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다이어리]뉴요커에게 물었다, 스레드 써봤니?
"스레드(Threads) 써봤어? 어때?" 최근 미국 뉴욕에서 가장 많이 주고받는 질문 중 하나다. 마크 저커버그가 이끄는 메타플랫폼은 이달 초 트위터를 겨냥한 텍스트 기반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스레드를 야심 차게 출시했다. 초반 열풍은 놀라울 정도였다. 하루도 채 안돼 가입자가 3000만명을 넘더니 5일 만에 무려 1억명을 돌파했다.
이는 단지 개업 특수였을까. 곧바로 열풍이 꺾인 조짐도 확인된다. 지난주 시밀러웹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이달 14일을 기준으로 한 스레드의 일일 활성사용자 수는 2360만명으로 출시 직후인 7일(4900만명) 대비 확연히 줄었다. 일주일 만에 활성사용자 수가 반토막 나버린 것이다. 스레드가 초반 가입자 확보에 있어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으나, 이들이 실제 사용자가 됐는지는 의문이라는 현지 분석들도 쏟아진다.
특히 스레드를 이용해본 주변 얼리어답터 뉴요커들의 평가를 듣노라면 과연 스레드가 트위터를 대체할 수 있을지, ‘트위터 킬러’가 될 수 있을지 물음표가 더해진다. 맨해튼에 거주하는 ‘얼리어답터’이자 오랜 트위터 유저인 프레드 맥널티 씨는 "트위터를 겨냥했지만, 트위터보다 재미는 없다"는 한줄평을 내놨다. 30대 회사원 코리 허만씨는 "형식만 트위터고, 그 속은 인스타그램과 다를 바 없다"고 평가했다.
이들의 말처럼 트위터와 스레드는 동일한 텍스트 기반의 SNS로 비슷한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갖췄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지향하는 타깃 자체가 다르다. 이는 단지 트위터는 280자, 스레드는 500자의 글을 남길 수 있다는 부분을 말하는 게 아니다. 스레드의 경우, 기존 인스타그램 가입자를 기반으로 한 만큼 ‘지인 위주’ ‘생활 공유’ 등으로 대표되는 이른바 인스타 색깔을 벗어나기 어려운 태생적 특성이 있다. 새로운 SNS가 아니라, 이미 존재하는 계정으로 텍스트 기반의 플랫폼을 공유하는 것에 가까운 셈이다.
반면 트위터의 특성은 단연 ‘익명성’이다. 비슷한 취미, 관심사를 가진 이들이 익명으로 자유롭게 감정과 의견을 나눌 수 있는 공간이라는 점이 트위터 유저들을 열광하게 했다. 이러한 익명성은 트위터의 문제점으로 꼽히는 가짜뉴스나 스팸봇, 사이버불링 등으로 이어지기도 했지만, 동시에 그 누구도 대체하지 못한 트위터만의 색깔을 구축하는 데 주효하게 작용했다.
결국 어느 것이 낫다의 문제가 아니라, 두 플랫폼의 태생적 지향이 다른 만큼 ‘스레드가 트위터를 대체하기란 어렵다’는 결론이 나온다. 이는 평소 SNS에서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이들의 의견을 듣는 것을 즐기는 프레드 씨가 즉각 스레드에 관심을 끊은 이유기도 하다. 물론 초반이라 신규 기능이 적다는 점 또한 영향을 미쳤을 터다. 반면 스레드를 계속해볼 것이라고 답한 이들은 "스레드가 무엇을 위한 플랫폼이 될지, 어떤 색으로 규정될지 말하기엔 이르다"며 "트위터를 대체하는 게 아니라, 새 문화를 만들어낼 수 있는 게 아니냐"고 입을 모았다.
대기업 메타를 등에 업은 스레드의 등장으로 최근 트위터의 위기감이 커진 것도 사실이다. 이미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인수한 이후 트위터의 광고매출은 50% 급감했고 대량 해고, 일일 트윗 조회 제한 등과 같은 정책 변경 등이 이어지며 이용자들의 반감도 커진 상태다. 이른바 탈 트위터 조짐도 확인된다. 이 가운데 경쟁 SNS의 출현은 새 플랫폼을 찾는 이들에게 단비 같은 소식이나 다름없다.
하지만 스레드가 트위터 킬러가 될 수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한 대답도 현재로선 ‘아니오’에 가깝다. 이는 스레드가 트위터를 대체하기 어려울 것이란 이유에서만이 아니다. 트위터 킬러는 트위터 그 자체다. 알고리즘에 기반한 가짜뉴스, 넘치는 광고, 급격한 정책변경 등으로 과거 트위터만의 재미를 죽이고 SNS 피로감을 유발한 것은 트위터였다. 노골적으로 트위터를 겨냥해 새 SNS를 선보인 저커버그가 경계해야 할 점도 바로 여기에 있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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