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치클락+베이스 크기 변경...변화 앞둔 KBO리그, 사령탑들 생각은
(엑스포츠뉴스 잠실, 유준상 기자) KBO리그가 크고 작은 변화를 앞둔 가운데, 소식을 접한 현장의 반응은 긍정적인 편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 20일 'KBO리그-팀 코리어 레벨업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국제대회에 나갈 때마다 부진했던 대표팀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저변 확대를 동시에 이룰 수 있는 게 목표로, 세부 계획은 ▲국가대표팀 전력 향상 ▲경기제도 개선 ▲유망주 및 지도자 육성 ▲야구 저변 확대 총 네 가지다.
특히 눈길을 끄는 건 경기제도 개선이다.
우선 KBO는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적용한 피치클락 도입을 추진한다. 올해 내로 관련 규정을 정비하고 퓨처스리그 및 KBO리그 전 구장에 운영 장비를 설치, 내년에 퓨처스리그에서 규정을 적용할 계획이다. 그 이후에는 KBO리그에서 2024시즌 피치클락 제도를 시범 운영, 빠른 시일 내에 도입하겠다는 게 KBO의 설명이다.
KBO는 스피드업과 무승부 폐지로 리그에 대한 흥미 및 관심 제고, 국제대회 규정 적용에 따른 경쟁력 강화를 위한 연장전 승부치기 도입도 추진하고 있다. 현재 퓨처스리그에서는 승부치기가 시행 중이며 9회까지 승패를 가리지 못할 경우 10회부터 승패를 결정할 때까지 승부치기를 진행하는 방식이다.
KBO는 주자와 수비수 간의 충돌을 방지하는 차원에서 베이스 크기를 확대하고, 수비 시프트도 제한한다. 수비 팀은 최소 4명의 야수가 투수의 투구 시 내야의 경계 내에 있어야 하고, 내야수 2명이 2루를 기준으로 각각의 측면에 위치해야 한다. 퓨처스리그에선 내년부터 적용하며, 1군에서는 2025시즌에 도입될 예정이다.
이밖에 MLB,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시행 중인 '최소 3타자 상대 규정', 자동 볼·스트라이크 판정 시스템(ABS) 등 향후 선수들과 코칭스태프가 적응해야 하는 부분이 꽤 많다.
당장 달라지는 것도 있다. 바로 3피트 관련 규정과 월요일 경기 시행이다. KBO는 전반기에 논란이 됐던 3피트 라인 관련 규정을 세분화, 타자 주자의 3피트 라인 안쪽 주루 행위가 명백히 '방해의 원인'이 됐다고 심판위원이 판단할 시 수비 방해를 선언하기로 방침을 세웠다. 판정의 일관성을 유지하고 현장의 혼란을 방지하려는 게 목적이다.
또한 KBO는 우천 취소 경기 수가 증가함에 따라서 다음달 5일부터 취소되는 주말 경기를 월요일에 편성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체력적인 부담, 선발 로테이션 등 사령탑들의 셈법도 복잡해질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이러한 변화를 마주해야 하는 사령탑들의 생각은 어떨까. 캠프 때부터 '뛰는 야구'를 강조했던 염경엽 LG 트윈스 감독은 2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SSG 랜더스와의 시즌 9차전을 앞두고 "어차피 도루는 작은 차이로 죽고 사는 것이다. 비디오 판독할 때 느린 그림을 보면 아주 작은 차이지 않나. 베이스가 커진다는 건 세이프 확률이 그만큼 높아진다는 것이다"고 베이스 크기 변경에 대해 주목했다.
그러면서 "전반기 끝나고 올스타전 때 감독들이 모여서 가장 말이 많이 나왔던 게 3피트 라인 관련 내용이다. 그래도 KBO가 빨리 정리해서 답을 낸 게 후반기에 문제가 일어나지 않고 리그가 신뢰성을 높일 수 있는 거니까 잘 된 것 같다"고 3피트 규정 세분화를 반기기도 했다.
'투수 출신' 김원형 SSG 감독이 주목한 건 역시나 피치클락이었다. 김 감독은 "나만 생각하면 지금도 선수들에게 템포를 빨리 하라고 하기 때문에 관계가 없는데, 시행할 때까지 적응할 수 있는 시간을 주지 않나. 그랬을 때 선수들이 인지한다고 본다"며 "조금이라도 투수들이 투구 템포가 짧은 게 시간이 많이 단축되는 건 아니지만, 스피드업을 가로막는 요인은 볼넷이다. 그거라도 팬들한테 보여주고, 선수들이 그거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나도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어 "템포가 느린 선수는 빨리 할 수 있도록 캠프 때부터 하고, 피칭 때도 빠르게 해야 한다"며 "그런 모습들이 야수들에게 인식되면 딴짓을 못하니까 (수비하는 데) 집중도가 높아진다고 볼 수 있다. 다른 쪽으로 얘기하면 강제인데, 강제라도 따라야 한다고 하면 투수들이 바뀌지 않겠나"라고 덧붙였다.
사진=잠실, 김한준 기자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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