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배틀' 우정원 "이 정도 빌런인지 몰라…매력 크게 느꼈죠" [엑's 인터뷰①]
(엑스포츠뉴스 최희재 기자) "빌런이요? 이 정도인지는 몰랐죠. 촬영 중간 쯤에 알게 됐어요."
우정원은 다수의 연극을 통해 강렬한 연기를 선보여온 '아는 사람은 아는' 베테랑 배우다. 이후 무대와 안방극장을 넘나들며 활약해온 우정원은 ENA 수목드라마 '행복배틀'에서 주요 배역을 맡으며 눈도장을 찍었다.
지난 20일 종영한 '행복배틀'은 SNS에서 행복을 겨루던 엄마들 중 한 명이 의문투성이인 채 사망한 뒤, 비밀을 감추려는 이와 밝히려는 이의 싸움을 그리는 서스펜스 스릴러 드라마.
극중 우정원은 워킹맘으로서의 자부심이 있지만, 커뮤니티에 끼지 못하고 겉돌면서 다른 금수저 엄마들에게 열등감을 느끼는 황지예 역을 맡아 반전을 그려냈다.
종영 전 엑스포츠뉴스와 만난 우정원은 "사실 아직 실감이 안 난다. 막방을 안 봐서 그런지. 아직 사건이 완벽하게 다 클리어하게 밝혀진 게 아니어서 긴장을 못 놓는 것도 있는 것 같다. 마지막까지 밝혀졌을 떄 시청자분들이 어떤 반응일지가 궁금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주위 반응을 묻자 "포스터에 나오고 홍보 자료에 나오는 게 처음이라서 가족들이 좋아해 주셨다. (웃음) 작품의 성패와 상관 없이 효도했다는 생각이 들어서 좋았다. 주변에서는 범인이 누구냐. 실망이다. 너무 밉살스럽고 비굴한 인물이다' 하더라. 재밌었다. 제가 하는 역할이 잘 표현됐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극중 속내를 알 수 없는 캐릭터로 활약한 우정원은 빌런 역할이었다는 걸 촬영 중간 쯤에야 알게 됐다며 웃어보였다. 그는 "몰랐다. 제가 이 정도로 빌런인지. (웃음) 제가 살인사건의 목격자라는 걸 중간에 알게 됐다. 택배나 문자로 실마리를 던져주는 게 여러번이고 미호한테 2번 들키지 않나. 그걸 전체적으로 디자인하는 게 정말 어려웠다. 어디는 진심으로 하고 어디는 가짜로 하고, 속여야 하는지가 숙제였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황지예 캐릭터에 가장 큰 매력을 느꼈다고 전했다. 우정원은 "지예는 그 무리에서 동떨어져 있는 인물이고 환경, 성격이 너무 다른 인물이다. 거기에 가장 큰 매력을 느꼈던 것 같다. 그리고 유진(박효주)과 미호의 서사가 좋았다"고 말했다.
이어 "전 개인적으로 미호랑 유진의 갈등이 틀어지게 된 계기가 너무 슬펐다. 처음에는 악의가 없는 관계였지 않나. 너무 아름다웠는데 사소한 오해로 갈등이 커지는 게 마음이 아팠다. 청소년기의 사소한 오해가 만들어내는 파장, 영화는 당장 '파수꾼'이 생각이 나는데. 뭐랄까. 특유의 안타까움이 있었던 것 같다"고 감상을 전했다.
범인이 누구인지 알았냐는 질문에는 "감독님께서 촬영 중반에 알려주셨다. 안 알려주시더라. 근데 왠지 이규한 배우는 혼자 알고 있었던 것 같다. (웃음) 표정을 잘 숨기더라"라고 비하인드를 덧붙였다.
결말에 대해서는 "제가 마음에 들어하는 결말은 지예 결말 보다는 유진이 왜 죽었는지 밝혀지는 결말이다. 유진이가 사실 살 수 있었는데 검은색 USB에 담긴 도준(이규한)과 자기 가정에 대한 추악한 비밀을 다 지우고 싶어서 그 흔적을 없애다가 과다출혈로 죽게 된다"고 이야기를 꺼냈다.
그러면서 "USB를 떨어뜨리고 (미호에게) '그 비밀번호를 네가 아니까 지워달라'고 하는 장면이 너무 슬펐다. 결국에는 유진의 옛날의 모습을 알고 있는 건 미호밖에 없지 않나. 그 뒤에 박효주 배우님이 왜 앞에 독기를 품고 행동하는지 점점 풀리게 됐다"고 전했다.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도 미호와 유진의 신을 꼽았다. 우정원은 "물론 다 기억에 남는 장면이지만, 개인적으로 좀 더 주목이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장면은 6화에 어린 미호랑 유진이 사소한 오해로 갈라지게 되는 부분이다. 예민한 사춘기 시절에 재혼가정에서 만나는 것도 쉽지 않은데 서로 되게 정말 자매처럼 지내면서 둘이 나온 장면이 예뻤다"고 답했다.
이어 "제가 나온 장면 중에 좋아하는 장면은 피자랑 스파게티 지저분하게 먹고, 샐러드 더 달라고 하고. 그 장면 찍을 때 재밌었다. 애드리브였는데 감독님이 OK 해주셨다. 이걸 캐릭터로 가져가면 좋겠다 싶어서 모여있을 때 공짜 음식들을 계속 먹는다든지, 이런 장면을 캐릭터성으로 가져가려고 했고, 그걸 감독님께서 담아주셔서 감사했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엑's 인터뷰②]에 계속)
사진=엑스포츠뉴스 DB, 럭키몬스터엔터테인먼트, ENA
최희재 기자 jupit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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