠·에코프로에이치엔의 가치, 비상장 자회사인 에코프로머티리얼즈·에코프로CNG·에코프로AP·에코프로이노베이션의 가치로 나눠서 분석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지주사는 주가가 디스카운트되는데 에코프로는 오히려 프리미엄을 받는다. 에코프로 시가총액은 상장사 지분가치(12조4,372억 원+2,951억 원) 대비 200%의 할증을 반영한 상태라고 해석된다. 지난 5월 이후 에코프로 종목을 분석하는 보고서를 낸 증권사는 하나증권과 삼성증권 2곳에 불과하다.

지난 5월19일 에코프로 보고서를 낸 하나증권은 ‘매도’ 의견과 함께 목표주가 45만 원을 제시했다. 삼성증권은 ‘중립’ 의견과 목표주가 40만 원을 내걸었다. 에코프로에 대한 보수적인 의견을 갖고 있지만, 언급을 꺼리는 애널리스트도 많다.

물론 주가가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도 적잖다. 현재 에코프로 주가는 기업 펀더멘털에 의해 형성됐다기보다 이벤트 요소가 강하다는 분석이다. 특히 수급 이슈로 주가가 치솟은 만큼, 주가를 전망할 때 투자자의 투자 심리나 기대감을 반영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글 명순영 『매경이코노미』 기자 사진 에코프로비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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