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4개 분기 연속 ‘반도체 1위’…삼성은 인텔에도 밀렸다

이희권 2023. 7. 23.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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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와 TSMC 기업 로고. 로이터=연합뉴스


전 세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1위 대만 TSMC가 4분기 내내 삼성전자를 제치고 글로벌 반도체 1위 자리를 지켰다. 하반기 업황 회복이 점쳐지는 가운데 인공지능(AI) 반도체 분야와 아이폰을 앞세운 애플 등 주요 고객사를 확보한 TSMC의 우위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TSMC는 지난 2분기 매출 4808억 대만달러(약 19조7200억원), 순이익 1818억 대만달러(약 7조4000억원)를 기록했다. 각각 전년 대비 10%, 23.3% 줄어들었다. TSMC의 분기 순이익이 감소한 것은 2019년 2분기 이후 4년 만이다.

전 세계적인 반도체 한파를 피하진 못했지만 파운드리 분야에 집중한 덕분에 경기 영향을 최소화했다는 평가다. 재고 부담이 큰 메모리 반도체 업체와 달리 파운드리 업체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가진다.

TSMC가 8조원 가까운 영업이익을 올리는 동안 삼성전자는 지난 분기에 이어 이번 2분기에도 반도체 사업에서 4조 원대 손실이 유력한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2분기 매출 60조원, 영업이익 6000억원으로 각각 작년 동기 대비 22.3%, 95.7% 줄어든 실적을 냈다. 사업부문별 실적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으나 이날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반도체 사업을 맡은 삼성전자 DS부문의 매출 역시 1분기와 비슷한 13조원 수준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주력 사업인 메모리 반도체 가격과 출하량이 모두 부진을 벗어나지 못하면서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해 절반 수준으로 추락했다.

신재민 기자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2021년 메모리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인텔을 제치고 세계 반도체 매출 1위를 3년 만에 탈환했지만 지난해 3분기 TSMC에 왕좌를 빼앗겼다. 2조원 안팎에 불과했던 TSMC와의 분기 매출 격차는 올 1분기 7조원까지 벌어졌다. 오히려 한때 삼성에 밀려났던 인텔이 PC 및 서버용 중앙처리장치(CPU)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앞세워 삼성전자를 다시 추월하는 모양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1분기 칩 브랜드 매출 기준 인텔은 111억3900만 달러(약 14조3500억원)로 삼성전자(89억2900만 달러·약 11조5000억원)를 3개 분기 연속으로 앞섰다. 데이비드 진스너 인텔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최근 “2분기 매출 전망은 시장 추정치를 상회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인텔 로고. 로이터=연합뉴스


시장에선 당분간 TSMC의 독주가 이어질 것으로 관측한다. AI 반도체 주문 호황과 하반기 애플 아이폰 신형 시리즈 출시 등 주요 고객사의 호재가 밀려있기 때문이다. 첨단 패키징 기술과 공정 측면에서도 경쟁사들보다 여전히 한발 앞서 있다.

TSMC는 최근 전문 인력 부족을 이유로 들어 미국 애리조나 공장의 첨단 반도체 생산 연기를 선언했지만 본사가 있는 대만을 중심으로 최선단 공정과 첨단 패키징 기술 투자 규모를 오히려 늘리며 삼성과의 격차를 벌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메모리 부문에서 수익이 나와야 삼성전자가 파운드리를 포함한 시스템 반도체 사업에서 투자를 계속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감산 효과가 본격화되는 3분기부터 메모리 재고가 감소하면 수익성이 점차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를 걸고 있다.

한편 국내 반도체 경기가 7월에 이어 8월에도 눈에 띄게 개선될 것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산업연구원은 전문가 서베이 지수(PSI)를 조사한 결과 반도체업황전망지수가 119를 기록하며 13개월 만에 기준선인 100 이상을 넘었다고 이날 밝혔다. PSI는 100을 기준으로 200에 가까울수록 전달보다 업황이 좋아졌다는 의견이 많다는 것을, 0에 근접할수록 업황이 악화했다는 의견이 많다는 것을 뜻한다.

이희권 기자 lee.heek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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