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5살 정욱이, 80분간 병원 10곳 표류…의료 인력 부족이 원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 5월 5세 아이가 응급차에 실려 80분간 병원을 전전하다 결국 사망에 이른 사고의 근본 원인으로 "의료진 인력 부족"을 언급했다.
이 대표는 22일 페이스북을 통해 "전국 최고의 의료 인프라를 자랑하는 서울에서 다섯 살 정욱이는 입원할 곳을 찾지 못해 80분간 10곳의 병원을 표류해야 했다"며 "의료선진국으로 불리는 대한민국의 서글픈 민낯"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중증 응급환자 2명 중 1명이 골든타임을 놓칠 정도로 '응급실 뺑뺑이'는 주변에서 빈번하게 일어난다"며 "교통사고를 당한 70대 어르신에게도, 추락사고로 다친 10대 학생에게도, 고열과 기침에 괴로워하던 다섯 살 아이에게도 벌어질 수 있는 일"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의료 인력 부족을 지적하며 "높은 수익이 보장되는 분야로 의료인들이 쏠리는 현실이 바뀌지 않는 한 '도로 위의 비극'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 대표는 "필수 의료 분야의 소수 의료진을 혹사시키며 이들의 사명감에 의존하는 현재의 의료 시스템은 정의롭지도, 지속 가능하지도 않다"면서 "자신의 생명을 깎아가며 일하는 의료진이 없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여러 정책적 대안을 강구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것이 정치와 국가의 가장 중요한 책무"라며 "아무리 뛰어난 수술 실력과 세계 최고의 의료 기술이 있어도, 살릴 수 있는 국민을 살리지 못하는 나라는 의료선진국이라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날 이 대표의 글은 오는 26일 국회에서 열리는 응급 의료체계 위기 극복을 위한 간담회 참석을 앞두고 필수 의료인력 부족에 대한 문제의식을 환기하려는 취지로 보인다.
한지혜 기자 han.jee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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