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987건' 괴소포, 브러싱 스캠?…3년 전 사건 비교해보니
주문한 적이 없는 수상한 국제 우편물 배달로 촉발된 괴소포 논란이 해프닝으로 끝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22일 경찰은 접수한 문제의 소포들을 국방과학연구소 등에 넘겨 정밀 성분 분석을 진행하고 있다. 수사에 나선 경찰은 ‘브러싱 스캠’일 가능성을 열어 놓고 있다.
브러싱 스캠이란 주문하지 않은 물건을 아무에게나 발송한 뒤 수신자로 가장해 상품 리뷰를 올리는 식으로 온라인 판매 실적을 부풀리는 행위를 뜻한다. 경찰관계자는 “정밀분석 잠정결과 독극물은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며 “해프닝으로 끝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경찰이 브러싱 스캠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는 건 당초 우려했던 독극물로 인한 피해 발생이 일어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루 동안 수상한 소포가 왔다는 신고가 112에 987건이나 접수되고, 밤새 재난문자가 96건 발송되면서 신고가 빗발쳤지만 우려했던 사고는 없었다.
지난 20일 최초 신고가 들어왔던 장애인복지시설에서 소포를 개봉한 뒤 병원으로 실려 간 3명도 피검사에서 별다른 이상을 발견하지 못했다.
소포에는 립밤 등 저렴한 물건이 무작위로 들어 있거나 아예 비어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온라인 판매자들은 판매 실적과 후기가 있어야 물건이 잘 팔린다. 그런데 송장 번호를 적어야 판매 후기를 쓸 수 있다”며 온라인 후기를 올리기 위한 송장번호 확보를 위해 이같은 행동을 한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았다. 아울러 유출된 개인 정보가 악용된 것에 대해서도 의심하고 있다.
그는 “2020년에도 이번에 논란이 된 대만 주소로 씨앗이 들어있는 소포가 미국 등에서 불특정 다수에게 배송된 적이 있다. 생물학적 테러의 가능성을 두고 조사했더니 중국에서 보낸 거였다”라며 브러싱 스캠의 사례를 거론했다.
앞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우정사업본부는 21일 최근 해외에서 발송된 일부 우편물에서 유해 물질로 의심되는 물질이 발견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며 의심 우편물을 발견하면 개봉하지 말고 경찰 등 수사기관에 바로 신고해야 한다고 밝혔다.
경찰도 노란색이나 검은색 우편 봉투에 ‘CHUNGHWA POST’, 발신지로 ‘P.O.Box 100561-003777, Taipei Taiwan’이 적힌 소포를 발견하면 열어보지 말고 즉시 가까운 경찰관서나 112로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이해준 기자 lee.hayj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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