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큰손' 움직였다…"집값 내렸을 때 사두자" 몰려간 그곳

황의영 2023. 7. 23.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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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대모산에서 바라본 강남권 아파트의 모습. 뉴스1

올해 들어 거래된 서울 아파트 네 채 중 한 채는 외지인이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강남·마포·광진구 등 인기지역에서 외지인 거래 비중이 부쩍 늘었다. 지난해 움츠렸던 투자자와 1주택자가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집값이 고점 대비 많이 내린 상황에서 정부의 규제 완화, 금리 안정세 등이 맞물리며 매수세를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23일 부동산R114가 한국부동산원의 매입자 거주지별 아파트 매매 현황을 분석한 결과, 지난 1~5월 서울 아파트 매매 1만3373건 중 서울 외 다른 지역 거주자가 사들인 건수는 3385건이었다. 비율로 따지면 25%로, 지난해 같은 기간(22%)보다 3%포인트 올라갔다.

정근영 디자이너

강남구의 외지인 매입 비중이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지난해 1~5월 거래된 강남구 아파트 1005건 중 외지인 거래는 119건으로 비중이 12%에 그쳤지만, 올해는 849건 중 213건(25%)으로 13%포인트 증가했다. 마포구도 같은 기간 22%에서 35%로 13%포인트 늘었다. 이어 광진(19%→30%), 관악(14→24%), 성북(15%→22%), 양천(20%→26%) 순으로 외지인 매입 비중이 증가했다. 반면 은평·서대문·종로·강서·금천구 등은 외지인 매입 비중이 1년 전보다 줄었다.

전문가들은 외지인의 아파트 매수가 투자 목적인 경우가 많다고 본다. 실제 지방 ‘큰손’들이 서울의 유망 지역 아파트를 사는 사례가 흔하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특히 최근엔 지방 주택시장이 지지부진해 투자자금이 이동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여기다 1주택자의 ‘갈아타기’ 수요도 많다는 분석이다. 강남구 일원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분당·판교 40~50평대 집을 팔고 30평대로 평수를 줄여 강남에 들어오려는 손님이 꽤 있다”고 했다.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는 “집값 조정기를 활용해 입지가 좋은 강남권으로 집을 옮기려는 실수요자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황의영 기자 apex@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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