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휴가와 함께 클래식 즐기려면? 평창·전주·부산으로
전주비바체실내악축제·부산GMC서머페스티벌은 무료 진행
유럽의 여름은 클래식 음악 축제의 계절이다. 시즌제를 채택하고 있는 공연장이 문을 닫는 대신 휴양지나 유적지에서 콘서트나 오페라가 올라가기 때문이다. 오스트리아의 잘츠부르크 페스티벌과 브레겐츠 페스티벌, 스위스의 루체른 페스티벌과 베르비에 페스티벌, 이탈리아의 아레나 디 베로나 페스티벌, 프랑스의 오랑주 오페라 페스티벌 등은 대표적이다. 그리고 이들 페스티벌에서 올라가는 공연 가운데 상당수는 야외에서 열린다.
한국의 경우 비가 많은 여름 날씨와 길지 않은 바캉스 기간 때문에 유럽 같은 클래식 음악 축제는 없다. 하지만 지역에서 휴식·관광을 하면서 클래식을 즐길 수 있는 축제들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평창대관령음악제, 부산GMC서머페스티벌, 전주비바체실내악축제는 대표적이다.
오는 26일부터 8월 5일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 일대에서 열리는 평창대관령음악제는 번잡한 도시를 벗어나 휴식을 취하고 싶은 이들에게 제격이다. 20회째인 올해는 제4대 예술감독으로 위촉된 첼리스트 양성원이 프로그램 기획을 맡았으며, ‘자연’이라는 테마에 어울리는 레퍼토리들을 선보일 예정이다. 특히 야외공연장인 ‘알펜시아 뮤직 텐트’에서 펼쳐지는 공연은 자연의 소리와 함께 클래식을 들을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다. 뮤직 텐트는 특수 천막으로 지붕이 덮여 있는 공연장으로 바람이나 빗소리 등 외부 소리가 들리는 구조다.
올해 축제에는 양성원을 비롯해 바이올리니스트 기욤 쉬트르 박지윤 양인모 이지윤 임지영, 비올리스트 김상진 김세준, 첼리스트 최하영과 미치아키 우에노, 피아니스트 로데릭 채드윅 김정원 김태형 문지영 신창용 윤홍천, 클라리네티스트 김한, 호르니스트 유해리, 기타리스트 호세 마리아 가야르도 델 레이, 소프라노 서예리 서선영, 피아노 듀오인 신박 듀오, 현악사중주단 노부스 콰르텟과 아레테 콰르텟, 지휘자 최수열 정주영 등 국내외 정상급 아티스트들이 참여한다. 또 모스크바 출신 첼리스트이자 지휘자인 드미트리 야블론스키가 이끄는 우크라이나의 키예프 비르투오지의 무대도 기대된다. 이외에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와 원주시립교향악단 그리고 평창 페스티벌 오케스트라의 무대가 펼쳐진다.
또한, 형식과 제약 없이 관객과 아티스트가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아티스트와의 커피’와 ‘수학자 김민형 교수의 렉처’와 ‘와인 아카데미’ 등 음악제 기간동안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부대행사도 마련됐다.
한옥마을과 먹거리로 유명한 전주에서도 2017년부터 매년 7월 클래식 축제가 열리고 있다. 오는 26~29일 전주 기린봉 자락에 있는 세계평화의전당에서 열리는 전주비바체실내악축제가 그 주인공. 올해 7회째로 현대와 전통이 어우러진 전주의 도시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는 한편 시민들에게 수준 높은 클래식 음악을 만끽할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시작됐다. 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무료인 만큼 축제 기간 전주를 찾는 관광객이라면 한번 관람해도 좋을 듯하다.
서울대 음대 학장인 비올리스트 최은식이 예술감독을 맡고 있는 전주비바체실내악축제의 올해 주제는 ‘끝없는 이야기’다. 바이올리니스트 김다미 유성민 김정연 양고운 조성연, 비올리스트 최은식 이수민 홍진선 서수민, 첼리스트 오지현 최정주 김세현, 피아니스트 김태형 서형민 등 국내 정상급 연주자들이 출연한다. 이들 연주자는 같은 기간 마스터클래스를 진행해 재능있는 영재를 발굴할 예정이다.
지난 22일 부산의 복합문화공간 F1963 내 금난새뮤직센터(GMC)에서 개막한 ‘부산GMC서머페스티벌’도 현지 주민은 물론 관광객이 즐기기에 좋은 축제다. 수영구에 위치한 F1963은 광안리해수욕장 등 바다와 멀지 않다. 오는 30일까지 모두 무료로 진행되는 페스티벌은 금난새뮤직센터, 아트 라이브러리 등에서 9일 동안 오전 마티네 공연(오전 11시)과 저녁 공연(오후 7시 30분) 두 차례로 나눠서 총 19회의 음악회가 준비된다. 이 중 마지막 이틀은 오후 공연(오후 4시)을 포함해 하루 세 번 열린다.
F1963은 고려제강이 2016년 부산비엔날레를 계기로 옛 공장에 만든 복합문화공간이다. 2021년 4월 이곳에 GMC를 연 뒤 60회 이상의 콘서트를 열고 청소년 오케스트라 아카데미와 바이올린 아카데미 등 음악교육 프로젝트도 함께 진행해 왔다.
2회째인 올해 페스티벌에는 지휘자 금난새와 12개 실내악 팀 등 60여 명의 음악가가 참여한다. 솔로부터 체임버 오케스트라, 클래식부터 재즈까지 다양한 규모와 장르의 음악을 선사한다. 연주자로는 바이올리니스트 김다미 김재원 백주영, 첼리스트 이정현 주연선, 피아니스트 일리야 라시콥스키 서형민, 반도네온 연주자 후안 파블로 호프레, 현악사중주단 리수스 콰르텟, 뉴월드 체임버 오케스트라 등이 참여한다. 일본 피아니스트 가즈사 사가와, 영국 피아니스트 일라이어스 애컬리도 무대에 선다.
장지영 선임기자 jy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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