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중편지 의심한 檢…"백현동·대북송금 묶어 이재명 영장 친다"
검찰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다음 달 소환조사한 뒤 쌍방울 대북송금과 백현동 개발비리 혐의에 대해 한꺼번에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최근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쌍방울의 대북송금 사실을 이재명 당시 경기도지사에게 보고했다고 진술하고, 백현동 사건에서 검찰이 정진상 전 민주당 당대표 정무조정실장의 소환 날짜를 조율하는 등 이재명 대표 관련 수사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한 검찰 관계자는 “피의자(이재명 대표)의 상황을 고려해 두 사건을 가급적이면 함께 처리하려는 게 수사 기조”라며 “다만 수사 일정을 인위적으로 조정할 수 없기 때문에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로서는 국회가 통상 9월에 국정감사에 돌입한다는 점 역시 감안해야하는 실정이다.
대장동·성남FC 사건과 같은 듯 다른 수사
쌍방울 대북송금과 백현동 사건은 지난 3월 검찰이 동시에 재판에 넘긴 대장동 사건, 성남FC 사건과 유사한 구도다. 이 대표에게 적용한 혐의가 제3자 뇌물죄(대북송금·성남FC)와 배임죄(백현동·대장동)로 같고, 국회의 체포동의안도 변수다. 달라진 점은 국회가 휴회하는 이달 29일부터 다음달 15일까지는 이 대표가 불체포특권을 행사할 수 없다는 점이다. 이 기간에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하면 이 대표는 곧바로 법원의 영장실질심사를 받아야한다.
하지만 현재로썬 검찰이 국회 휴회 기간이 지난 뒤 이재명 대표를 소환하고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영장 기각이라는 최악의 변수를 차단하고, 민주당 주도로 체포동의안이 부결해 여론이 악화할 가능성을 열어놓는 것이다. 민주당 측도 비슷한 분석을 하고 있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당에서도 8월 중순 이후 영장 청구를 기정사실화하고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화영 진술 재번복한 옥중편지, 배경 알아봐야"
검찰의 고심 포인트는 오히려 이 대표를 영장실질심사까지 데려온 이후다. 최근 법원의 영장 발부 추이를 볼 때, 사안의 중대성보다 제1야당 대표라 도주의 우려가 없다며 영장을 기각할 가능성도 크기 때문이다.
따라서 검찰이 대장동과 성남FC 영장을 청구했을 때처럼 증거인멸 가능성에 집중할 거란 관측도 나온다. 검찰은 당시 이 대표의 최측근인 정성호 의원이 정진상 전 실장을 구치소에서 만나 “결정적 증거가 없다고 하면 이재명이 대통령 된다”고 한 것을 증거인멸 정황으로 영장에 적시했다.
법조계에서는 이화영 전 부지사가 검찰에서 “이재명 대표에게 보고했다”고 털어놓고도, 곧바로 자필 편지를 통해 “진술 번복을 한 적이 없다”고 한 것도 그 배경에 의심이 들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부장검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검찰이 정성호 의원의 구치소 면회 내역을 살펴본 것처럼, 당연히 이번에도 이화영 전 부지사가 옥중편지를 작성하게 된 경위나 가족 간에 오간 대화 등을 꼼꼼히 체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현준·최모란 기자 park.hyeon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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