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대통령 나토·폴란드·우크라이나 방문이 중요했던 이유 [배종찬의 정치빅데이터]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 전격 방문…안보·경제 이익 얻어낸 실리 외교
국내 정치 상황으로 순방 효과 ‘상쇄’…핵심 성과 상실된다면 ‘곤란’
윤석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격 방문을 포함해 6박 8일간의 강도 높은 해외 일정을 소화하고 돌아왔다.
먼저 윤 대통령의 해외 순방은 다른 순방 일정과 비교하더라도 매우 큰 성과와 주목을 받을 만하다. 나토(NATO: 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에 초대되어 관계를 한 단계 더 격상시켰고 러시아, 중국, 북한에 대한 대응까지 안보 외교 역량이 총집중되는 행사였다. 대통령의 해외 일정 중에 북한은 ‘화성 18형’ 대륙간 탄도 미사일 시험 발사 도발을 일으켰고 해외에서 NSC(국가안전보장회의)를 긴급히 주재하는 일까지 있었다.
나토 정상회의 중에 일본 기시다 후미오 총리와 일본 오염수 관련 정상 회담이 있었고 나토 일정 후에는 폴란드를 국빈 방문했다. 안제이 두다 대통령의 열렬한 환영을 받으면서 포괄적인 동반자 관계를 선포하고 원전, 방산, 이차전지,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에 이르기까지 최고의 파트너 격상에 맞는 경제적 성과까지 올리는 외교 무대였다.
윤 대통령은 폴란드 방문 직후 바로 귀국 길에 오르지 않고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를 전격 방문했다. 인도적인 지원 확대를 약속하고 우크라이나 재건에 대한 구체적인 역할까지 상호 공감하는 중요한 자리였다.
그러나 윤 대통령에게 외교 무대가 혁혁한 성과를 거두는 호재였다면 국내 상황은 정반대다. 많은 비가 내려 전국 곳곳에 큰 피해가 발생했고 후쿠시마 오염수 이슈는 부정적인 이슈로 재부상했으며 서울 양평 간 고속도로 이슈도 뜨거운 정치적 쟁점이 되어버렸다. 윤석열 대통령의 해외 순방이 많은 성과를 가져왔고 국익 차원에서 호평받을 장면이 많았지만, 결과적으로 순방 효과가 지지율에 잘 반영되지 않는 모습이다. 어떤 치명적인 이유가 있을까.
우선 빅데이터로 윤석열 대통령의 해외 순방에 대해 어떤 평가가 나오는지 분석해 보았다.
빅데이터 심층 분석 도구인 오피니언라이브의 캐치애니(Catch Any)로 지난 10~15일 기간 동안 나토와 폴란드의 정보 언급량을 비교해 보았다. 나토는 빅데이터 언급량이 6198건이고 폴란드 언급량은 5773건으로 나타났다. 나토 정상회의와 폴란드 그리고 우크라이나 방문까지 합한다면 거의 2만 건에 육박할 정도로 언급량이 많았다.
그렇다면 대통령의 해외 순방 중 나토와 폴란드에 대한 빅데이터 연관어는 같은 기간 동안 어떻게 나타났을까. 먼저 나토에 대한 빅데이터 연관어는 ‘우크라이나’, ‘윤석열’, ‘지원’, ‘한국’, ‘러시아’, ‘미국’, ‘여사’, ‘국가’, ‘정부’, ‘김건희’, ‘국민’, ‘중국’, ‘연대’, ‘조사’ 등으로 올라왔고 폴란드에 대한 연관어는 ‘우크라이나’, ‘지원’, ‘윤석열’, ‘한국’, ‘나토’, ‘러시아’, ‘정부’, ‘미국’, ‘여사’, ‘국가’, ‘중대본’, ‘국민’, ‘장관’, ‘일본’, ‘호우’ 등으로 나타났다(그림1).
대체로 나토에 대한 빅데이터 연관어를 보면 안보적 협력의 의미가 강하게 두드러지고 있는데 김건희 여사의 리투아니아 쇼핑 관련 뉴스가 주목받으면서 김건희 여사 또한 비중 있는 연관어로 등장했다. 폴란드에 대한 연관어는 우크라이나 재건과 관련한 협력이 연관도가 높게 연결되어 있고 국내에 많은 비 피해가 발생하고 있던 시점이라 중대본(중앙재해대책본부)이 연관어로 등장했다. 해외 순방에 대한 연관어가 주요한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김건희 여사의 쇼핑 관련과 국내의 비 피해 상황도 연결되어 있음을 확인하게 된다.
대통령의 주요 순방 내용과 장소인 나토와 폴란드에 대한 빅데이터 감성 연관어와 긍·부정 감성 비율은 어떻게 나타났을까. 빅데이터 썸트렌드로 분석해 보았다.
나토에 대한 빅데이터 연관어는 ‘강화하다’, ‘안전’, ‘위협’, ‘평화’, ‘우려’, ‘강하다’, ‘동의하다’, ‘반대하다’, ‘지지하다’, ‘비판하다’, ‘기대’, ‘환영하다’, ‘만장일치’, ‘반발’ 등으로 나왔다. 폴란드에 대한 빅데이터 감성 연관어는 ‘적극적’, ‘안전’, ‘기여하다’, ‘평화’, ‘기대’, ‘공감하다’, ‘최적’, ‘노력하다’, ‘성공적’, ‘환영하다’, ‘기대되다’, ‘피해’, ‘기대한다’, ‘인명피해’, ‘세계적’ 등으로 나타났다. 대체로 나토와 폴란드 방문에 대해 긍정적인 감성 연관어로 나왔는데 폴란드 관련 감성 연관어에 국내의 비 피해에 대한 빅데이터 반응까지 함께 포함되어 드러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빅데이터 긍·부정 감성 비율 결과로 나토는 긍정 50%, 부정 43%로 나타났고 폴란드는 긍정 비율이 75%, 부정 21%로 나타나 적어도 윤 대통령의 나토 정상회의, 폴란드 국빈 방문, 우크라이나 전격 방문 등은 긍정적인 반응을 끌어낸 것으로 풀이된다(그림2). 그러나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는 해외 순방 효과가 반영되지 못한 모습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나토 정상회의 참석, 폴란드 국빈 방문, 우크라이나 전격 방문 등은 주목할 만한 이슈다. 그렇지만 국내에서 확산된 후쿠시마 오염수에 대한 여론 파장, 정치 쟁점이 되어버린 서울 양평간 고속도로 노선 변경 의혹 그리고 김건희 여사의 리투아니아 쇼핑 논란과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방문에 대해 석연치 않은 설명이 국민이 해외 순방 효과를 제대로 보지 못하는 결정적인 걸림돌이 되었다. 어떤 참모가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행보를 설명하면서 ‘서울로 뛰어가 보았자 바뀔 일이 많지 않을 것’이라는 취지로 설명을 할 수 있을까.
경천동지(驚天動地)할 일이고 목불인견(目不忍見)이다. 아무리 국내 정치 이슈가 대통령의 해외 순방 효과를 사라지게 했다고 하더라도 이번 순방의 핵심적인 성과가 사라져서는 안 될 일이다.
글/배종찬 인사이트케이소장·정치컨설턴트(mikeba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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