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의 재즈 보컬 토니 베넷 별세, 향년 96세

이현파 2023. 7. 22.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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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전설적인 재즈 보컬리스트 토니 베넷이 세상을 떠났다.

1951년, 콜롬비아 레코드와의 계약 이후 발표한 'Because Of You'를 시작으로, 재즈 가수 토니 베넷의 여정이 시작되었다.

프랭크 시내트라의 딸이자 재즈 뮤지션인 낸시 시내트라는 토니 베넷과 함께 찍은 사진을 게시하며 "토니 베넷은 지금까지 살았던 사람 중 가장 위대한 사람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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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츠하이머 투병도 막지 못한 거장의 노래

[이현파 기자]

 
 지난 7월 21일 별세한 재즈 보컬리스트 토니 베넷
ⓒ 토니 베넷 공식 소셜 미디어
 

미국의 전설적인 재즈 보컬리스트 토니 베넷이 세상을 떠났다. 향년 96세. 토니 베넷의 대리인은 AP 통신을 통해 토니 베넷이 지난 21일(현지 시간) 고향 뉴욕에서 숨을 거뒀다고 밝혔다. 아직 정확한 사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1926년 이탈리아 이민자의 자손으로 태어난 토니 베넷은 10대 때부터 마이크를 잡았다. 제 2차 세계 대전에 참전했던 그는, 전장에서 돌아와 본격적으로 뮤지션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1951년, 콜롬비아 레코드와의 계약 이후 발표한 'Because Of You'를 시작으로, 재즈 가수 토니 베넷의 여정이 시작되었다. 그는  70여장의 앨범을 발표했으며, 19개의 그래미 상을 받았다. 그래미 어워드 평생공로상과 케네디 센터 공로상을 수상했다. 그는 70년 동안 수많은 명곡을 남겼다. 특히 1963년 그래미 어워드 올해의 레코드상 수상작인 'I Left My Heart In San Fransico'는 국내에서도 크게 사랑받았던 명곡이다.

비틀즈가 촉발한 '브리티쉬 인베이젼'과 함께 음악 시장의 판도는 크게 바뀌었다. 그는 자연스럽게 하락세를 걸었다. 두 차례의 이혼과 약물 중독, 파산 등의 중대한 위기를 겪기도 했지만, 그의 커리어는 60대에 접어든 1990년대부터 다시 반등하기 시작한다. 특히 1994년 출연했던 엠티비 언플러그드는 젊은 음악 팬들에게 토니 베넷의 이름을 각인시킨 순간이었다. 이 공연의 실황이 담긴 음반은 이듬해 그래미 올해의 앨범상을 수상하게 된다.

토니 베넷은 퀸 라티파, 에이미 와인하우스, 아레사 프랭클린, 케이디 랭, 다이애나 크롤 등 다양한 장르의 아티스트와 협업을 이어가며 자신의 세계를 확장했다. 특히 젊은 음악팬들에게 가장 익숙한 모습은 레이디 가가와 함께 노래하는 모습일 것이다. 2014년 토니 베넷이 레이디 가가와 함께 발표한 듀엣 앨범 < Cheek To Cheek >은 빌보드 200 차트 1위에 올랐고, 그는 이 차트에서 1위를 차지한 최고령 아티스트로 올라섰다.

끝까지 잊지 않았던 노래
 
 2021년 토니 베넷과 레이디 가가가 발표한 'Love For Sale'. 이 앨범은 토니 베넷의 유작이 되었다.
ⓒ 유니버설뮤직코리아
 

아흔을 넘긴 나이에도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던 토니 베넷에게도 이별의 순간이 찾아왔다. 2021년 2월, 토니 베넷은 자신이 알츠하이머 판정을 받았음을 고백했다. 그러나 베넷은 치료와 함께 음악 활동을 계속해 나갔다. 가족의 헌신적인 도움과 함께, 그는 일상 생활과 음악 활동을 어느 정도 해 나갈 수 있었다.

그러나 가족 외에는 누구도 알아보지 못하는 상황에 이르면서, 그의 활동은 종지부를 찍게 되었다. 2021년 8월, 그는 라디오 시티 뮤직홀에서 생애 마지막 콘서트인 'One Last Time'을 펼쳤다. 이 날 그는 알츠하이머 투병 중이라는 사실을 잊게 할만큼, 특유의 목소리로 모든 레퍼토리를 소화했다. 마지막 곡을 마치고 '레이디 가가의 에스코트를 받으며 무대에서 퇴장한 그는 전성기로 돌아간 듯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그는 이날 공연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토니 베넷의 별세 소식이 전해지자 엘튼 존은 공식 인스타그램을 통해 "가장 품격 있는 가수이자 남자이고, 연기자다. 나는 그를 사랑하고 숭배했다"며 토니 베넷을 추모했다. 프랭크 시내트라의 딸이자 재즈 뮤지션인 낸시 시내트라는 토니 베넷과 함께 찍은 사진을 게시하며 "토니 베넷은 지금까지 살았던 사람 중 가장 위대한 사람이었다"고 말했다.

동료 아티스트들의 말처럼, 영화 같은 삶을 살았던 가수가 세상을 떠났다. 토니 베넷의 육신은 잠들었으나, 그가 남긴 허스키하고도 부드러운 목소리는 음악 역사에 영원히 기록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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