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순항미사일… 北, SSBN 보란 듯 열흘간 ‘패키지 도발’

정우진,권중혁 2023. 7. 24. 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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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최근 미국 전략핵잠수함(SSBN)의 부산 입항에 반발해 미사일 '패키지 도발'을 벌이며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ICBM은 미국 본토를 때릴 수 있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차원이고, 단거리탄도미사일은 비행거리상으로 SSBN이 입항한 부산작전기지를 노렸다"면서 "이번 순항미사일 역시 SSBN이든 항공모함이든 북한 해역에 진입하는 전략자산에 대해 자신들도 응전할 무기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북한식 언어법'"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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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종류 미사일 발사 무력시위
북한이 서해상으로 순항미사일 여러 발을 쏘아 올린 22일 서울역 대합실 TV로 관련 뉴스가 보도되고 있다. 북한은 19일 동해상으로 단거리탄도미사일 2발을 쏜 지 사흘 만에 순항미사일을 발사했다. 연합뉴스

북한이 최근 미국 전략핵잠수함(SSBN)의 부산 입항에 반발해 미사일 ‘패키지 도발’을 벌이며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 지난 12일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을 시작으로 단거리탄도미사일(19일), 순항미사일(22일) 등 열흘간 3차례 서로 다른 종류의 미사일을 쏘며 무력시위에 나선 것이다.

북한이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미사일들을 연거푸 쏘아 올린 것은 한·미 핵협의그룹(NCG) 출범과 미 SSBN의 부산 입항 등 한·미의 확장억제 강화 기조에 맞불을 놓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23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북한의 핵능력을 총합해도 SSBN 1대를 당할 수 없는 데다 북한으로선 전혀 탐지·식별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SSBN은 공포의 대상”이라며 “SSBN의 한반도 전개로 자신들의 핵능력이 상쇄될 우려가 있으니 ‘우리도 핵을 탑재해 타격할 능력이 있다’고 대응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합동참모본부는 지난 22일 오전 4시쯤부터 북한이 서해상으로 발사한 순항미사일 수 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순항미사일은 탄도미사일보다 파괴력은 낮지만, 저고도로 비행하며 표적을 정밀타격할 수 있다. 북한은 지난 3월 함경남도 함흥 일대에서 모의 핵탄두를 탑재한 전략순항미사일 ‘화살-1형’과 ‘화살-2형’을 발사해 고도 600m에서 공중 폭발시켰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번 미사일이 화살-1형이나 화살-2형이 맞는다면 한반도 전역과 주일 미군기지에 대한 핵공격 능력을 갖추고 있음을 과시하려 한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북한은 ‘말폭탄’을 던진 뒤 미사일 도발에 나서는 패턴을 보이고 있다. 12일에는 미국의 대북 정찰 활동을 비난하며 화성-18형을 발사했고, 19일엔 NCG 첫 회의 개최와 SSBN 한반도 전개 등에 강하게 반발하는 담화를 낸 뒤 단거리탄도미사일을 쐈다. 북한은 또 순항미사일 도발 이틀 전인 20일엔 국방상 명의 담화를 통해 SSBN의 부산 기항이 자신들의 ‘핵무기 사용 조건’에 해당한다고 위협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ICBM은 미국 본토를 때릴 수 있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차원이고, 단거리탄도미사일은 비행거리상으로 SSBN이 입항한 부산작전기지를 노렸다”면서 “이번 순항미사일 역시 SSBN이든 항공모함이든 북한 해역에 진입하는 전략자산에 대해 자신들도 응전할 무기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북한식 언어법’”이라고 분석했다. 홍 실장은 이어 “순항미사일 수 발을 쐈다는 건 접근하는 적의 함대나 항모에 쏘는 개념”이라며 “동해든 서해든 상대에게 접근하지 말라는 ‘반접근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이 추가적으로 고강도 도발에 나설 우려도 여전하다. 북한이 대대적 경축 행사를 예고한 오는 27일 전승절(정전협정체결일) 70주년 전후, 대규모 한·미 연합훈련이 실시되는 다음 달 중순 등이 추가 도발 시점으로 꼽힌다. 북한은 전반기 한·미 연합훈련이 진행됐던 지난 3월에도 2~3일 간격으로 다양한 기종의 미사일을 쏘아 올리며 타격 능력을 과시했다.

군 관계자는 “한·미 간 긴밀하게 공조하면서 만반의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으며 북한의 추가 도발 징후와 활동을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우진 권중혁 기자 uz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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