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우크라, 군사력 부족…러에 돌파구 만들기 어려워"
러시아에 빼앗긴 영토를 탈환하기 위한 우크라이나의 대반격이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는 가운데, 전세를 바꾸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미국 언론의 분석이 나왔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의 무기와 훈련 부족이 러시아와 전쟁을 교착 상태에 빠뜨릴 위험이 있다"고 보도했다.
WSJ는 "서방의 군 당국자들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군을 몰아내기에 필요한 포탄, 전투기 등 무기와 훈련이 부족하다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우크라이나가 용기와 지략으로 승리하기를 바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가 올해 전쟁에서 커다란 돌파구를 만들 것이라 전망하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미국은 최근 국제적 논란에도 집속탄을 우크라이나에 지원했다. 프랑스도 우크라이나에 순항 미사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서방 국가들의 지원이 이어지고 있지만 우크라이나의 군사적 능력은 역부족이라는 것이 WSJ의 분석이다.
우크라이나가 한계에 직면할 수 밖에 없는 이유로는 내년 치러지는 미국 대선 등을 언급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내년 재선 도전에 미칠 영향을 생각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대규모 군사 지원에 조심스러운 모양새이고, 유럽 국가들의 우크라이나 지원도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다.
반면 러시아는 병사들의 낮은 사기 등 문제가 있지만 오랫동안 구축한 지뢰, 참호 등 강력한 방어 시설로 우크라이나군의 공격을 저지할 여력이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최근 우크라이나를 다녀온 군사분석가 프란츠 스테판 가디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방어망을 뚫기를 원한다면 정말로 군사작전의 규모를 확대하고 (군사작전을) 동시에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우크라이나는 보병 중대 단위의 소규모 작전을 순차적으로 전개하면서 러시아군에 별다른 충격을 주지 못하고 있는데, 전술을 변경해야 전세를 바꿀 수 있다고 조언한 것이다.
WSJ는 특히 우크라이나의 공군력 열세를 지적했다. "서방의 어떤 군대도 하늘을 장악하지 않은 채 확실히 자리 잡은 방어망을 뚫으려고 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다.
영국 싱크탱크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의 더글라스 배리 선임연구원은 "러시아는 지금 항공 자산을 적절하게 활용할 수 있다"며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체에 대한 공군력이 우월하지는 않지만 방어 측면에서는 훨씬 유리하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전장에서 우크라이나군의 공격을 막는데 드론(무인기)과 헬기를 적극적으로 투입하고 있다.
반면 우크라이나군은 옛 소련 시절 제작된 전투기와 헬기를 갖고 있지만 그 수가 많지 않고 서방에 요청한 F-16 전투기를 전달받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이런 가운데 미국 CNBC 방송은 지난 21일 "군사전문가들 사이에서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방어망을 뚫고 영토를 탈환할 기회의 창이 곧 닫힐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군사분석가인 로찬컨설팅의 콘래드 무지카 회장은 "우크라이나가 탄약이 다 떨어지고 더는 총포로 싸울 수 없는 지경에 이를 때까지는 길어봤자 3개월 남았다고 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CNBC에 말했다.
하수영 기자 ha.su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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