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서 발송 대만 경유… 온라인 쇼핑 조작 ‘브러싱 스캠’ 의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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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국민을 독극물 테러 공포에 휩싸이게 한 '괴소포'에 기재된 발송지는 3년 전 미국과 캐나다를 불안에 떨게 했던 '씨앗 소포'의 발송지 주소와 같다.
대만 중시신문망에 따르면 부총리 격인 정원찬 행정원 부원장은 "1차 조사 결과 이 소포는 중국 광둥성 선전에서 경유 우편으로 대만에 보내졌고 대만 우체국을 거쳐 다시 한국으로 발송됐다"며 "끝까지 추적 조사해 사건의 실체를 명확하게 파헤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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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공안부에 수사 공조 요청
독극물 등 실제 피해 사례는 없어
많은 국민을 독극물 테러 공포에 휩싸이게 한 ‘괴소포’에 기재된 발송지는 3년 전 미국과 캐나다를 불안에 떨게 했던 ‘씨앗 소포’의 발송지 주소와 같다. 당시 미국은 이를 ‘중국발 브러싱(판매 실적을 부풀리기 위한 무작위 배송) 스캠’으로 잠정 결론을 내렸었다. 한국 경찰도 최근의 정체불명 소포 파동에 대해 우선 브러싱 스캠 쪽에 무게를 두고 발송자 추적 등을 진행 중이다.
경찰청은 정체불명 소포 최초 신고지였던 울산 장애인복지시설에 배송된 소포 2개의 발송자를 추적하기 위해 중국 공안부에 수사 공조를 요청했다. 소포에는 ‘CHUNGHWA POST’, 발신지로 ‘P.O.Box 100561-003777, Taipei Taiwan’이라고 적혀 있었다. 대만에서 발송된 것이지만, 경찰 조사 결과 최초 발신지는 중국 선전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화물우편 방식으로 선박을 통해 대만으로 보내진 뒤 중화우정(대만 우정사업본부)을 경유해 항공편으로 한국으로 발송된 것으로 파악됐다.
대만 당국 역시 정체불명 소포 발송지로 중국을 지목했다. 한국에 발송된 소포들은 경유 우편이기 때문에 세관 검사 등 대만 반입 절차는 거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 중시신문망에 따르면 부총리 격인 정원찬 행정원 부원장은 “1차 조사 결과 이 소포는 중국 광둥성 선전에서 경유 우편으로 대만에 보내졌고 대만 우체국을 거쳐 다시 한국으로 발송됐다”며 “끝까지 추적 조사해 사건의 실체를 명확하게 파헤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주재 대만대표부도 성명을 통해 “해당 소포는 중국에서 최초 발송돼 대만을 경유한 뒤 한국에 최종 도달했다”고 밝혔다.
앞서 2020년 7월 미국과 캐나다 등에서도 중국 쑤저우발 정체불명의 소포로 한바탕 소동이 일었었다. 당시도 대만을 경유해 유입된 것들이었다. 소포에 적힌 품목명은 보석, 장난감 등이었지만 실제 내용물은 작물 씨앗이었다. 중국발 생화학 테러일 수 있다는 우려까지 제기됐지만, 미 농무부는 조사 결과 브러싱 스캠 외 다른 행위로 볼 만한 증거가 없다고 밝혔다. 최근 나흘간 국내에서 유포된 괴소포에 적힌 발송지도 3년 전 캐나다로 보내졌던 괴씨앗 소포 발송지와 동일한 것으로 전해졌다.
브러싱 스캠은 이베이나 아마존 등 대형 온라인쇼핑 플랫폼의 일부 판매업자가 사용하는 수법으로, 무작위로 물건을 발송한 뒤 수신자를 가장해 상품 리뷰 등을 올려 판매 실적과 평점을 조작하는 식이다. 실제 배송이 이뤄져야하기 때문에 판매업자들은 값싼 물건을 넣거나 아예 아무것도 없는 빈 소포를 보내기도 한다.
국내의 경우도 수거된 소포 대부분이 빈 상태였고, 일부는 비닐 재질 충전재나 립밤 등 저렴한 물건이 담겨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까지 무작위 테러를 의심할 혐의는 극히 낮다는 게 관계 당국의 판단”이라며 “다만 국제공조를 통해 원발송지에 대한 추적을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백재연 기자, 베이징=권지혜 특파원 energ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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