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 '국제우편물 주의보'...나흘간 2천여건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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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울산 한 장애인복지시설에서 관계자 3명이 노란색 봉투에 담긴 소포를 열어본 뒤 어지럼증과 호흡곤란 등을 호소한 사건을 시작으로 나흘간 전국에서 정체불명의 국제 우편물 신고가 잇따랐다.
관세청은 지난 21일부터 국제우편물과 특송물품(해외 배송 택배)에 대한 긴급 통관을 강화하고, 경찰 등에 신고된 우편물과 발신자·발송지 정보가 같거나 유사한 국제 우편물·특송화물은 통관을 보류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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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TV 박근아 기자]
지난 20일 울산 한 장애인복지시설에서 관계자 3명이 노란색 봉투에 담긴 소포를 열어본 뒤 어지럼증과 호흡곤란 등을 호소한 사건을 시작으로 나흘간 전국에서 정체불명의 국제 우편물 신고가 잇따랐다.
전국 지방자치단체가 수상한 우편물을 주의하라는 안전 안내 문자를 발송하면서 시민들의 경계심은 더 커졌다.
23일 경찰청에 따르면 대만 등지에서 수상한 소포가 배송됐다는 112신고는 이날 오전 5시까지 전국에서 총 1천904건에 달한다. 경찰은 이 가운데 587건을 수거해 조사 중이다. 나머지 1천317건은 오인 신고로 확인됐다.
지역별로는 경기 604건, 서울 472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경북 89건, 인천 85건, 전북 80건, 충북·대전·대구 각각 66건, 부산 64건, 전남 54건, 광주 49건, 울산 48건, 경남 33건, 제주 9건 등이다.
21일에는 서울 명동 중앙우체국에서 유사한 소포가 발견돼 건물 안에 있던 1천700여명이 우르르 밖으로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22일에는 충남 천안 한 가정집에 배송된 대만발 국제우편물에서 가스가 검출됐다는 신고가 접수됐는데, 확인 결과 폭발 의심 물질이나 가스는 없었다.
수상한 우편물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면서 주문하지 않은 소포가 배달됐다는 신고나, 오인 신고까지 폭주했다. 군·경·소방 등은 폭발물 처리반까지 동원해 삼엄한 경비 속에 내용물을 확인했다.
현재까지 폭발물이나 유해 물질이 확인된 사례는 없다. 우편물 포장지 안은 비어 있거나, 립밤 등 작은 물건이 담긴 경우도 있었다. 대부분 대만발이었지만, 말레이시아나 우즈베키스탄에서 발송된 우편물도 일부 신고됐다.
경찰 등은 '브러싱 스캠'(Brushing Scam)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브러싱 스캠은 주문하지 않은 물건을 아무에게나 발송한 뒤 수신자로 가장해 상품 리뷰를 올리는 방식으로 온라인 쇼핑몰 판매 실적을 부풀리는 것을 말한다.
우편물에서 유해 물질이 검출되지 않은 점, 상당수 우편물의 포장 안에 물건이 들어있지 않은 점 등 때문에 브러싱 스캠이 의심된다.
경찰은 만약의 테러 가능성에 대비하는 한편, 관계 당국의 성분분석 결과에 따라 수사 착수 여부도 검토하고 있다. 경찰은 대만 등과의 국제 공조를 통해 발송 경위와 목적 등도 파악할 방침이다.
주한 대만대표부는 울산 장애인시설 소포에 대해 "조사 결과 해당 소포는 중국에서 최초 발송돼 대만을 중간 경유한 후 한국으로 최종 도달된 것으로 밝혀졌다"는 입장을 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우정사업본부는 비슷한 형태의 국제 우편물 반입을 일시 중단하고 이미 국내에 반입된 국제 우편물은 안정성이 확인된 경우에만 배달한다는 방침이다.
관세청은 지난 21일부터 국제우편물과 특송물품(해외 배송 택배)에 대한 긴급 통관을 강화하고, 경찰 등에 신고된 우편물과 발신자·발송지 정보가 같거나 유사한 국제 우편물·특송화물은 통관을 보류하기로 했다.
엑스레이 검사 결과 내용물이 없는 '스캠 화물'로 확인되면 반송한다는 방침이다.
(사진=연합뉴스)
박근아기자 twilight1093@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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