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븐틴 콘서트, 3만7000명 ‘떼창’ 고척돔을 메웠다
지난 2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의 열기는 폭염 경보가 내려진 바깥보다 뜨거웠다. 이날부터 이틀간 데뷔 8년 차 그룹 세븐틴이 ‘팔로우 투 서울’ 공연으로 3만7000여 명의 팬을 만났다.
무대에 자욱하게 깔린 구름 같은 연기 속에서 등장한 세븐틴은 미니 10집의 타이틀곡 ‘손오공’으로 공연의 문을 열었다. 지난 4월 발매된 미니 10집 ‘FML’은 600만장 넘게 팔려 나가면서 단일 앨범 기준으로 한국 가요 사상 최다 음반 판매량을 기록한 바 있다.
한복을 차용한 하얀 의상을 입은 12명의 멤버가 칼 같은 군무를 선보이며 공연 초반 분위기를 휘어잡았다. 최근 건강상의 이유로 활동을 잠정 중단한 멤버 승관은 무대에 오르지 않았다. 그는 이날 객석에서 공연을 지켜봤다. 공연 도중 멤버들은 몇 번씩 승관의 이름을 부르며 ‘보고 싶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13명 멤버, 팬덤(캐럿)과 함께 세븐틴의 17가지 요소를 구성하는 3개 유닛(보컬팀·퍼포먼스팀·힙합팀)의 무대가 공연을 다채롭게 꾸몄다. 보컬팀은 곡 ‘먼지’와 ‘바람개비’로 감미로운 화음을 만들었고, 이어 정장 차림으로 나타난 퍼포먼스팀의 관능적인 춤에 관객석에선 환호가 터져 나왔다. 거대한 지프차에 올라탄 채 등장한 힙합팀 멤버들은 강렬한 힙합 비트 속에서 수준급의 랩 실력을 뽐냈다.
‘홈런’ ‘레프트 앤 라이트’ ‘핫’ 등 일련의 대표곡 무대를 마친 멤버 호시는 “유명한 곡들이 많아지니까 공연이 점점 더 재밌어지는 것 같다. 역시 아는 맛이 무섭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번 서울 공연은 티켓 오픈과 동시에 모두 매진되면서 티켓 대란이 일었다. 팬클럽 회원을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좌석 결제 권한을 주고, 결제 후 약 일주일이 지나서야 좌석을 확인할 수 있는 ‘좌석 추첨제’를 진행해 팬들의 비판을 받기도 했다. 원하는 좌석을 지정해 결제하는 기존 방식이 아닌 소비자가 구매 조건을 모르는 채 돈을 지불해야 한다는 점에서 논란이 있었다.
이를 염두에 둔 듯 리더 에스쿱스는 “늘 팀에서 모니터링을 많이 하는데 캐럿(팬덤)들의 입장에서 이야기하고 있다”며 “화내고 싸우는 건 저희가 할 테니 콘서트 올 때는 기분 좋게, 행복하게 오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호시는 “이렇게 엄청난 경쟁률 속에서 와주셔서 감사하다”며 “K팝 가수가 한국에서 공연을 많이 못 해서 죄송하다”고 말했다.
서울 공연을 마친 세븐틴은 일본에서 공연을 이어간다. 9월 6~7일 도쿄돔을 시작으로 11월 사이타마 베루나돔, 나고야 반테린돔, 12월 오사카 교세라돔, 후쿠오카 페이페이돔 등 일본 5개 도시에서다.
10월엔 컴백도 앞두고 있다. 세븐틴 내 프로듀싱 멤버인 우지는 “‘손오공’ 나오고 바로 (새) 앨범 회의에 들어갔는데, 3연속 히트라는 예상치도 못한 큰 사랑을 받으니 부담이 됐다”고 털어놓으며 “‘이제 안 되겠구나’ 하는 생각도 했었는데 어리석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컴백 앨범에 대해 “잘 만들었다. 정말 멋지게 준비해서 돌아오겠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어환희 기자 eo.hwa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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