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은행 IRP 적립금 37조…저조한 수익률 '숙제'

고정삼 2023. 7. 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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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4대 시중은행의 개인형퇴직연금(IRP) 적립금이 한 해 동안에만 7조원 이상 불어나면서 37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분기 말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은행의 IRP 적립금은 37조4320억원으로 1년 전보다 24.3%(7조3216억원) 늘었다.

이를 감안해 4대 은행의 IRP 원금 보장형의 5년 장기수익률을 보면 평균 1.3% 수준에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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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제 혜택 확대로 매력도↑
5년 장기수익률 평균 1.3%
KB국민은행(왼쪽부터)·신한은행·우리은행·하나은행 본점 전경.ⓒ각 사

국내 4대 시중은행의 개인형퇴직연금(IRP) 적립금이 한 해 동안에만 7조원 이상 불어나면서 37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IRP의 세제 혜택 확대 등으로 매력이 높아지면서 투자자들의 자금이 꾸준히 유입되는 모습이다. 다만 1%대 수준에 불과한 은행권의 저조한 수익률은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분기 말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은행의 IRP 적립금은 37조4320억원으로 1년 전보다 24.3%(7조3216억원) 늘었다.

IRP는 퇴직연금 제도의 한 유형으로 일반 근로자뿐 아니라 공무원·군인 등 직역연금 가입자를 포함해 소득 있는 모든 개인이 가입할 수 있다. 연간 납입액 900만원까지 세액공제 13.2%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지난해까지 700만원이던 세액공제 한도가 올해부터 900만원으로 확대돼 '세테크' 상품으로써 투자자들의 관심이 더욱 높아졌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하나은행이 8조3313억원으로 30.8% 늘어나며 증가 폭이 가장 컸다. 이어 ▲우리은행(6조3243억원·29.6%) ▲신한은행(11조2103억원·29.4%) ▲국민은행(11조5661억원·25.7%) 등도 대체로 비슷한 수준의 성장세를 보였다.

은행권의 IRP 적립금은 매년 수조원씩 몸집을 불리는 데 반해 수익률은 여전히 형편없는 수준이다. 4대 은행의 IRP 장기 평균 수익률이 여전히 1%대 수준에 머무르면서다.

4대 은행의 지난 2분기 원금 보장형과 비보장형의 평균 수익률은 각각 2.86%, 6.0%를 기록했다. 이는 2분기 증시 반등에 따른 일시적 결과로 평가된다. IRP가 장기투자 성격을 가진 만큼 단기 수익률로 판단하는 것은 부적절한 측면이 있다는 진단이다. 이를 감안해 4대 은행의 IRP 원금 보장형의 5년 장기수익률을 보면 평균 1.3% 수준에 머물렀다. 우리은행이 1.24%로 가장 낮았고 ▲국민은행 1.29% ▲하나은행 1.32% ▲신한은행 1.32% 등으로 모두 부진했다.

비보장형의 경우 ▲국민은행 0.44% ▲신한은행 0.85% ▲하나은행 0.03% ▲우리은행 0.0% 등으로 1%의 수익률을 기록한 곳이 단 한 군데도 없었다. 이는 물가상승률에도 미달하는 수준으로, 가입자들은 5년간 이들 은행 IRP 계좌에 자금을 넣어두고서 사실상 손실을 보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지난 12일 도입된 퇴직연금 '사전운용 지정제도(디폴트옵션)'가 더 높은 수익률을 쫓는 '머니무브'를 가속화할지 관심이 모인다. 디폴트옵션은 가입자가 별도 운용 지시를 하지 않아도 사전에 정한 상품으로 적립금이 자동 투자되도록 하는 제도다. 확정기여(DC)형과 IRP가 대상으로, 가입자의 무관심 속 예·적금 등 원리금 보장 상품에만 자금이 묶여 있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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