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8% 폭등한 코스닥, '천스닥' 코앞 …'에코프로 착시' 효과?
‘천스닥(코스닥 1000선 돌파)’ 등정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에코프로 형제주가 질주하며 코스닥 지수가 올해 들어 37.6% 폭등하면서다. 이달 11일부터 9거래일 연속 뛰며 상승세에 불이 붙었다. 다만 소수 종목이 코스닥을 끌고 가는 과도한 ‘쏠림’으로 시장 변동성이 커졌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은 지난 21일 올해 들어 37.6% 상승한 934.58에 장을 마감했다. 특히 이달 11일부터 9거래일 연속 상승하면서 52주 최고가를 기록했다. 이 기간 코스닥 상승 폭(8.6%)은 코스피(상승률 3.5%) 2배 이상이다.
상승세를 이끈 건 코스닥 시가총액 1ㆍ2위인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였다. 지난 21일 기준 이달 11일부터 9거래일 동안 에코프로비엠의 주가는 33.9% 솟구쳤다. 에코프로는 상장 후 처음으로 주당 100만원을 돌파하며 18.5% 뛰었다.
반도체 회복 기대도 코스닥 상승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 같은 기간(지난 11일~21일) 에스티아이(50.4%), ISC(42.9%) 등 일부 반도체 관련 종목은 40% 넘게 뛰었다. 코스닥의 터줏대감인 바이오와 엔터주도 선전했다.
수급 측면에선 외국인 투자자가 힘을 보탰다. 3월부터 6월까지 넉 달 연속 순매도를 이어가던 외국인은 이달 들어 ‘사자’ 분위기다. 21일까지 코스닥에서 9110억원을 순매수했는데 코스피 순매수(6464억원)를 앞서는 규모다.
당분간 에코프로의 주가 흐름에 따라 코스닥 전체가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숏 스퀴즈(Short Squeeze)’ 우려 때문이다. 숏 스퀴즈는 주가 하락을 예상해 주식을 빌려 판 공매도 투자자가 손실을 줄이려 팔았던 주식을 다시 사들일 때(숏 커버링) 주가가 급등하는 걸 의미한다. 시장에선 에코프로 하락에 베팅했던 공매도 투자자들이 숏 커버링에 나섰을 것으로 예측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에코프로의 공매도 잔고는 지난달 30일 166만주에서 이달 18일 111만2000주로 줄었다.
코스닥 강세가 에코프로 형제주가 만든 착시현상이란 의견이 나오는 이유다. 두 종목이 코스닥 전체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21일 기준 약 15%에 이른다. 코스피 내 삼성전자(시총 비중 20%)의 위상에 버금가는 수준이다.
상당수 전문가는 당분간 코스닥 시장의 변동성에 주의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전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코스닥의 움직임이 일부 소수 종목으로 결정되는 쏠림 현상이 심화했다”며 “시장 변동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익명을 원한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특히 에코프로의 주가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예측했다. 그는 “급등 구간에서는 손실을 감수하고 숏 커버링을 택하지만 (에코프로) 주가가 많이 상승했기 때문에 다시 공매도가 늘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중장기적으로는 금리의 향방이 코스닥 흐름을 결정지을 수 있다. 오는 25~26일(현지시간)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있다. 기준금리 인상(0.25%포인트) 가능성이 높지만, 시장은 마지막 긴축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성장주가 많은 코스닥에 금리 인상 종료 또는 하락은 반가운 신호다. 금리를 낮추면 시중에 돈이 풀리고, 유동성 환경이 개선되면 성장주가 주목을 받기 때문이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물가 지표를 통해 3분기 안에 금리 인상 사이클이 종료될 거란 걸 확인했는데 이는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쉽게 꺾이지 않는 국면에 진입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장원석 기자 jang.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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