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VH코리아, 증자 규모 축소로 부채상환 계획 변경
지난해 차입금 4627억·평균이자율 4.93%
조달 자금 가운데 61억 고금리 대출 상환
엔브이에이치코리아 신주 발행가격이 예상보다 낮아지면서 채무 상환 계획에 차질이 발생했다. 엔브이에이치코리아는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한 자금으로 미국 현지 생산을 위한 부지 매입과 채무 상환 등에 사용하려 했다. 조달 규모가 줄어들면서 시설자금 계획은 유지하고 상환 규모를 줄이기로 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엔브이에이치코리아는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241억원을 조달한다. 이사회를 열어 증자안건을 결의했을 때 계획한 300억원 대비 20%가량 규모가 줄었다. 신주발행 가격이 3210원에서 2580원으로 낮아졌다. 구주주 대상 청약은 24일까지 2거래일 동안 진행한다. 실권주가 발생하면 일반공모를 통해 모집한다. 최종 청약 미달 시에는 주관사인 BNK투자증권이 실권주를 인수한다.
지난 20일 기준 종가는 3670원으로 신주 발행가보다 40%가량 높다. 최대주주인 구자겸 대표도 배정물량 전부를 인수할 계획이라는 점에서 실권주 발생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엔브이에이치코리아는 현대차 그룹에 자동차 부품을 납품하고 있다. 전기차를 포함해 신차 부품을 수주하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 등 주요 고객사의 매출 비중이 높다. 지난해 기준 자동차부품 매출액의 72.2%가 현대차그룹으로부터 발생했다. 자동차 부품 외에 클린룸 사업도 하고 있다.
유상증자로 조달한 자금 가운데 180억원을 해외 현지법인에 투자한다. 150억원은 미국 현지에 있는 토지 및 공장을 매입할 목적으로 NVH USA에 출자하고 30억원은 인도법인 공장 시설 설비 자금으로 사용한다. 앞서 엔브이에이치코리아는 지난해 12월 배터리 부품 사업을 위한 미국 현지법인 NVH USA를 설립했다. NVH USA는 자본금 300억원에 차입금 700억원을 더해 1000억원 규모의 생산공장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미국 정부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시행하면서 국내 완성차 업계가 현지에서 전기차 생산 인프라를 구축하기로 한 데 따른 투자다. 지난해 매출액 1조230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15.1% 늘었다. 미국 공장을 통한 납품이 이뤄지는 내년부터 매출액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다.
조달 자금 가운데 나머지 61억원은 고금리 차입금 300억원 가운데 일부를 상환하는 데 쓴다. 엔브이에이치자산유동화제오차 ABL 장기유동화차입금으로 만기는 2025년 2월27일이다. 이자율은 8.3%로 일부를 상환해 이자 비용을 줄일 계획이다. 이사회에서 자금조달 안건을 결의했을 때는 100억원을 상환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증자 규모가 줄면서 상환 자금을 축소했다.
엔브이에이치코리아 연결기준 차입금 규모는 2020년 3546억원, 2021년 3972억원, 2022년 4627억원으로 꾸준하게 늘고 있다. 올해 1분기 기준 차입금은 5118억원에 달한다. 차입금 가운데 1년 이내 만기가 도래하는 단기성 차입금 규모는 전체 차입금 중 66.71%다. 차입금 평균 이자율은 4.93%로 지난해 3.73%보다 1.2%포인트 상승했다. 올해 1분기 이자비용은 6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6억원보다 큰 폭으로 늘었다.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이자보상배율은 지난해 3.08배에서 올해 1분기 2.20배로 낮아졌다.
올해 1분기 기준 부채비율과 유동비율은 각각 270.24%, 82.43%다. 회사 측은 유동비율이 100% 미만으로 유동성 위험이 높은 상태라며 지속해서 설비 투자가 필요한 자동차부품 산업 특성상 유동성이 일시에 악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해외 법인이 많아 국제 정세 영향을 받는다. 주관사는 "33개 종속회사 가운데 12개 종속회사가 해외종속기업"이며 "해외종속기업의 차입금은 원화로 환산시 총 1614억원 규모로 해당 국가 경제 상황과 관련해 환율로 인한 외환환산손실 리스크가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2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면서 러시아에 있는 NVH RUS 공장 가동률이 20% 이하로 떨어졌다. 지난해 러시아와 관련 생산설비에서 총 108억4100만원의 손상차손을 인식했다. 우크라이나 분쟁이 장기간 이어지면서 재무상황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박형수 기자 parkh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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