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한입뉴스]챗GPT가 나를 알아보기 시작했다
편집자주 - 챗GPT가 등장한 이후 세상이 인공지능(AI)으로 들썩이고 있습니다. 하루가 다르게 기술이 변하고 뉴스가 쏟아집니다. 날고 기는 업계 전문가들조차 정신을 못 차릴 정도라고 해요. 다 먹어 치우기엔 벅차지만 그렇다고 굶을 수도 없겠죠. 주간 AI 이슈 중 핵심만 쏙쏙 골라 먹기 좋게 전달해 드립니다.
시치미 떼던 애플, 본색 드러냈다
마침내, 애플이 등판합니다. 애플이 자체 거대언어모델(LLM)을 개발 중이라는데요. 이름하여 '에이잭스(Ajax)'. 구글의 기계학습 시스템인 '잭스(Jax)'를 토대로 애플 내 여러팀이 이 프로젝트에 매달리고 있죠. 구체적인 계획은 밝히지 않았지만 내년 중 이를 공개할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애플은 음성 비서 '시리' 등 오랫동안 AI를 개발해왔지만 챗GPT 이후 급부상한 생성 AI에선 이상할 만큼 조용했습니다. 지난달 연례개발자회의(WWDC)에선 의도적으로 AI에 대한 언급을 피한다는 느낌마저 풍겼죠. 그러나 애플의 참전은 너무나도 당연한 수순입니다. 초거대 AI가 경량화되면 아이폰, 애플워치, 아이패드, 비전프로 등 애플의 디바이스와 AI가 만나게 되니까요.
메타의 야심, 그리고 MS의 야욕
메타가 LLM '라마2'를 공개했습니다. 관심은 라마2가 얼마나 똑똑한지보다 메타의 전략에 쏠립니다.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첫째, 라마2를 '오픈소스'로 열었고 둘째, 마이크로소프트(MS)의 클라우드 '애저'를 통해 제공합니다. 오픈소스라 누구나 라마2를 무료로 쓰고 필요에 따라 개선하거나 바꿀 수 있죠. 정보를 공개하지 않거나 유료로만 제공하는 구글, 오픈AI와는 다른 행보입니다. 이들보다 늦게 뛰어들었지만 하나의 '진영'을 구축하며 리더십을 가져가려는 거죠. 이보다 더 큰 야심을 드러낸 것은 바로 MS입니다. 오픈AI 경쟁사인 메타와 손을 잡다니요. 파트너사인 오픈AI를 견제하면서도 어떤 진영이든 AI로 클라우드 시장을 씹어먹겠다는 그림이겠죠.
챗GPT가 나를 알아보기 시작했다
챗GPT는 사용자가 누구인지, 무엇을 원하는지 기억하기 시작했습니다. '사용자 지침'이라는 새로운 기능을 더한 건데요. 이전에는 챗GPT와 새로운 대화를 시작할 때마다 사용자에 대한 정보는 제로 베이스가 됐습니다. 그러다 보니 7살 아이가 있는 사용자가 아이를 데려갈 장소를 찾거나 아이를 위한 선물을 주문할 때마다 챗GPT에 아이 정보를 알려줘야 했죠.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습니다. 긴 질문 대신 사용자 지침을 추가하기만 하면 이를 언제든 불러올 수 있다고 하네요. 점점 맞춤형 비서로 진화하는 모습입니다.
AI 기자·AI 파일럿…다음은?
구글이 AI 기자를 테스트 중입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 워싱턴포스트(WP),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일부 언론사에 기사를 생성하는 AI 기술을 시연했어요. 제네시스라는 이 AI는 현재 일어나는 일에 대한 정보를 수집해 뉴스를 생성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런가 하면 AI 파일럿도 나왔어요. 카이스트(KAIST)가 공개한 휴머노이드 파일럿 '파이봇'입니다. 챗GPT의 머리와 인간을 닮은 휴머노이드 로봇의 몸을 갖췄어요. 로봇에 기본적인 비행 조작법이 입력돼 있고 비상 상황에는 챗GPT가 대처 방법을 알려줍니다.
AI K리그 킥오프…하반기 달군다
국내 기업들의 움직임도 바빠지고 있습니다. LG AI연구원이 초거대 AI '엑사원 2.0'을 공개한 건데요. 엑사원 2.0은 상위 1% 전문가를 내세웠습니다. 특허, 논문 등 4500만건의 전문 문헌과 3억5000만장의 이미지를 학습해 현존하는 초거대 AI 중 최고 수준이라고 하네요. 차세대 소재 개발이나 신약 후보 물질 연구를 통해 그룹 미래 먹거리 발굴이라는 중책을 맡았어요. 한 달 뒤 초거대 AI '하이퍼클로바X' 꺼내 들 네이버도 AI 라인업을 공개했습니다. 챗GPT같은 대화형 AI '클로바X', AI 검색 서비스 '큐:' 등 일반 사용자 대상 서비스 외에도 기업 겨냥 서비스까지 총망라했습니다. 1인 창작자부터 소상공인, 대기업까지 맞춤형 AI 도구를 예고했어요. 국내에서도 AI 생태계 장악을 위한 움직임이 본격화됐습니다.
최유리 기자 yr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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