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 축구화 가방 들고 PSG 훈련장 입장…햄스트링 통증 염려보다 괜찮나
(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이강인이 걱정보다는 좋은 컨디션으로 새 소속팀 파리 생제르맹(PSG) 프리시즌 경기 두 번째 대비 첫 훈련에 임하는 것으로 보인다.
PSG는 오는 25일 오후 7시20분 일본 오사카 나가이 경기장에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뛰는 사우디아라비아 알나스르와 2023/24시즌 대비 첫 친선 경기를 치른다. 유럽 명문팀이 중동 구단과 일본에서 친선 경기를 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그런 가운데 지난 22일 프리시즌 첫 경기에서 전반 막판 부상을 당했던 이강인은 건강한 모습으로 연습구장에 들어섰다. PSG가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이강인은 축구화 가방을 들고 편안한 표정으로 동료 선수들과 함께 일본에서의 첫 훈련을 위해 나타났다. 축구화 가방을 들고 있다는 자체가 이강인의 부상에 큰 문제가 없다는 징표로 해석될 수 있어 반갑다.
앞서 이강인은 22일 PSG 훈련구장인 프랑스 파리 외곽'캠퍼스 PSG'에서 열린 PSG-르 아브르와 프리시즌 친선 경기에 선발 출전했으나 전반 44분 벤치 쪽 터치라인 앞에서 오른쪽 햄스트링 통증을 코칭스태프에 전달한 뒤 루이스 엔리케 감독의 지시에 따라 교체아웃됐다.
르아브르전은 PSG가 지난 시즌 아쉬움을 딛고 새 시즌 힘찬 출발을 알리는 경기라는 성격도 있지만 한국 축구의 간판 미드필더 이강인이 PSG 파란색 유니폼을 입고 처음 뛰는 실전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었다.
이달 초 PSG와 이적료 2200만 유로(315억원)에 5년 계약을 체결한 이강인은 르 아브르전에 뤼카 에르난데스, 마누엘 우가르테, 마르코 아센시오 등 자신과 엇비슷한 시기에 입단한 동료들과 함께 선발 출격했다. 이강인은 전반 초반부터 활발한 움직임을 펼치며 PSG 공격 전개의 중심 역할을 담당했다. 특히 오른쪽 윙을 맡아 지난해 카타르 월드컵 모로코의 4강 주역으로 활약했던 라이트백 아슈라프 하키미와 측면에서 좋은 호흡을 펼쳤다. 가운데로 곧잘 파고들면서 원활한 볼 배급과 번뜩이는 드리블을 곧잘 펼쳐보였다.
하지만 이강인은 전반 42분 스프린트 뒤 엔리케 감독 바로 앞에서 고개를 숙이며 오른쪽 허벅지를 만지는 등 불편함을 호소했다. 햄스트링 통증이라는 뜻이었다. 엔리케 감독과 스페인어로 소통한 이강인은 예방 차원에서 교체아웃되며 PSG 데뷔전을 마쳤다. 컨디션도 좋았고 PSG 수준급 선수들과 콤비플레이도 좋아 더욱 아쉬운 순간이었다.
이에 따라 이강인이 25일 열리는 알나스르전에 뛸 수 있는지가 화두로 떠올랐다. 아예 일본과 한국에서 경기하는 아시아 투어에서의 출전이 불투명한 것 아니냐는 염려도 있었다.
그러나 일단 첫 훈련에서 축구화를 들고 그라운드에 진입했고 표정도 22일 입국 때부터 시종일관 밝은 점을 보면 다행인 것으로 보인다. 25일 알나스르전은 어려워도 28일 열리는 세레소 오사카전과 내달 1일 인터 밀란전, 그리고 8월3일 전북 현대와 부산 아시아드 경기장에서 치르는 친선 경기에선 출전할 가능성이 커졌다.
이강인은 일본 오사카 간사이 공항에 도착한 직후부터 일본 팬들의 열렬한 환영을 받는 등 네이마르와 함께 슈퍼스타 대접을 받고 있다.
이번 아시아 투어 명단에는 PSG의 대표 스타 킬리안 음바페가 구단과의 마찰로 제외된 가운데, 부상 재활 중인 네이마르와 이강인이 이름을 올려 음바페 빈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일단 PSG 소식에 정통한 프랑스 유력 기자 압렐라흐 불마는 이강인의 상태에 대해 "투어 기간 일련의 검사를 받을 예정이다. 계속하기 위해서"라고 전했다. 이강인이 아시아 투어 출전이 확정적인 것은 아니며 출전을 위해 추가적인 검사와 확인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이강인은 일본에 도착한 직후 공개된 영상에서 네이마르를 뒤따라 내리며, 자신의 캐리어를 무리 없이 들고 비행기에서 내리는 모습이 포착됐다. 부상 정도가 심했다면 구단의 특별한 조치가 있었을 수도 있는 상황이지만, 이강인은 자신의 짐들을 스스로 챙기며 이동에도 문제가 없어 보였다.
이후 공개된 이강인의 일본 공항 도착 영상에서는 이강인이 일본 팬들을 위해 팬 서비스를 진행하는 모습이 담겼다. 이강인은 공항 입구 근처에 나와 있는 팬들을 보자, 곧바로 캐리어를 끌고 다가가 유니폼과 종이 등에 사인을 해줬다. 일본 팬들은 '이강인'이라며 이름을 크게 외치기도 했고, 사인을 받기 위해 이강인이 선 자리에 많은 사람이 몰려들어 팔을 뻗기도 했다. 일본 내에서도 이강인을 향한 인기를 실감할 수 있는 부분이었다.
이런 이강인의 인기에 대해 프랑스 매체는 팀 내 새로운 스타가 탄생했다며, 이강인에 대한 팬들의 열광에 주목하는 시선까지 등장했다.
프랑스 매체 'VIPSG'는 23일(한국시간) "이강인은 PSG의 새로운 스타"라며 이강인의 인기를 보도했다.
VIPSG는 "이강인은 일본에서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그가 PSG 비행기에서 내리자 많은 팬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라며 일본에서 이강인의 인기에 대해 언급했다.
이어 "PSG는 일본에 있고, 그들의 스타는 더 이상 네이마르가 아니다. 파리에 남아 있는 음바페도 아니다. 이강인은 그들에게서 스타를 인계받아 공항에서 현지 팬들의 환호를 받았다"라며 이강인이 네이마르, 음바페의 뒤를 이어 PSG의 새로운 스타가 됐다고 설명했다.
PSG 팬 계정인 'PSG 커뮤니티'는 지난 친선전 이강인이 부상으로 이탈하자 그의 부상 이력까지 예시로 들면서 혹시나 'PSG 부상 저주'에 당한 것이 아닐까 걱정을 드러냈다.
계정은 "이강인의 부상 이력을 살펴보면, 지금까지 부상으로 결장한 경기는 8경기뿐"이라며 "특히 2020년 1월 이후엔 단 한 경기도 부상으로 인해 결장하지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근거로 제시한 이강인 부상 이력 자료를 살펴보면 2019년 8월 허벅지 햄스트링 근육 문제로 1경기 결장한 후, 2019년 11월에 왼쪽 허벅지 앞쪽 부위에 부상을 입어 약 7주가량 결장했는데 이때 7경기를 놓쳤다. 이 부상이 이강인의 처음이자 마지막 장기 부상이다. 이후 이강인은 2020년 12월에 전 세계에 유행한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돼 2경기를 결장한 이후, 단 한 번도 부상을 이유로 경기를 놓친 적이 없다.
최근 3년 넘게 부상을 입은 적이 없던 이강인이 PSG에 오자마자 허벅지 통증을 호소하는 모습에 그들은 "이강인이 PSG 저주에 걸리지 않기를 바란다"라며 걱정했다.
프랑스 매체 스코어도 "이강인은 하프타임 직전에 부상을 입었다. PSG 코치진은 이강인에 대한 위험을 감수하지 않는 것을 선호했다. 아직 부상 정도에 대한 정보는 공개되지 않았다. 만약 뛰어난 선수인 이강인이 몇 주 동안 경기장을 떠나게 된다면, 시즌이 이제 시작되는 PSG에 큰 타격이 될 수 있다"라며 이강인의 부상이 길어진다면 PSG에 큰 타격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PSG는 지난 2022/23 시즌 핵심 선수의 부상 이탈로 많은 경기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바이에른 뮌헨과의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을 앞두고 핵심 공격수인 네이마르가 경기 중 발목 부상을 입어 시즌 아웃 판정을 받았으며, 수비에서 기대를 받았던 프레스넬 킴펨베는 지난 2월부터 현재까지 장기 결장 중이다.
킬리안 음바페와 하키미와 누노 멘데스, 마르코 베라티 등 핵심 선수들 모두 부상으로 결장하지 않은 시기가 없을 정도로 모든 선수가 부상으로 고생했다. 이강인도 이번 부상으로 장기간 결장하거나 시즌 준비에 차질이 생긴다면, 엔리케 감독의 손실뿐만 아니라 PSG 팬들도 우려가 커질 전망이나 일단 이강인은 생각보다는 괜찮은 모습으로 일본 첫 훈련장에 나타났다.
사진=PSG SNS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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