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5만평 공장서 마이크로단위 '양극재 분투'…포스코퓨처엠 광양 공장
①포스코퓨처엠 광양 양극재 공장 견학
차세대 배터리 기술 '단결정 양극재'공개
CCTV 2000개·에어슈팅으로 품질관리
"양극재 공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이물질 관리입니다. 수분이나 이물질이 조금이라도 들어가면, 균열이 생기거나 품질이 저하됩니다. 이물질은 15ppb(10억분의 1을 나타내는 단위) 이하가 되도록 품질을 관리하고 있습니다. 10억개의 입자 중 이물질은 15개도 안 되는 것입니다."(손동기 포스코퓨처엠 양극소재실장)
지난 20일 오후 전남 광양시 율촌산업단지 내 포스코퓨처엠 양극재 공장. 약 16만5203㎡(약 5만평) 규모, 축구경기장 약 23개를 합친 크기의 양극재 공장에서는 역설적이게도 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1m·㎛) 단위의 차이를 극복하기 위한 분투가 펼쳐졌다. 이날 국내 양극재 기업들이 최근 앞다퉈 상용화하고 있는 단입자 양극재가 세상에 처음으로 공개됐다.
차세대 배터리 첫걸음 '단입자 양극재' 생산 나선 포스코퓨처엠
양극재는 배터리 원가의 약 40%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소재다. 최근에는 주행거리와 출력을 늘리는 소재인 ‘니켈’의 함량을 80% 이상으로 늘린 '하이니켈 양극재'가 각광받고 있다. 하지만 니켈은 불안정한 소재라 열이나 충격에 취약하고, 폭발의 위험이 있다. 니켈 함량이 높아지면 이같은 불안정성이 커지는데 이를 보완하는 것이 단입자 기술이다.
포스코퓨처엠은 단입자 양극재가 향후 배터리 시장을 선도할 것으로 내다봤다. 손동기 실장은 "양극재 시장에서 니켈 함량 90%를 넘기는 것이 중요하지는 않다고 본다"며 "오히려 니켈 함량이 60~70%인 '미드 니켈'에 주행거리와 수명을 늘리는 단입자 기술이 더해진 양극재가 각광받으리라고 본다"고 말했다.
기존 양극재는 2㎛ 크기의 금속 입자들을 작게 뭉쳐 만든 다입자(다결정·10㎛ 안팎) 형태인데 배터리가 사용될 때 입자 사이로 리튬 이온이 드나들면서 틈이 벌어지고 가스가 발생한다. 가스 발생이 늘면 배터리 내부가 부풀어 오르는(Swelling·스웰링) 현상이 일어난다. 이로 인해 분리막의 파손, 전해액 누출, 심하면 배터리 화재까지 발생하는 것이다. 배터리 수명이 줄어들게 되는 주된 원인이기도 하다. 반면 단입자 양극재는 4㎛ 크기로 니켈, 코발트, 망간 등 여러 금속을 하나의 입자 형상으로 만든 것이다. 내구성이 높고 가스 발생이 적다. 안정성을 높이고 배터리 수명을 기존보다 늘릴 수 있다.
포스코퓨처엠은 양극재 생산을 위해 까다로운 품질 관리를 하고 있다. 특히 많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단입자 양극재는 공정상 까다로운 측면이 많았다. 최욱 포스코퓨처엠 광양 양극재생산부장은 "단입자 양극재는 입자가 커 불필요한 공간을 줄여 에너지 밀도를 높일 수 있다"면서도 "(단입자 양극재는) 입자당 크기가 커, 외부와 접촉하는 표면적도 큰데 (양극재 내) 리튬이 수소·산소 등과 잘 반응해 불량품을 만든다. 가열 온도도 기존 대비 100도 이상 높여야 한다”고 품질관리의 어려움을 털어놨다. “온도와 습도 등 공정 환경을 더욱 세심하게 제어해야 한다. 품질관리에 어려운 측면이 있다”는 설명이다.
포스코퓨처엠은 양극재 생산을 위해 까다로운 품질 관리를 하고 있다. 특히 많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단입자 양극재는 공정상 까다로운 측면이 많았다. 최욱 포스코퓨처엠 광양 양극재생산부장은 "단입자 양극재는 입자가 커 불필요한 공간을 줄여 에너지 밀도를 높일 수 있다"면서도 "(단입자 양극재는)입자당 크기가 커, 외부와 접촉하는 표면적도 큰데 (양극재 내)리튬이 수소·산소 등과 잘 반응해 불량품을 만든다. 가열 온도도 기존 대비 100도 이상 높여야 한다”고 품질관리의 어려움을 털어놨다. “온도와 습도 등 공정 환경을 더욱 세심하게 제어해야 한다. 품질관리에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치즈빵과 비슷한 양극재 공정…2000개 CCTV·자동화 창고 등 까다로운 품질 관리
포스코에서는 양극재 공정을 '치즈빵'에 비유하곤 한다. 빵의 원재료가 되는 '밀가루'(리튬·니켈·망간·코발트 등)를 투입하면, '반죽(혼합·원료를 혼합하는 공정)'을 먼저 한다. 이 반죽은 적당한 온도와 시간으로 구워지게 되는데 이를 '소성'이라고 한다. 이후에는 열처리(제품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높은 열로 표면을 코팅)와 블랜딩(포장 단위에 맞게 제품을 혼합하는 단계) 등의 후처리 과정을 거쳐 최종 제품으로 세상에 나간다. 포스코퓨처엠의 양극재 공정은 '치즈빵(양극재)'에 '먹을 수 없는(불량품을 만드는) 이물질'을 최소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손동기 실장은 "품질 관리와 생산성 향상을 위해 포스코 제철소에 적용됐던 제조시스템(MES)과 로봇을 동원해 대부분의 공정을 자동화했다"며 "공장 내에 CC(폐쇄회로)TV 2000개를 설치해 설비 이상·이상 행동이 포착되면 자동으로 운전실 내에 빨간불이 들어와 알리게 돼 있다"고 말했다.
품질 관리를 위해서 공정 내 샘플을 빠르게 검사하는 체계도 갖췄다. 최 부장은 “최대 1㎞까지 떨어진 각 공정 라인과 품질분석실을 연결하는 파이프 라인을 만들어놨다"며 "한쪽에 압력을 가해서 공기로 이동을 시켜 1㎏정도 되는 샘플 캡슐을 분석실까지 가져온다. 포스코퓨처엠만의 '에어슈팅'기술"이라고 말했다. 각 층별로 빨강·노랑·파랑 등으로 구분한 샘플은 입자 크기·성분 비율·수분 함량 등을 실시간으로 분석한다.
완성된 양극재와 원료를 보관하는 '자동화 물류 창고'에서도 포스코퓨처엠의 기술력이 돋보였다. 20m 높이, 바닥면적 5340㎡(약 1615평)의 창고에는 최대 1만2000t의 양극재와 원료를 보관할 수 있다. 개당 무게가 1t에 달하는 '톤백'에 담긴 양극재는 철제 구조물을 따라 오르내렸고 12대의 무인운반차(AGV)에 의해 공정과 출하단계로 옮겨졌다. 최 부장은 "만에 하나 톤백이 찢어지는 등 사고에 대비해 창고에는 항온·항습 장치 6대가 가동하고 있다"며 "광양 공장은 1~4단계로 공장이 나눠져 있는데 각 단계별로 이같은 자동화 창고를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韓 양극재 생태계 대표 공장, '모델 공장'되다
포스코퓨처엠의 광양 양극재 공장은 연간 9만t의 양극재를 생산할 수 있다. 단일 공장 기준 세계 최대 규모로 전기차 100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양이다. 2019년 7월부터 4단계에 걸쳐 완성됐다. 단계별로 생산 규모를 늘렸고 제품 라인업도 확장했다.
1·2단계를 합쳐 1공장으로 부르는데 양극재 3만t을 생산한다. 1단계는 한라인당 2500t씩 2개라인을 가동하고 있다. 2단계는 한 라인당 생산 규모를 5000t으로 늘리고 생산 라인도 5개로 늘렸다. 주로 니켈 함량 65%이상인 NCM(니켈·코발트·망간) 양극재를 생산해 LG에너지솔루션의 폴란드 공장 등에 납품한다.
3·4단계를 합쳐부르는 2공장은 지난해 11월 준공됐다. 1공장에 비해 생산규모는 2배로 늘어 총 6만t 양극재를 생산할 수 있다. 한 라인당 1만t의 양극재를 생산할 수 있고 단입자 양극재와 NCMA(NCM에 알루미늄을 추가)·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양극재 등 생산 제품도 다양해졌다. 2공장 생산 제품은 미국으로 수출된다. GM과 LG에너지솔루션이 고객사다.
손동기 실장은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이 배터리 양극재는 FTA체결국에서 생산해도 보조금을 줄 수 있도록 규정하면서 국내에서 양극재 사업을 확대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며 "(광양 양극재 공장은)리튬·니켈과 같은 원료부터 전구체(양극재 원료)·배터리 재활용·양극재에 이르는 생태계를 구축했고 글로벌 양산 능력 확대를 위한 '모델 공장'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광양=정동훈 기자 ho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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