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면 뭐하니?' 하하 없었으면 어쩔 뻔했나

김상화 2023. 7. 23.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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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리뷰] MBC <놀면 뭐하니?> 선배들 관록이 만든 재미 vs 화면에서 사라진 새 멤버

[김상화 기자]

 MBC '놀면 뭐하니?'
ⓒ MBC
 
<놀면 뭐하니?>에 하하마저 없었더라면? MBC <놀면 뭐하니?>가 멤버 6인(유재석-하하-이이경-이미주-박진주-주우재) 편성으로 개편된 이후 위태로운 줄타기를 이어가고 있다. 새 멤버 주우재 합류 후 4주차를 맞이했지만 아직까지 확실한 시너지 마련에는 의문을 표하기 있기 때문이다.  

전체 출연진이 한자리에 모여 화면을 채운 건 지난 8일 방영분 단 한 편에 불과하다. 금주에는 지난주에 이어 '영업사원'으로 변신한 유재석-하하의 티격태격 케미로 꾸미면서 주우재, 이미주는 아예 실종되었고 이이경-박진주만 선배-동료 배우들의 연습장 방문 분량으로 겨우 얼굴을 내밀 정도였다.  

새 인물이 합류했다면 그의 캐릭터 마련 및 프로그램에 녹아들게 만들기 위한 방송을 꾸미는 게 일반적인 행태였다. 이러한 전례를 감안하면 6명 멤버 개편을 한 목적 의미를 파악하기 어렵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자연스레 나오기 마련이다. 그나마 하하의 상황극 고군분투가 없었다면 이번 2회차에 걸친 '영업사원' 에피소드는 자칫 큰 위기를 초래할 법했다. 단언컨대 하하의 관록이 개편 이후 <놀면 뭐하니?>에겐 일종의 영양제 역할을 맡아주고 있는 것이다. 

유부장 + 하사원 콘셉트로 변신... 영업 못하는 영업사원
 
 MBC '놀면 뭐하니?'
ⓒ MBC
 
지난주에 이어 유재석과 하하는 폐업을 앞둔 어느 문방구의 재고 물품 처리를 위해 압구정동, 성수동을 누비며 고군분투를 펼쳤다. 과거 <무한도전> 시절부터 물물 교환, 물건 판매와는 담을 쌓은 유재석 답게 이번에도 제대로 상품을 팔지 못하고 자비로 비용을 지불하는 모습의 웃음을 자아냈다.  

이러한 광경을 보다 못한 하하는 '유부장'에게 화를 쏟아내지만 유재석은 늘 그러하듯이 각종 당위성을 부여하면서 사비 지출에 대한 나름의 이유를 늘어 놓아 화를 키우기도 한다. 결국 어느 대학생에게 배운 신상 MZ 게임인 '어목조동'을 해서 진 사람이 돈을 내기로 결정했다. 물론 언제나 패배의 주인공은 유재석이었다.  

반면 이이경-박진주의 '88즈'는 동료 배우들을 섭외해 착실하게 물품을 정리해 나갔다. 다음날 봉사를 나간다는 문지인을 비롯해서 현재 연극 < 3일간의 비 >(연출 오만석)를 준비중인 김주헌, 안희연(하니) 등을 찾아가 마지막 남은 오카리나를 처분하는 등 3개 팀 중 가장 높은 금액인 28만 5000원 매출을 달성했다.  

연예인 찾아 나섰지만... 허탕만 친 유재석+하하
 
 MBC '놀면 뭐하니?'
ⓒ MBC
 
다시 한번 문방구 물건 판매를 하기 위해 유재석과 하하는 구형 승용차를 이끌고 길을 나섰다. 하지만 내비게이션과 에이컨 조차 없는 올드카 속 높아지는 온도 덕분에 둘 사이의 입씨름은 더 크게 불을 피우고 말았다. 급기야는 평소 장이 안 좋았던 하하가 내부 순환도로 위에서 화장실을 찾는 긴급 상황까지 발생해 돌발 웃음을 유발시켰다.  

간신히 상황을 정리하고 연예인 찾아 압구정을 돌아다녔지만 사람들이 거리를 활보하기엔 다소 이른 시간인 탓에 결국 두 사람을 허탕을 쳤고 성수동으로 발길을 돌려봤다. 하지만 이곳 역시 큰 차이가 없었다. 학원 강사로 출근하던 대학생, 강아지 데리고 공원을 산책하던 시민의 도움으로 겨우 1만 원 어치 물건을 판 유재석과 하하는 마지막 내기로 이날 판매를 정리하기로 결정했다. 

당초 판매를 위해 준비했던 구슬로 승패를 가른 결과 또 다시 유재석의 패배로 결정되었고 이에 '유부장'은 뒤도 돌아보지 않은 채 자신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이 광경을 어이없이 바라본 하하는 "이 양아치!"라는 외마디 외침으로 분노를 표시하며 이날 방송을 마무리 지었다.  

검증된 케미가 마련한 웃음... <놀면 뭐하니?>의 또 다른 고민
 
 MBC '놀면 뭐하니?'
ⓒ MBC
 
이번 <놀면 뭐하니?>는 사실상 유재석+하하 2인의 개인기에 의존하다시피한 방영분이었다. 6명 고정 멤버 중 2명은 아예 사라졌고 또 다른 2명 역시 몇분 등장하지 않았다. 일반적이거나 정상적인 운영과는 분명 거리가 먼게 사실이었다. 그런데 의외로 제법 재밌었다는 반응이 2주에 걸쳐 조금씩 들려왔다. "기대하지 않았는데 예전 <무도> 시절이 생각났다"는 어느 시청자의 댓글처럼 유재석과 하하의 티키타카식 호흡이 만든 웃음이 자칫 나락에 빠질 수 있었던 방송 분량을 살려낸 것이다.  

특히 최근 하하의 활약은 단연 발군이었다. 지난 8일 방영된 '단합이 필요해' 편에선 비가 쏟아지는 악천후 상황에서 공유 자전거, 전동 킥보드만으로 홀로 한강까지 이동해 어떻게든 재미와 분량을 뽑아내 20여 년 예능 관록이 무엇인지 보여줬다. '유튜브 대세 유명인'으로 최근 주목받는 막내딸 송이까지 등장하면서 각종 동영상 플랫폼에선 이와 관련한 영상물이 높은 조회수를 기록할 정도였다. 

2회차에 걸친 문방구 재고 판매에서도 하하의 고군분투는 제법 인상적이었다. 10여년 전 하사원의 분위기+최근 MZ에 푹 빠진 아저씨의 경계를 오가면서 물건을 잘 못파는 유재석의 약점을 적절하게 공략해 내용을 만들어 냈다. 덕분에 한동안 <놀면 뭐하니?>를 외면했던 몇몇 시청자들은 "둘 사이 케미 덕분에 재밌었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한다.  
 
 MBC '놀면 뭐하니?'
ⓒ MBC
 
이와 같은 반응은 수개월 넘게 부진을 면치 못하던 <놀면 뭐하니?>로선 반등의 계기를 만들 수 있다는 청신호이기도 하지만 반대로 새 멤버 영입의 효과가 지지부진하다는 적신호를 동시에 켠 셈이었다. 유재석+하하가 없으면 분량을 뽑기 어렵다는 프로그램의 치명적인 약점이 고스란히 드러난 것과 다를 바 없었기 때문이다.   

다음주(29일)에는 '농촌봉사활동을 떠난 대학생들'이라는 상황을 설정하고 여러 내용을 마련했기에 새 멤버 주우재를 비롯한 나머지 출연진과의 케미 마련이 예상되지만 이번 <놀면 뭐하니?> 영업사원 편은 이 프로그램이 해야 할 일, 해서는 안 될 일이 무엇인지 곰곰히 생각하게 만들었다. 이를 제대로 파악하고 제작에 반영하는 몫은 이제 연출진의 숙제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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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필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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