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8월 국회 비회기 ‘이재명·돈봉투 의원’ 구속영장 청구할까
‘불법 대북 송금·돈 봉투 살포 의혹’ 수사 활기
검찰이 국회 비회기 기간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나 민주당 '돈 봉투' 의혹에 연루된 국회의원 등 주요 수사의 핵심 인물들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할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24일 법조계 안팎에서는 검찰이 7월 임시국회가 끝나는 이달 28일부터 8월 임시국회가 열리는 내달 16일 사이 국회 회기가 중단되는 시기 회기 중 불체포특권을 가진 핵심 피의자들의 신병 확보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검찰이 국회 비회기 기간에 구속영장 청구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것은, 이 기간 구속영장을 청구하면 국회 체포동의안 표결 없이 바로 현역 의원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열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활기를 띠고 있는 쌍방울 그룹의 불법 대북 송금 사건과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살포 의혹 수사와 관련해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오락가락 ‘대북 송금 의혹’ 키맨… 檢 칼끝 이재명 겨누나쌍방울 그룹의 불법 대북 송금 의혹 수사는 핵심 인물인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진술 태도가 오락가락하면서, 최근 들어 수사 상황이 급변하고 있다. 이 전 부지사는 최근 검찰 조사에서 "쌍방울의 방북 비용 대납을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에게 사전 보고한 뒤, 대북 송금을 진행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 전 부지사는 지난 21일 입장문을 내고 "저 이화영은 쌍방울(김성태 전 회장)에 스마트팜 비용뿐만 아니라 이재명 (당시 경기도) 지사의 방북 비용 대납을 요청한 적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전 부지사는 "2019년 7월 필리핀 개최 국제대회에서 우연히 만난 북측 관계자와 김성태가 있는 자리에서 이 지사의 방북 문제를 얘기했고, 동석했던 김성태에게 (북한과 쌍방울이 비즈니스를 하고 있으니) 이 지사의 방북도 신경 써주면 좋겠다는 취지로 얘기한 바 있다"고 말했다. 방북과 관련한 협조 수준의 요청었다는 취지다.
그간 대북 송금 의혹과 경기도의 관련성을 부인해오던 이 전 부지사는 최근 민주당 측에서 선임한 변호사의 입회를 거부하고 검찰 조사를 받으면서 이 대표에게 대북 송금 대납을 사전 보고했다고 진술했고, 수사팀은 이 대표에 대한 소환 일정까지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며칠 만에 이 전 부지사와 이 전 부지사의 부인까지 나서서 진술을 번복한 적이 없다고 반박하고 나선 것이다.
검찰은 오는 25일 수원지법에서 열리는 공판에서 이 전 부지사를 신문하면서 이 대표와 불법 대북 송금의 연관성 등을 집중 추궁함으로써, 그동안 검찰이 확보한 증거 등을 제시하고 이 대표가 쌍방울의 대북 송금을 사전에 인지했었다는 점을 강조할 계획이었다.
이 전 부지사의 진술 태도가 오락가락하고 있지만, 이 전 부지사가 진술을 번복할 정도로 검찰이 대북 송금 과정에 이 대표가 개입한 정황을 확보한 것은 분명해 보인다. 대북 송금과 이 대표와의 연관성을 부인해오던 이 전 부지사가 심경의 변화를 일으켜 진술을 번복할 정도라면, 사실상 검찰이 이 대표를 직접 겨냥할 가능성이 높다.
이 대표는 쌍방울의 도지사 방북 비용 대납 사실을 보고받았다는 의혹에 대해 "또 신작 소설이 나오는 것을 보니까 정권 지지율이 많이 떨어진 것 같다"며 검찰 수사를 비판했다.
돈 봉투 살포 의혹 ‘윗선’ 관여… 윤관석·이성만 구속영장 재청구 가능성민주당의 2021년 전당대회 돈 봉투 살포 의혹 수사는 송영길 전 대표 측으로부터 실제 돈 봉투를 수수한 의원들에게 초점이 맞춰져 있다.
검찰은 송 전 대표의 보좌관이었던 박용수씨를 지난 21일 정당법·정치자금법·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및 증거인멸교사 등 혐의로 구속기소하면서, 돈 봉투를 마련해 살포한 이들에 대한 수사를 마무리하고 돈 봉투를 받은 이들에 대한 수사에 집중하고 있다. 수사팀은 최근 송 전 대표의 일정을 담당하던 전직 비서관의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해 돈 봉투를 받은 의원들을 특정할 수 있는 유의미한 증거물을 추가로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팀은 돈 봉투가 살포된 시점과 장소 등을 분석해 수수자를 특정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수수 의원이 몇 명인지 명백히 확인할 수 있는 자료를 추가로 확보했다"고 말했다. 수사팀은 기존에 확보한 자료와 함께 최근 입수한 증거물의 내용을 추가로 확인하면서 돈 봉투 수수자를 압축하고 있다.
앞서 수사팀이 한 차례 구속영장을 청구했던 윤관석·이석만 무소속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 재청구 여부나 시기도 추가 자료 분석 결과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두 사람에 대해서는 국회에서 체포동의안이 부결되면서, 영장심사 자체가 열리지 못하고 기각된 바 있다.
검찰이 비회기 기간 돈 봉투 살포에 관여한 두 의원에 대해 구속영장을 재청구해 신병을 확보할 경우, 의혹의 ‘정점’인 송 전 대표에 대한 소환 시계가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 관계자는 "민주당 전당대회 경선과 관련해서 불법 자금이 유입된 전모를 규명하기 위한 수사가 순차적으로 진행 중"이라며 "(돈 봉투를 받은) 의원에 대해서도 면밀히 신중하게 특정해 나가고 있고, 특정에 따라서 필요한 조치를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허경준 기자 kjun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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