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운용사로 떠난 베스트 애널 “더 가까이서 자본 시장 발전 기여할 것”

문지민 매경이코노미 기자(moon.jimin@mk.co.kr) 2023. 7. 23.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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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남곤 칸서스자산운용 PE본부장 인터뷰
최근 칸서스자산운용 PE(프라이빗에쿼티)본부장으로 취임한 최남곤 전 애널리스트. (매경DB)
최근 칸서스자산운용은 PE(프라이빗에쿼티)본부장에 최남곤 전 애널리스트를 앉혔다. 최 본부장은 2001년부터 올해 6월까지 20년 이상 애널리스트로 근무한 베테랑이다. 매경이코노미가 매년 선정하는 베스트 애널리스트에도 수차례 오르는 등 증권업계에서 인정받는 인물이다.

그런 최 본부장은 최근 증권사를 뒤로하고 새 출발을 알렸다. 행선지는 칸서스자산운용의 신설 조직인 PE본부다. 신설 부서라 아직 조직 규모가 크진 않지만, 최 본부장 등 핵심 인력을 중심으로 점차 규모를 키운다는 계획이다.

특히 칸서스자산운용 PE본부에서 최 본부장의 강점이 제대로 발휘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지배구조 문제로 주가가 저평가받는 기업에 투자해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는 것이 펀드 운용 전략이기 때문이다. 수년간 지주회사 담당 애널리스트로 활동하며 기업 지배구조를 분석하고 의견을 제시해온 최 본부장에게는 안성맞춤이다.

최 본부장은 애널리스트를 그만둔 미련보다 새 출발에 대한 기대감이 커보였다. 애널리스트로 활동하며 느낀 한계를 뛰어넘겠다는 목표다. 최 본부장을 만나 각오와 목표를 들어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Q. 직업을 바꾸게 된 계기는.
애널리스트로 생활하면서 본질에서는 한발 떨어져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조금 더 가까이서 기업의 변화를 이끌어내고 우리나라 자본 시장 발전에 기여하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 조금 더 보람 있는 일이라고 판단했다.

또, 최근 자본 시장 환경은 애널리스트가 제 목소리를 내기 쉽지 않은 환경이다. 함부로 매도 의견을 제시하기 어렵다. 오히려 유튜브에 나와서 목소리를 내는 인플루언서는 의견을 내는 데 부담이 작다. 여기에 인플루언서는 팬덤까지 생겨버리니 애널리스트가 반대 목소리를 내기 쉽지 않다.

Q. 칸서스자산운용 PE본부는 어떤 조직인가.
유가증권 시장에서 저평가된 기업을 발굴하고 투자해 기업가치를 끌어올려 수익을 내는 구조다. 우리나라에는 건실하지만 승계 문제 등 지배구조 관점에서 문제가 있어 실제 평가받는 가치는 매우 낮은 기업이 많다. 그런 기업들을 발굴해서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수익도 내는 전략이다. 최근 신설했기 때문에 아직 조직 구성원은 3명뿐이지만, 점차 펀드와 인력 규모를 키울 생각이다.
Q. 어떤 기업이 투자 대상이 되는가.
기본적으로 대주주가 지분을 매각할 의사가 있고 지분율이 취약한 곳이 주된 투자 대상이다. 지분율이 약하면 과도한 연봉이나 일감 몰아주기로 수익을 챙기려는 욕심이 생길 수밖에 없다. 이 경우 몇 년 내 경영진이 바뀔 가능성이 높다. 이 과정에서 해결책을 함께 고민하겠다는 것이다. 조금 더 우호적인 형태의 경영권 인수인계를 돕는다는 목표다.

여기에 상속·증여 재원을 마련해야 하고 자사주를 많이 보유한 기업이면 더 좋다. 지주사 전환이나 경영권 대립 등의 이슈가 있는 기업도 주된 투자 대상이다.

Q. ‘강성부 펀드’와 비슷한 느낌인데, 어떤 점이 다른가.
지배구조를 개선해서 기업가치를 끌어올린다는 목표는 동일하다. 하지만 칸서스자산운용은 적대적인 방식은 사용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계속해서 주주제안하고 이사진에 입장 대변할 인물을 포함시키는 등의 방식은 사용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대주주가 떠밀려서 회사를 나가는 그림을 원하지 않는다. 2~3년 정도 기업가치를 제고해서 대주주에도 그사이 준비할 시간을 주고 이익을 내면서 자연스럽게 경영진을 교체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목표다.
Q. 수년간 국내 지주회사를 분석하며 느낀 문제점은.
권력이 너무 경영권을 가진 소수 주주에게 집중돼 있다. 1주당 권리가 제대로 인정받는 주주평등원칙에 어긋나는 상황이다.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주요 원인이기도 하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Q. 칸서스자산운용 PE본부장으로서 각오는.
당연히 수익자를 위해 돈을 버는 것이 최우선 목표다. 단, 어떻게 수익을 낼 것인가도 깊이 고민해야 한다. 지배구조에 대한 깊은 분석을 바탕으로 지배주주의 행동 변화를 이끌어 초과 이익을 달성하는 그림을 생각한다.

최근 몇몇 코스닥 기업이 무자본 M&A(인수·합병)에 당하는 사건이 있었는데, 이런 사건이 발생하지 않도록 역할을 하고 싶다. 크게 봐서는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해 한국 자본 시장이 조금 더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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