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우, 마침내 포포비치·판잔러와 진검승부…24일 200m 출격
한국 수영의 간판 황선우(20·강원특별자치도청)가 또 한 번 세계 정상에 도전할 채비를 마쳤다. 황선우는 24일 일본 후쿠오카 마린메세 후쿠오카홀에서 열리는 2023 후쿠오카 세계수영선수권 남자 자유형 200m에서 한국 수영 사상 최초의 2회 연속 메달 획득을 노린다.
황선우는 이번 대회에서 자유형 100m와 200m, 계영 800m에 출전한다. 그중 자유형 200m는 황선우의 주 종목이다. 그는 지난해 헝가리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 자유형 200m에서 1분 44초 47을 기록해 다비드 포포비치(루마니아·1분 43초 21)에 이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선수가 세계선수권 경영 종목에서 시상대에 오른 건 2011년 남자 자유형 400m의 박태환 이후 11년 만이었다.
올해도 조짐이 좋다. 황선우는 지난달 광주에서 열린 전국수영선수권 자유형 200m에서 1분 44초 61에 터치패드를 찍어 올해 전 세계 선수 중 가장 좋은 기록을 냈다. 미국 수영 전문매체 스윔스왬(SwimSwam)은 최근 "황선우는 후쿠오카에서 메달을 목에 걸 가능성이 큰 선수 중 한 명"이라며 "포포비치에 이어 황선우가 2위에 오를 것"이라고 예측했다. 황선우 역시 "자유형 200m에서는 무조건 시상대에 올라야 한다"고 각오를 다지고 있다.
세계선수권 2회 연속 입상은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박태환도 해내지 못한 위업이다. 박태환은 2007년 호주 멜버른 대회에서 자유형 400m 금메달과 200m 동메달을 땄지만, 2009년 이탈리아 로마 대회에서 빈손으로 돌아왔다. 그 후 2011년 상하이 대회에서 다시 자유형 400m 정상에 올라 명예를 회복했다.
황선우에게 이번 후쿠오카 대회는 남다른 의미가 있다. 중국의 '신성' 판잔러와 처음으로 진검승부를 펼친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2개월 앞둔 상황에서 서로의 실력을 가늠해 볼 처음이자 마지막 기회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황선우는 아시아에서는 적수가 없는 자유형 단거리의 일인자였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아시안게임이 1년 미뤄진 사이 한 살 어린 판잔러가 무서운 기세로 성장했다. 판잔러는 지난 5월 중국선수권 200m에서 1분 44초 65를 기록했다. 황선우의 올해 최고 기록에 불과 0.04초 뒤진다.
'황제' 포포비치와의 재대결도 흥미롭다. 지난 대회 우승자인 포포비치는 지난해 유럽선수권 자유형 200m에서 1분 42초 97이라는 놀라운 기록을 냈다. 전신 수영복 착용이 금지된 이후 1분 43초의 장벽을 넘은 선수는 포포비치가 유일하다. 올해 최고 기록은 1분 45초 49로 세계 7위에 그쳤지만, 스윔스왬은 "포포비치를 자극할만한 대회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세계선수권에서 황선우, 판잔러 등 호적수들과 레이스를 펼치면 또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의미다.
황선우도 경쟁자들의 실력과 상승세를 인정하면서 긴장의 고삐를 조이고 있다. 그는 "포포비치는 자유형 100m(46초86)와 200m에서 엄청난 기록을 보유한 선수다. 지금은 내가 따라가는 입장"이라며 "내 기록을 조금씩 줄여가다 보면 포포비치와의 격차는 줄어들 수 있다. 판잔러 역시 좋은 기록을 내고 있어서 이번 대회에 더 집중하게 됐다"고 했다. 황선우는 24일 자유형 200m 예선과 준결선을 치른 뒤 25일 결선에서 포포비치, 판잔러와 세기의 대결을 준비한다.
후쿠오카=배영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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