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셋 코리아] 호주와 연대 강화해 한국의 위상 높여야

2023. 7. 24. 0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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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전 국회의원

호주 정부의 특별 방문객 프로그램으로 호주에 다녀왔다. 이번 방문을 통해 호주는 상호 국익 측면에서 더 가까워져야 하는 나라라는 생각이 강해졌다.

호주는 자유민주주의 국가로, 우리와 가치를 공유하는 아시아·태평양의 핵심 국가다. 오커스(AUKUS, 미·영·호주 외교안보 3자 협의체)의 일원인 호주의 인도·태평양 전략은 윤석열 정부의 인태 전략과 크게 다르지 않아 국방·안보 측면에서 절대적 협력자가 될 수 있다. 호주는 리튬·철강석 등 핵심 광물자원이 풍부해 안정적 공급망 구축이라는 경제안보 측면에서도 놓쳐서는 안 되는 파트너이다.

「 안보·경제 등 핵심 파트너 부상
인도·태평양 전략 등 가치 공유
K팝 인기 불구 한국 신뢰 낮아

김지윤 기자.

또 풍부한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하여 그린 수소를 생산하는 등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 측면에서도 매우 주요한 국가이다. 호주는 우리의 핵심 파트너로서 상호 협력이 강화되고 있는데, 두 나라는 보완적 측면이 있어 그 의의가 더 크다.

호주 인구는 우리의 절반, 국토는 우리의 77배, 1인당 국민소득은 우리의 1.7배인 5만6000달러에 달한다. 호주는 1, 3차산업 중심에서 빠르게 2차산업 발전에 집중하고 있다. 광물을 미가공 상태로 수출하던 과거와 달리 공동 탐사와 기술 협력을 강조하며 투자 유치에 힘쓰고 있다. 특히 핵심 광물자원이 풍부한 서호주주의 총리 로저 쿡은 방한을 계획하는 등 한국 기업의 투자 유치에 큰 관심을 보였다. 방위산업 협력에도 관심이 높았다. 다만 일방적 수출입 관계가 아니라 상호 운용성 확대를 강조하는 만큼 방산이든 자원이든 외교적 접근 방식이 요구된다.

호주와 중국의 관계는 유의해서 지켜볼 필요가 있다. 중국 의존도가 매우 높았던 호주는 지난 보수 정권에서 미국과의 동맹 전략상 중국의 비중이 다소 낮아졌다. 그러나 현재 집권당인 노동당 소속 유력 장관이 말했듯 지난 보수당 정부는 반중을 지나치게 정치적으로 이용했다고 하는 인식이 호주 여권에 형성되어 있어 대중국 수출입 의존도는 다시 높아질 수 있다.

호주 싱크탱크인 로위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호주인들은 일본(85%)을 가장 신뢰하고, 러시아(8%)·중국(15%)의 신뢰도는 가장 낮았다. 호주인들은 아시아 내 호주의 최고 우방국으로 일본(44%)을 꼽았지만, 한국은 4%에 그쳤다. 이는 중국(7%)보다 낮은 수준이다. 일부 호주 의원들은 넷플릭스에서 방영된 ‘더 글로리’를 즐겨본다고 하고, 블랙핑크 등 K팝을 언급했지만 이런 여론조사는 우리에게 많은 숙제를 주었다.

15년 만의 호주 방문에서 가장 인상적인 것은 원주민과의 포용·화해 정책이었다. 수도 캔버라의 의회 앞은 물론 시드니 하버 브리지 상단에는 호주 국기와 원주민기가 나란히 게양돼 있었다. 크고 작은 회의나 문화해설사 해설에 등장하는 “이 땅은 호주 원주민(First Nation)의 땅으로써…”라는 말에서 원주민에 대한 존중을 느낄 수 있었다.

호주의 첫 중국계·성소수자 외교장관인 페니 웡과 이에 대한 의견을 나누었다. 그는 호주 원주민의 권리를 헌법에 규정하는 데 관심이 많았지만 개헌 문제는 아직 용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원주민 헌법 조항 삽입 문제는 예우의 문제이자 소수자에 대한 인권의 문제로서, 호주는 지금 화해와 인권 두 측면에서 통합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호주의 변화를 보며 극단 대립으로 나뉜 대한민국을 생각해 봤다.

호주는 길지 않은 역사에도 일찌감치 국제사회에서 자유를 지키려는 선도 국가의 책임을 다하고 있다. 1차 세계대전부터 자유를 지키는 모든 전쟁에 파병했다. 의회 맞은편 전쟁기념관에는 역대 참전국들과 그 전쟁에서 희생된 병사들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퍼스의 킹스파크에는 나무 한 그루마다 참전용사 이름을 적어 놓았다. 호주는 6·25전쟁 때 5만명의 호주군 중 1만7000명을 파병했고, 1951년 4월 가평전투로 서울을 수호하는 데 결정적 전과를 올렸다. 지금도 우크라이나에 드론 등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자유·연대·희생·헌신이라는 키워드를 읽으며 호주와의 단단한 연대가 우리의 국익에 큰 기여가 될 것이라고 확신하게 됐다. 변화하는 국제 정세 속에 호주와의 연대 강화는 대한민국의 국제 위상과 외교력을 더욱 높이게 될 것이다.

※ 외부 필진 기고는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나경원 전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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