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값 보면 집값 흐름 보인다 [경제칼럼]

2023. 7. 22.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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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고수는 아파트가 아닌 땅을 산다는 말이 있다. 하지만 부동산 경기 침체로 주택뿐 아니라 토지 시장도 극심한 불황을 겪었다. 특히 금리 인상은 토지 가격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금리가 오르면 보유 과정에서 금융 부담 등 기회비용이 커지기 때문이다.

토지는 주택보다 생산 가치가 적지만, 보유 가치는 적지 않다. 주택 공급의 원재료인 만큼 가수요에 영향 받지 않아 주택 시장에 후행한다. 필지 단위로 통합 매매되므로 거래가 적고, 개별 수요·공급에 민감하지 않아 변동성이 적은 편이다. 이 때문에 주택보다 장기 투자하는 경우가 많다.

한국부동산원 통계를 보면 땅값 흐름을 나타내는 지가지수 조정이 이어지고 있다. 중장기 시세 흐름을 알 수 있는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은 2022년 9월부터 평균 3.8% 선을 밑돌면서 추세 하락을 시작했다. 올 4월 기준 1.5%로 증가율이 계속 낮아지고 있다.

단기 시세 흐름을 알려주는 ‘전월 대비 증가율’은 지난해 9월부터 평균 0.27% 아래로 떨어졌다. 그런데 지난해 11월부터 올 2월까지 4개월 동안 감소하다 3월부터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바닥권을 확인할 수 있는 변곡점인지, 단기 반등인지 향후 2~3개월 흐름이 중요해 보인다.

토지 가격과 거래량 흐름을 눈여겨보면 지난해 7월부터 거래량이 빠르게 감소했다. 지가 하락과 거래 감소가 동시에 일어나는 ‘불황 국면’이 6개월째 이어지는 중이다. 최근 땅값 하락세가 멈췄지만, 매매 심리 악화로 거래량은 여전히 등락을 거듭하는 불안한 상태다. 땅값과 주택 가격은 어떤 상관관계를 보일까. 대체로 정(+)의 관계를 보인다. 다만 2019년 1월부터 올 4월까지 평균 수익률을 보면 토지 0.27%, 주택 0.11%로 토지 수익률이 훨씬 높다. 지가와 주택 가격 추세는 비슷하지만, 주택 가격의 마이너스 전환 시점이 빠르고 급하다. 가수요에 영향 받지 않는 땅값이 주택 시장에 후행하는 경향을 보인다.

서울을 비롯해 전국 땅값은 2022년 10월 고점을 형성한 후 11월부터 조정 과정이 진행 중이다. 지난해 10월 고점 대비 올 4월 땅값 흐름을 보면 전국 평균 -0.1%, 서울 평균은 -0.3%로 서울이 더 많이 떨어졌다.

그런데 자치구별로 보면 서울에서도 땅값 상승세를 유지한 지역이 꽤 있다. 강남·성동·서초·송파구 등 4개 구다. 권역별로는 강남권에서 강남 3구, 강북권에서 성동구가 유일하다. 상대적으로 하락률이 낮은 지역도 강동·동작구 등 ‘범강남권’이다. 강북권에서는 용산·마포구 하락률이 적었다. 땅값이 미래 주택 가격 추세를 알려주는 시그널인 것일까.

허문욱 KB국민은행 부동산플랫폼부 수석전문위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18호 (2023.07.19~2023.07.25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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