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때보다 어렵다"…악재 속 불투명해진 尹의 휴가
윤석열 대통령이 올해 여름 휴가 일정을 최소화할 방침이다. 애초 7월 말~8월 초 사이에 휴가를 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왔지만 불투명해진 상태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호우와 재난 대비가 우선”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주말 늦은 밤까지 호우 관련 보고를 받는 등 재난 대비에 총력을 기울였다.
윤 대통령의 ‘휴가 일정’이 주목받는 건 대통령의 여름 휴가가 새로운 정국 구상과 변화의 계기가 된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은 지지율이 20%대 중반까지 하락했던 지난해 8월 초 휴가를 다녀온 뒤 홍보수석을 교체(최영범→김은혜)하고 국정기획수석 자리를 신설해 현 이관섭 수석을 임명하는 인사를 단행했다. 최근 여러 악재속에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30%대 중반에 머물고 있다. 그래서 대통령실 내부에선 그때와 마찬가지로 “돌파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장마와 이어진 수해가 정권엔 일단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다. 23일로 예정됐던 고위 당정회의도 갑작스럽게 취소됐다. 애초 정부와 여당은 “비가 오더라도 고위 당정을 진행하자”는 취지로 의견을 모았다고 한다. 하지만 당일 오전 취소를 결정했다. 여권 관계자는 “오송 지하차도 참사 등 여론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정치 일정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고 말했다. 당정은 이날 극한 호우에 대응하는 국무총리 직속 민관 합동기구 신설을 발표하려했다.
수해뿐만이 아니다. 여권 내부에선 이달 초 윤 대통령이 리투아니아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 참석 당시 빚어진 김건희 여사의 쇼핑 논란과 대통령 관저 선정 과정에 풍수 전문가인 백재권 교수가 참여한 사실도 부담스럽게 바라 보고있다. 이미 야당에선 “풍수지리가 국정에 개입했다”며 맹공을 퍼붓는 상황이다. 정부는 방류를 앞둔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여권 관계자는 “총선이 훨씬 더 가까워졌다는 점에서 이태원 참사 때보다 어려운 국면이란 위기감이 여권 내부에 있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사안별로 ‘원칙 대응’에 입각해 정면 돌파하겠다는 입장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수해 피해를 입은 이들을 위해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예산을 동원해 최대한의 피해보상을 해 나가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이동관 이번주 지명 가능성=한편 윤 대통령은 이르면 이번 주 중 이동관 대통령실 대외협력특보를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로 지명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현재 공석인 한국전력사장을 발표할 가능성도 있다. 한전사장으론 김동철 전 의원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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