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목에 오륜기 새긴 김우민, "아시안게임 금메달 걸고 올림픽까지"
"세계적인 선수들과 함께하니 레이스가 즐거워서 더 기록이 잘 나온 것 같아요."
한국 자유형 중장거리의 간판 김우민(22·강원도청)은 하루에 두 차례 자신의 최고 기록을 경신한 뒤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목표로 삼았던 3분 43초대 진입까지 성공해 더 뿌듯한 듯했다.
김우민은 23일 일본 후쿠오카 마린메세 후쿠오카홀에서 열린 2023 세계수영선수권 경영 남자 자유형 400m 결선에서 3분 43초 92로 터치패드를 찍어 5위에 이름을 올렸다. 김우민이 자유형 400m에서 3분 43초대에 진입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김우민은 이날 오전 열린 예선에서도 3분 44초 52를 기록해 자신의 종전 최고 기록(3분 45초 59)을 1초 이상 앞당겼다. 불과 10시간 만에 또 한 번 개인 최고 기록을 작성하면서 최고의 컨디션을 뽐냈다.
김우민은 "오전에 개인 기록을 경신한 뒤 회복에 최대한 중점을 두고 시간을 보냈다. 오후에 몸을 풀 때도 몸 상태가 좋은 게 느껴졌다"며 "(세계 정상급 기록에) 한 발, 한 발 다가가고 있는 게 느껴져서 좋은 자극이 됐다. 더 열심히 하고 싶은 마음이 커졌다"고 털어놨다.
김우민은 자유형 400m 최강자였던 박태환의 뒤를 이을 재목으로 꼽힌다. 지난해 헝가리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 자유형 400m에서 3분 45초 64로 6위에 오르는 파란을 일으켰다. 올해 3월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3분 45초 59의 개인 최고 기록을 작성한 뒤 4개월 만에 세계선수권에서 자신의 한계선을 두 번 연속 뛰어넘었다.
아직 박태환의 최고 기록(3분 41초 53)과는 거리가 있지만, 이번 대회 결과로 기대감을 더 키웠다. 김우민은 "내 우상이었던 박태환 선배님의 기록에 조금씩 가까워지는 것 같아 영광스럽다. 더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김우민은 오는 9월 열리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유력한 금메달 후보로 꼽힌다. 미국 수영 전문지 스윔스왬(SwinSwam)은 "김우민은 남자 자유형 400m의 아시아 최고 선수다.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세계선수권 메달권에 근접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이날 결선에 오른 선수 8명 중 아시아 출신은 김우민밖에 없다. 그는 "(이번 대회 결과로) 아시안게임에 더 자신감이 붙었지만, 중국과 일본에도 좋은 선수가 있으니 자만하지 않고 더 훈련에 매진할 생각"이라면서도 '가장 경계하는 선수'를 묻자 "나 자신"이라고 당차게 답했다.
김우민의 꿈은 올림픽 메달이다. 2021년 도쿄 올림픽이 끝난 뒤 왼쪽 손목 안쪽에 오륜기 문신을 새겨 넣었다. 그만큼 간절한 꿈이다. 그는 "내 눈에만 잘 보이는 자리라 여기(손목)에 새겼다. 올림픽을 1년 정도 앞두고 세계선수권에서 5위를 기록하게 돼 정말 좋다"며 "점점 더 위로 올라가고 싶다는 생각이 굴뚝 같다. 아시안게임을 잘 마친 뒤 훈련에 더 매진해서 내년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후쿠오카=배영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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