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년 장기집권 훈 센, 45세 아들 마넷에 권력 세습

송태화 2023. 7. 24. 04:05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38년간 캄보디아를 통치해온 훈 센(70) 총리의 임기 연장을 결정하는 총선이 23일 실시됐다.

선거가 끝나면 아시아 최장수 철권통치 기록을 작성한 훈 센 총리의 퇴장과 그의 맏아들 훈 마넷(45) 캄보디아군 부사령관의 총리 취임이 진행될 전망이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23일 총리 임기 연장 총선서 압승
선거 전 장남에 총리직 승계 공언
美 육사 출신… “내부 격변” 전망도
훈 센(오른쪽) 캄보디아 총리가 총선 당일인 23일(현지시간) 수도 프놈펜의 한 투표소에서 투표를 마치고 나와 부인 분 라니 여사와 함께 잉크가 묻은 검지를 치켜들고 있다. AP연합뉴스


38년간 캄보디아를 통치해온 훈 센(70) 총리의 임기 연장을 결정하는 총선이 23일 실시됐다. 이번 선거는 훈가(家) 권력 세습의 시작점으로 평가된다. 선거가 끝나면 아시아 최장수 철권통치 기록을 작성한 훈 센 총리의 퇴장과 그의 맏아들 훈 마넷(45) 캄보디아군 부사령관의 총리 취임이 진행될 전망이다.

캄보디아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오전 7시부터 오후 3시까지 전국 2만3789곳 투표소에서 총선을 진행했다고 밝혔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최종 투표율은 84.2%로 집계됐다. 19개 정당 소속 후보들이 전체 125석을 놓고 결전을 치렀지만 훈 센 총리가 이끄는 집권 캄보디아인민당(CPP)을 견제할 대항마가 없어 일말의 긴장감도 느껴지지 않았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훈 센 총리에 반대하는 전 캄보디아구국당(CNRP) 출신 인사들이 만든 촛불당(CP)은 총선에 참여하지 못했다. 지난 5월 캄보디아 선거관리위원회는 CP가 필요한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다며 총선 참여 자격을 박탈했다. 훈 센 총리의 최대 정적으로 여겨지는 삼 랭시 전 CNRP 대표는 프랑스에 망명한 상태다.

이산 CPP 대변인은 개표가 시작되고 얼마 뒤 기자회견을 열어 “압승을 거뒀다”고 선언했다. 훈 센 총리는 집권을 5년간 연장할 수 있게 됐지만 그는 선거 전 연임에 성공하면 장남인 마넷 부사령관에게 총리직을 물려주겠다고 공언했다. 캄보디아 총리는 국왕이 국회 제1당의 추천을 받아 지명한다.

호주 라트로브대에서 캄보디아 정치체제를 연구해온 고든 코노치는 “훈 센 총리는 자신이 아직 신체적·정신적으로 건강할 때 권력을 이양해야 아들을 내부 도전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뉴욕타임스(NYT)에 말했다.

훈 센 총리의 장남인 훈 마넷 캄보디아군 부사령관이 부인과 함께 투표함에 투표용지를 넣는 모습. EPA연합뉴스


마넷 부사령관은 1999년 미국 육군사관학교(웨스트포인트)를 졸업한 뒤 중위로 입관해 쾌속 진급을 거듭했다. 40대에 캄보디아 육군 참모총장 겸 군 부사령관에 올랐으며 2018년부터는 CPP의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중앙위원회 상임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2002년 뉴욕대에서 경제학 석사, 2008년 영국 브리스톨대에서 경제학 박사를 취득했다.

마넷 부사령관의 총리 부임은 훈 센 체제의 연장을 의미한다. 캄보디아 전문가인 아스트리드 노렌-닐슨 스웨덴 룬드대 교수는 “마넷 부사령관이 총리가 되더라도 아버지와 긴밀히 협력할 것으로 보인다”며 “정책 방향에 큰 차이가 없을 것”이라고 워싱턴포스트(WP)에 말했다.

다만 마넷 부사령관이 아버지 후광을 등에 업어 정치적 기반은 갖췄더라도 정치 지도력을 발휘한 경험이 없어 내부 분열이 발생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세습 조건은 완성됐지만 변수가 많아 훈 센 총리가 꿈꾸는 절대권력을 장담할 수는 없다는 얘기다. NYT는 “훈 센 총리의 권력 장악력이 느슨해지면서 앞으로 내부 격변의 길이 열릴 수 있는 위험한 시기가 찾아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